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누고 함께 성장하다
내 안의 가능성 발견하기

글 ㅣ 남궁소담
도시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지쳐 반농반X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도시든 농촌이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단 한 사람, 바로 ‘나’이다.
타인과의 비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반농반X의 삶 역시도 고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교와 집착 멈추기

최근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많이 마셔서 생기는 우울증이 아니다. 대표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타인의 SNS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우울함을 겪는 것을 뜻한다. SNS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카페인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SNS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괴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임을 방증하는 신조어다.
이러한 우울증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이유는 ‘없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게 없는 것을 가지고 싶어 한다면 당연스레 갈등이 뒤따라온다.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고민의 시간은 짧을 것이다. 하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중하면 할수록 괴로워지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농촌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반농반X의 삶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갖지 못한 능력으로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면 갈등의 시간은 길어진다. 도시에서 나를 고달프게 했던 일이라도 농촌에서는 새롭게 쓰일 수 있다. 또한 도시에서는 별 볼 일 없게 느껴졌던 능력이라도 농촌에서는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니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자 애쓰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카페인 우울증을 만들어내는 두 번째 이유는 ‘새로운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일 것이다. 새로운 물건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능력이 될 수도 있다. 반농반X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시에서는 갖지 못했던 것이나 누리지 못했던 것을 농촌에서 보상받고자 하면 할수록 집착으로 인한 괴로움은 배가 된다.
가지고 싶은 물건이나 능력이 있다면 그것을 왜 갖고 싶은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명확히 따져보아야 한다. 그저 ‘남들이 다 갖고 있으니까’ 혹은 ‘멋있어 보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것을 갖고자 한다면, 도시에서 나를 괴롭혔던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대로 농촌까지 따라올 것이니 말이다.

우리 모두 ‘발견가’가 되자

새로운 물건이나 능력을 갖는 것만큼 즐거운 건 내가 갖고 있던 물건이나 능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 의미 부여에 따라서 나의 물건과 능력은 새로운 이름을 얻고,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와 농촌에서의 쓰임은 다르므로 나의 물건과 능력을 낯설게 바라보고 새로운 이름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발명가’가 아닌 미처 찾아내지 못한 것을 알아내는 ‘발견가’가 되어보는 것이 어떨까?
예컨대 농촌에는 버려진 창고 등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창고를 두고 새로운 쓰임을 발견한다면 하나의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공간은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재탄생할 수 있다. 안목을 갖고 공간을 바라보자. 어떤 물건을 배치하고, 어떤 사람들이 드나드는지에 따라 공간은 멋지게 탈바꿈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취향을 제대로 아는 것은 중요하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관심 있는 것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자. 나의 취향을 어떤 공간에 풀어놓으면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
특히 농촌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을 꾸리기보다는 특정 소수를 겨냥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으려면 내 취향부터 파악해야 한다.
때론 내 고달픈 일상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 SNS에 올라오는 행복한 일상은 타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괴로운 법이다. 그러므로 내 슬픔이나 고민은 누군가에게 위로이자 공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내 약점, 내 부족한 면을 끌어내어 세상과 소통한다면 그곳이 도시든 농촌이든 사람과 연결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비교하는 마음은 인간을 병들게 한다. 하지만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가진 것들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새로운 발견과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다. 부족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하며 내 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 긍정적인 시선은 반농반X의 삶에서도 꼭 필요하다.

내 슬픔이나 고민은
누군가에게
위로이자
공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