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의 자연, 경이로운 아름다움
강원 영월 여행

글 ㅣ 김그린
영월은 사진작가들이 출사를 위해 자주 찾는 지역이다.
그만큼 카메라에 담고픈 아름다운 명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만든 예술작품도 아름답지만, 자연이 그려놓은 풍경이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영월에 가면 그대로의 자연과 자연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무릉도원에서의 휴식

강원도 영월군의 무릉도원면은 이름 그대로 꿈에서 본 듯 아름다운 곳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이곳의 정체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관할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명칭을 따서 무릉도원면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에 위치한 채식힐링농장은 어디를 바라보아도 자연 속의 평화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무릉도원과 같은 곳이다.
채식힐링농장은 크게 다섯 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존, 워터존, 플레이존, 팜존, 그리고 푸드존이다. 먼저 ASMR존에 가면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풀벌레 노랫소리가 한데 어우러지고, 드문드문 옆집 강아지 소리도 섞여든다. 청각에 집중하며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자리한다. 두 번째는 워터존이다. 가을엔 강물이 차갑지만 발만 가볍게 담가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그물이나 통발 등 장비를 대여해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일도 가능하다. 세 번째는 플레이존이다.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으니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맨발로 땅을 디디며 자연의 기운을 온전히 느껴보자.
네 번째 팜존에서는 농장주가 직접 재배한 텃밭 채소와 토마토 등을 수확해 맛볼 수 있다. 특히 1,652m2 토마토 농장에서 손수 수확한 토마토를 맛보는 경험은 특별하다. 마트에서 사서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건강한 맛이 입 안 가득 느껴진다. 다섯 번째는 푸드존이다. 팜존에서 수확한 재료로 밥상을 준비하는 요리 공간이다. 직접 수확한 채소를 바비큐와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단, 고기는 직접 챙겨 와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불멍이라든가 물멍 등을 이곳에서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그저 회전그네에 가만히 앉아서 숯불이 타오르는 모습이나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자. 마음이 편안해지고 절로 치유되는 기분이다.
무릉도원면은 대부분이 고산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까이에 주천강이 흐른다. 그야말로 바라보이는 곳을 찍으면 그대로 작품이 되는 곳이다. 채식힐링농장에서는 보이고 들리는 그 모든 것이 아름답다.
영월 채식힐링농장
위치 |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중방길2
전화 | 0507-1321-6009 * 예약 필수

깊은 산속에서
든든한 한 상

채식힐링농장에서 차로 20여 분이면 농가맛집 산속의친구에 도착한다. 산속의친구는 영월군 제1호 농가맛집으로 오래 묵은 장류와 효소로 밑간을 하여 음식을 내고,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곳이다. 과거 이곳은 주막의 자리였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동강을 타고 영월로 몰려든 떼꾼들의 휴식처 역할을 했던 곳이 현재는 건강한 밥상을 내는 농가맛집으로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강원나물밥이다. 어수리, 참취, 곰취, 곤드레나물을 사용해 밥상을 차려낸다. 이중 어수리나물은 조선시대 단종이 유배되었을 때 즐겨 먹던 나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메밀전병, 손두부, 비지전, 죽염된장 등을 맛볼 수 있다. 산속의친구를 운영하는 부부 김성달 씨와 조금숙 씨는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고 인공적인 맛을 첨가하지 않으려고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다. 콩은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가와 계약해서 구매하고, 식기조차 주변 공방에서 만드는 제품들을 사용한다.
영월의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산속의친구에서 든든한 밥상을 마주하고 보면,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분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정갈하고 깔끔한 밥상이 농가맛집의 매력을 더해준다.
산속의친구
위치 | 강원도 영월군 북면 덕전길 132-53
전화 | 033-372-5177
영업시간 | 매일 11:00~14:00 / 매주 월요일 휴무

자연 그대로의 자연

영월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바로 한반도지형이다. 선암마을의 한반도지형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 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으로 누구나 직접 보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하고 서쪽은 완만한 평지에 가깝다. 북쪽을 올려다보면 마치 백두산과 같고 남쪽을 내려다보면 포항 호미곶과 같다. 한반도를 쏙 빼닮은 지형 덕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선정되었다.
어라연 계곡은 영월읍 거운리와 문산리 사이를 흐르는 계곡으로, 과거 이곳에 ‘어라사’라는 사찰이 있었다는 연유로 ‘어라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동강의 상류에 속하는 어라연 계곡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어라연에는 세 개 봉우리가 솟아 있고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다 보니 예로부터 이곳에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어름치, 수달, 황조롱이 등이 집단 서식하는 곳이다. 그대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영월의 명소다.
함께 가볼 만한 곳
우리나라 대표 동굴 중 하나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묘한 형상을 지닌 종유석을 만날 수 있다. 전형적인 석회암 동굴로 다층구조를 이룬다. 그래서 동굴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가 마치 미로와 같고, 탐험을 하는 느낌을 준다.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던 곳이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말해주는 단묘유지비와 어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 등이 있다.
암석에 구멍이 동그랗게 파인 것을 볼 수 있다. 하천이 흐르면서 바닥의 작은 틈으로 들어간 모래와 자갈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물과 함께 소용돌이치면서 암석을 깎아 만들어졌다. 천연기념물 543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