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땅, 건강한 지구,
행복한 인류를 위한 K-농업기술

글 ㅣ 김주희 참고자료 ㅣ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 안승현 농업연구사
최근 기상이변,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기 상황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K-농업기술에 기반을 둔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식량자급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K-농업기술에 기반을 둔 공적개발원조 추진

농촌진흥청은 1970년대 통일벼로 식량난을 해결한 ‘녹색혁명’, 1980년대 비닐하우스로 사계절 식량 생산기반을 마련한 ‘백색혁명’으로 우리나라 농업·농촌 발전을 책임져 왔다. 6·25전쟁을 겪으며 다른 나라에서 식량 원조를 받았으나 식량자급을 달성하며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60년 동안 축적한 농업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개발도상국의 자립 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K-농업기술(한국형 농업기술)에 기반을 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을 통해 세네갈, 파라과이,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식량부족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단순한 기반 시설 구축을 넘어 농업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R&D) 중심의 농업기술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소농의 자립기반 조성에 중점을 두고, 인류 보편적 가치인 기아 해결과 빈곤퇴치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3가지 핵심 방안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국가별 맞춤형 전략 작물과 혁신기술 보급에 집중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민관협력과 부처 간 협업을 확대해 동반 상승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두 번째로 대륙별 주축인 국제 연구기관을 포함해 전략적 삼각 협력으로 세계 식량안보를 확보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기존 K-농업기술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정보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화로 개발도상국의 농업기술 혁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지구촌 공동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세계은행(WB, World Bank) 등 국제기구와 디지털 농업, 식용곤충 활용에 관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KOPIA·3FACI 사업으로 개발도상국 지원

현재 농촌진흥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이하 ‘코피아’, KOPIA, KOrea Partnership for Innovation of Agriculture)과 대륙별농업기술협력협의체(이하 ‘3FACI’, Food&Agriculture cooperation initiative): 아파시(AFACI, 아시아), 카파치(KAFACI, 아프리카), 콜파시(KoLFACI, 중남미)를 통해 세계 52나라 150여 개 연구기관과 농업기술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코피아는 지난 2009년 시작한 사업으로, K-농업기술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과 함께 현지에 맞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고, 과학자와 농업인의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현지에 코피아 센터를 설치하고 농업기술 전문가를 소장으로 파견하여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소농의 소득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최초로 옥수수 신품종(CHM01)을 개발하여 종자 자립화를 지원했으며, 에콰도르에 한국산 씨감자 생산기술을 전수해 생산량 증가를 이끌었다. 파라과이에서는 병해충 저항성 벼를 선발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16년 코피아 센터를 개소한 짐바브웨에서는 짐바브웨 과학산업연구개발청(SIRDC)과 ‘토종닭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증사업’, ‘식량 자급자족을 위한 가뭄 내성 옥수수 재배 및 보급’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K-농업 기술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9년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코피아 센터를 개설한 케냐는 2020년부터 메루주 6개 마을 1,200농가를 대상으로 양계·감자 시범 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병아리 사양관리 및 자체 배합사료 이용 묶음기술 보급, 무병 씨감자 지원, 감자 재배관리기술 교육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양계마을은 사업 전과 비교해 한 해 평균 농가소득이 약 3.8배, 감자 마을은 약 1.6배 증가했다.
3FACI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대륙별 공통현안 해결을 위해 다자간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아시아토양지도를 제작하고 있으며, 아프리카벼연구소와 협력해 세네갈, 잠비아, 르완다 등 7나라에서 수량이 높은 벼 21품종을 등록했다. 중남미에서는 열대농업연구센터와 함께 3나라에서 가뭄에 강한 강낭콩 3품종을 등록했다.
KOPIA K-라이스벨트 장관 회의

국제사회 협력·연대 통한 지구촌 문제 해결

농촌진흥청은 2024년부터 K-라이스벨트(한국형 쌀 생산벨트) 구축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세네갈, 감비아, 기니, 가나, 카메룬,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7나라에 다수확 벼 우량종자 생산·보급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벼 우량종자 생산과 재배 기술 지원을 위한 전문가 교육·훈련 과정을 코피아를 통해 추진한다.
2023년 6나라에서 벼 종자 2,040톤 시범 생산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7나라에서 매년 1만1,140톤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참여나라별로 벼 종자 재배현황을 분석하고, 국내 벼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하거나 한국 초청훈련을 마련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농산물 해외 수출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K-푸드플러스(농식품 및 전후방산업) 수출 230억 달러 달성을 위한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식품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신품종 재배기술을 표준화하고, 지역 수출 유망 작물의 수출 상품화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해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딸기, 포도를 비롯해 상품화 요구가 높은 작목을 대상으로 규격화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표준화한다. 딸기 재배에 스마트 농업기술을 접목해 수출시장에서 선호하는 규격과 생산 비중을 높이고, 중화권 시장에서 선호하는 적색 포도 신품종 재배에 알맞은 기술과 선도 유지 기술도 개발한다. 수박, 참외 등 박과류 채소의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민간 종자 기업과 협업해 수출 상품화도 추진한다. 감자, 사료용 옥수수 등 곡물 분야에서는 국내 품종과 기술을 접목해 현지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수출 강화에 나선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우수 품종의 수출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농기자재 수출 등 후방산업의 해외 실증 기반도 조성한다. 이를 위해 해외 실증 기반을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조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농촌진흥청은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연대를 통한 지구촌 공동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국내 농산물 해외 수출과 농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 식량 안보 위기 해결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K-농업기술의 미래가 기대된다.
KoLFACI 카리브공동체 사무국(CARICOM) 방문 새로운 농업기술협력 파트너쉽 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