꾸지뽕이 식문화에
가깝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
안지인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전예영
뿌리와 줄기, 잎까지 모두 차나 약재로 활용 가능한
꾸지뽕은 뽕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꾸지뽕’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산신령들이 즐겨 먹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 중 하나다.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 안지인 대표는
토종꾸지뽕으로 기름, 즙, 환부터 비누,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꾸지뽕 가공을 배우기 위해
한농대에 입학하다

꾸지뽕 농장에서 안지인 대표
꾸지뽕 농장에서 안지인 대표
전북 진안의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02년 안지인 대표가 아버지와 함께 시작한 꾸지뽕 농사로부터 시작됐다. 고혈압이 있었던 아버지가 건강에 좋다는 꾸지뽕을 심으면서 안지인 대표도 손을 더했다.
“진안에는 야생꾸지뽕이 많았어요.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산에도 꾸지뽕이 있었고 이를 한곳에 옮겨 심었지요. 보통 꾸지뽕 농사를 시작하면 묘목을 사와서 키우는데, 저희는 산에서 50~100년 동안 자연히 자라난 꾸지뽕나무를 재배하니 영양 가치가 훨씬 높았어요. 토종종자가 효능이 뛰어난 것처럼 저희 꾸지뽕은 인삼을 먹느냐 산삼을 먹느냐의 차이와 같아요.”
아버지가 직접 드실 꾸지뽕을 생산하기 위해 농사를 시작한 터라 농약을 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제초제를 뿌리면 하루면 끝날 일을 아버지와 안지인 대표는 물론, 인건비 1,500만 원을 들여 풀을 일일이 뽑아냈다.
“꾸지뽕을 심어놓으니 수확철에 열매가 우르르 쏟아졌어요. 원래 꾸지뽕 나무는 묘목부터 심으면 7~8년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데, 저희는 원래 열매를 맺던 오래된 나무를 옮겨다 싶으니 첫해부터 열매가 엄청나게 달린 거예요. 보통 열매를 많이 수확하면 기뻐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정말 막막했다고 할까요?”
한국농수산대학교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농사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고자 한 것이다. 안지인 대표는 2007년 한농대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해 수확 후 상품화과정을 배웠다.
“학교에서의 배운 모든 것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효소 담그기, 경옥고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현재 꾸지뽕 즙과 환 등을 만드는 데 적용할 수 있었죠. 또한 학교에서 천마나 당귀를 심어서 생육과정부터 지켜보고, 이를 활용한 가공농산물 후처리, 마케팅까지 배울 수 있었는데요. 이 모든 과정은 사업에 꼭 필요한 부분들이라 지금 회사를 운영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사실 배울 때는 왜 필요한지 잘 모르는데, 사업을 시작하면 배운 그대로 해야 성공한다는 걸 깨닫죠.”

당뇨·고혈압에 효과적인
꾸지뽕 기름·액상차 등 인기

꾸지뽕 기름
꾸지뽕 기름
꾸지뽕 비누
꾸지뽕 비누
안지인 대표는 2006년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 설립 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공식품 생산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생산한 것이 파우치 형태로 된 꾸지뽕 액상차다.
“저희는 맛을 좋게 내거나 원료를 절감하기 위한 기타 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아요. 보통 단맛을 내기 위해 올리고당을 넣곤 하는데요. 농축액의 반 이상이 올리고당이라고 보시면 돼요. 즉, 꾸지뽕의 유효성분을 먹기 위해 필요 없는 당 성분을 먹어야 한다는 거죠. 저희는 단맛은 없더라도 꾸지뽕의 유효성분을 100% 섭취할 수 있는 순수 액상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출시한 꾸지뽕 기름은 현재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효자제품이다. 특허를 받은 꾸지뽕 수액 추출장치에서 생산해 낸 꾸지뽕 나무 수액 100% 제품으로, 성인 기준 1일 2~3회 10mL씩 음용하면 된다.
“‘동의보감’에는 꾸지뽕으로 기름을 내어 먹으면 좋다고 나와 있어요. 성질은 수액인데 전통방식으로 수액을 추출하면 기름을 짜는 것처럼 어렵다고 해서 ‘동의보감’에서는 기름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저희도 정성을 다해 추출해냈다는 의미를 담아 ‘꾸지뽕 기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꾸지뽕 기름은 주로 당뇨, 고혈압, 암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꾸지뽕은 독성이 없어 장기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건강식품을 섭취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는 것이다.
“꾸지뽕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식품은 아니지만, 민간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건강식품이에요. 체내 포도당 이용률을 높여주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관 벽을 강화해 고혈압 등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꾸지뽕 액상차 파우치 제품

토종종자가 효능이 뛰어난 것처럼
저희 꾸지뽕은 인삼을 먹느냐
산삼을 먹느냐의 차이와 같아요.

꾸지뽕 사업 다각화와
공동체 활동 추진

구찌뽕 나무
구찌뽕 나무
현재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은 꾸지뽕 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영양크림을 제조하는 화장품 회사에도 꾸지뽕 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안지인 대표는 ‘동의보감’에 꾸지뽕이 피부에 좋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 이를 증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실 꾸지뽕 기름은 건강식품으로 섭취해도 정말 좋지만, 화장품 회사의 원료로 납품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기존 비누에는 수분이 17%가량 함유되는데, 꾸지뽕 비누는 이 수분 대신 꾸지뽕 기름을 넣어요. 피부 트러블 개선 및 진정 효과, 세정 효과가 탁월해서 다른 화장품 회사에서도 꾸지뽕 기름을 원료로 납품해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수출에도 관심이 많은 안지인 대표는 꾸지뽕 액상차나 환 등 가공식품보다는 기름을 화장품이나 의약품 원료로 수출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독일에서는 꾸지뽕이 생약 원재료로 각광 받고 있어 꾸지뽕 기름의 수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꾸지뽕 환은 인천공항에 입점되어 판매되고 있고, 미국 한인마트 등에도 몇 차례 수출한 경험이 있어요. 앞으로 본격적인 수출을 위해 미국 FDA 인증도 받았습니다. 수출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입니다.”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가지 한약재를 넣은 꾸지뽕 숙취해소음료와 전주한옥식품과 함께 개발한 찜닭, 닭도리탕, 매운갈비, 간장갈비용 꾸지뽕 소스다.
“저는 특용작물을 건강식품으로만 풀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특용작물을 식량화하여 식문화와 밀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주위에 당뇨나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환자분들은 물론 국민들이 식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꾸지뽕을 섭취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당뇨 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꾸지뽕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을 구상 중인 안지인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농대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졸업 후 창업을 하면 그동안 견학을 갔던 큰 규모의 기업들을 떠올리며 무리해서 생산공장을 세우거나 사업을 크게 시작하려는 후배들이 있어요. 지금은 다양한 사업 지원금이 내 돈 같지만, 결국엔 다 갚아야 하는 금액들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크게 하려고 하지 말고 실속 있게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꼭 공동체 사업을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현재 6차 산업 인증을 받은 전북지역 회원들이 모인 전라북도농촌융복합경영체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공동체가 있으면 개인이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넘을 수 있어요. 수출도 저 혼자는 힘들지만 조합 회원사들이 함께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배분들도 처음부터 크게, 모든 걸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진안꾸지뽕나무 영농조합법인
주소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대성동1길 3-12
연락처 : 010-8629-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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