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화순 여행

‘화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고인돌이다. 전 세계 고인돌의 40%가 우리나라에 있는데, 그중 대부분이 화순과 고창에 밀집돼 있다. 화순군의 고인돌 유적은 산기슭을 따라 4km 구간에 596기가 자리해 있다. 제법 긴 구간이라 차량으로 이동하며 둘러봐야 한다. 마음을 이끄는 고인돌이 보이면 잠시 내려서 찬찬히 살펴보자. 고인돌마다 다른 형상을 품고 있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고인돌공원에서 차로 15분 이동하면 화순을 대표하는 치유농원 ‘허브뜨락’이 나온다. 마스크를 벗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공기 중에 은은하게 퍼지는 허브 향기가 느껴진다. 그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허브차를 마시자 도시에서부터 따라온 이런저런 생각들이 말끔히 비워진다. 그야말로 평화로운 순간이다.

허브뜨락은 교육전문가로 살아온 부부가 20년 동안 가꿔온 특별한 정원이다. 초등학교 교사이던 양영자 씨와 특수교육학과 교수이던 김남순 부부는 ‘식물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철학으로 이 정원을 가꾸었다. 치료를 받을 병원은 많지만, 치유를 받을 공간은 마땅치 않다는 점에 착안하여 많은 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휴식을 선물하고자 했다.

허브뜨락 내 조성된 치유정원 팔팔 산책로를 탐방하면 조용한 산책로에 바람 소리, 새 소리, 풀벌레 소리, 그리고 내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나라는 존재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팔팔 산책로를 걸으면 나와의 소통, 자연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허브뜨락에서는 1박 2일 동안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작은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허브오일 만들기, 허브 소금 만들기와 같은 체험 활동뿐만 아니라 산책과 불멍 등 힐링을 위한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저녁 식사는 양영자 대표가 직접 키운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정갈하게 차려낸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꾼 이가 만든 음식이니만큼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주 들러 사계절을 눈과 마음에 담고 싶어지는 곳이다.

화순에 간 김에 주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건강한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겠다. 전남 담양의 보자기는 곰보배추를 주재료로 하는 식당이다. 곰보배추 우렁쌈밥, 곰보배추 오리한방백숙이 인기 메뉴다.

보자기 최미경 대표는 2004년 곰보배추를 알게 되었고, 곰보배추된장과 음료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곰보배추의 효능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곰보배추를 활용한 음식과 가공식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곰보배추 우렁쌈밥을 주문하면 삶은 우렁이를 통으로 넣고 뚝배기에 끓여내는 우렁이강된장, 곰보배추와 약재를 넣고 삶은 돼지고기 수육 등이 차려진다. 구수한 향기가 입맛을 돋운다. 이와 함께 곰보배추 오리한방백숙은 곰보배추와 여러 한약재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오리를 넣고 삶은 보양식으로 한 그릇 먹고 나면 기운이 솟는다.

전남 무안군의 하늘꿈식탁은 향토음식 시래기황태찜으로 유명하다. 하늘꿈식탁의 이상덕 대표는 무안의 시래기황태찜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향토음식을 이어가고자 시래기황태찜을 앞세워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시래기황태찜은 무안 특산물인 갓시래기와 손질한 황태를 함께 쪄서 차려내는데 화학조미료가 아닌 자연의 재료들로 만들어내는 감칠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그밖에도 담백한 두부에 고소한 차돌박이를 넣어 끓인 차돌두부버섯전골, 국내산 한돈 등심으로 만든 수제등심왕돈가스도 별미다.

화순허브뜨락에서 농가맛집으로 이동하는 중에 세량지에 들러 추억을 한 컷 남겨보면 어떨까? 세량지는 사계절 아름다운 호수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저수지와 산벚꽃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CNN GO에서 선정한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50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햇빛이 비추기 시작할 때 만들어지는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영산강 줄기를 따라 드라이브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일정을 잘 맞추면 봄의 전령사인 벚꽃과 유채꽃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영산강 유채꽃은 제주도 유채꽃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 번 보면 그 사랑스러움에 반하고 만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노란빛으로 물들어 봄의 한복판을 지나가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화순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까지 둘러보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맛과 멋, 역사와 문화, 치유와 행복이 함께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