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생활로
나와
지구를 살리다

글 ㅣ 남궁소담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19세기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였던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자신의 저서 <미각의 생리학>에
남긴 말이다. 당시에는 신분에 따라 접하는 음식이 달랐기에 무엇을 먹느냐는
곧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이 말은 다르게 해석된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몸, 나아가서는 건강한 세상을 만든다.
반농반X의 삶을 선택했다면 생명을 중시하는 식생활로 나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땅을 살리는 친환경 재배

반농반X의 삶을 살며 작게나마 농사를 지어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친환경 농업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친환경 농업은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농업과 환경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농약이나 제초제, 비료 등 합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이나 유기물을 이용하는 농업을 뜻한다. 예컨대 쌀겨를 발효해 잡초를 없애고 동시에 비료 효과도 꾀 한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더욱 건강한 농산물을 길러낼 수 있다.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뿌리는 농약과 화학비료는 그대로 땅에 흡수된다. 식물의 영양분이 되는 토양 내 유기물도 감소한다. 또한 농약을 뿌리면 주변의 다른 풀과 벌레들이 모두 죽는다. 하지만 비료 대신 퇴비를 사용하면 밭에 지렁이가 많아진다. 지렁이 배설물은 퇴비가 되고 지렁이가 지난 길은 공기 통로가 되어 농사가 더욱 잘되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그러니 친환경 농업은 우리 땅과 환경을 살리는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생활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을 골라서 요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새 모양의 초록색 사각표시에 ‘유기농’, ‘유기농산물’, ‘무농약’, ‘무농약원료 가공식품’ 등 글자가 적혀 있는 인증 마크를 찾으면 된다. 친환경 인증 마크는 국가가 인증한 품질 좋고 안전한 농식품임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정부가 지정한 전문인증기관이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검사하여 건강한 환경에서 생산한 농산물임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유기농산물은 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이다. 무농약 농산물은 합성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의 3분의 1 이내로 사용한 것이다. 마트에서 친환경 인증 마크를 찾아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농가들을 응원하는 일이 된다. 친환경 재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더욱 많은 농가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사람과 지구에게 모두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지역 내 농산물 건강하게 소비하기

지역 내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위 ‘로컬푸드’라 함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의미한다.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 거리를 단축시킨다. 이러한 로컬푸드를 선택해서 요리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더욱 신선한 식품을 만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도가 높아진다. 오랜 시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첨가물인 보존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지역 내 농산물을 소비한다면 첨가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유통 과정을 줄임으로써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로컬푸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향한다. 만약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이동 거리가 길다면 장거리 운송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환경에 부담을 준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유통 과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장을 볼 때 출하 지역이 국내 농가인 제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내 로컬푸드 매장 혹은 코너를 이용하면 된다.
제철 음식을 소비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살리는 방법이다. 지역 내 농산물을 제철에 소비하면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농산물을 먹게 된다. 더욱 건강한 방법으로 재배된 농산물을 골라 섭취한다면 나의 건강뿐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지역 사회에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4도 3촌으로 농촌에서 지내는 3일은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직접 농사를 하거나 요리를 하기도 어려운 날에는 지역 농가맛집을 찾아보면 어떨까? 농촌진흥청에서 지원하는 농가맛집은 농촌형 외식사업장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여 향토음식을 맛깔나게 차려낸다. 농가맛집 대부분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재료로 정성을 들여 요리한다. 그래서 농가맛집을 방문하여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 생명을 중시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건강한 실천이 된다.
땅에서 자라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해 보자. 하루 세 번의 끼니를 건강한 방법으로 챙기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는 땅과 환경을 살리는 방법이 될 것이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식생활로 지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땅에서 자라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