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나아가는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농업 현장에서의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강금춘 과장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이제형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들은 이미 우리의 삶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1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농업에는 어떻게 적용·접목되고 있을까?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농업에서의 기술변화는 스마트팜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강금춘 과장을 만나봤다.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완성을 위해 나아가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강금춘 과장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는 농업ICT융복합연구실, 농업로봇인공지능연구실, 스마트팜시스템연구실로 구성되어 로봇, IT기술 융복합을 통한 스마트팜 기반기술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농작업의 자동화·로봇화, 정밀농업기술, 스마트팜 복합환경제어시스템,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비롯해 식물을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공광 이용 실내농장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팜개발과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과 혁신으로 우리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은 자동화 설비와 ICT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농업 환경을 관측하고 최적의 상태를 관리하는 과학 기반의 농업방식입니다. 현재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1~3단계로 개발·보급 중입니다.”
온실환경전송기 센서노드
한국형 스마트팜은 효율적인 기술개발과 신속한 보급을 위해 적용기술을 3단계로 구분하여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원격 관리에 의한 농가의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화 및 ICT 기술들을 시설 수준에 맞춰 기본형과 선택형으로 구분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1세대의 경우 모든 농사 환경을 농업인이 직접 설정하고 조작해야하므로 농사에 대한 지식은 물론,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ICT 역량도 필요하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스마트팜 2단계다. 2단계 스마트팜은 온도, 빛, CO2 농도 등 식물의 생육 시기별 환경요인 변화에 따른 생장과 최종 수확시기 및 수확량을 예측함으로써 시기별 최적 환경관리와 양분·수분 관리를 정밀하게 할 수 있다.
온실환경전송기
“지금까지 생산관리 의사결정을 재배자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했다면 2단계 스마트팜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계학습으로 관련 전문지식과 선도농가 경험을 학습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습니다. 각 농장에 최적화된 생산·관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므로 정밀한 생육관리는 물론 품질과 생산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요.”
현재 개발 중인 3단계 스마트팜은 한국형 스마트팜을 기술적으로 완성하는 단계다. 1단계의 편의성 향상과 2단계의 생산성 향상 기술의 토대 위에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하여 스마트팜 전 과정의 통합제어 및 생산관리가 가능하다.
“3단계 스마트팜은 농가의 규모화와 생력화로 생산비를 절감시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능형 생육관리모델이 탑재된 비닐하우스 중심의 저비용 고성능 한국형 스마트팜을 수출해 우리나라가 농업 선진국 및 농업 수출국으로서 세계시장에 지위를 확보하는데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농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 시스템과 농기계

현재 스마트팜개발과에서는 첨단 시스템과 농기계를 개발 중이다. 그중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병해진단분석시스템은 병해 피해를 입은 부위만 촬영해도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받아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된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에서 병해진단 웹사이트로 접속해 사진을 촬영하거나 병해사진을 올리면 일정 시간 후에 클라우드 서버에 탑재된 인공지능 엔진이 분석한 결과가 화면에 표시됩니다. 현재 연구는 토마토 병해 5종과 딸기 병해 5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중심으로 검증 및 서버환경을 테스트 중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병해진단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방형 병해진단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병해진단분석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병해에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농업인들도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농업현장에서 문제 중 하나는 노동력이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청년들이 도시로 나가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첨단 농기계의 개발·도입은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형 스마트온실 환경제어시스템
“지난해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했습니다. 카메라로 실시간 획득한 영상에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환경인식과 주행에 필요한 조향각을 계산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농업현장에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자율주행 농작업 및 운영을 위한 안전성 기반 가이드라인 구축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함께 첨단농기계에 대한 검정방법 및 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업현장에서 과수 방제는 매우 힘든 작업으로 고령이나 여성 농업인이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관적으로 농약을 살포해 과수가 없는 곳에도 농약이 분사되는 등 농약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개발한 스마트 로봇방제기는 레이저 형태의 광원으로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라이다(LIDAR)를 사용해 3차원 공간상 과수 유무와 형태를 파악한다. 기본의 스피드 스프레이어(SS기) 좌우에 전자밸브를 구비한 분사노즐을 장착한 후 라이다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적 신호를 보내 농약 살포량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 로봇방제기는 지주 파이프 등 과수원 내 시설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해 불필요한 부분에서 농약이 살포되는 것을 최소로 줄였습니다. 또한 GPS와 관성측정장치를 활용한 궤도형 자율주행 로봇에 탑재돼 과수 사이를 스스로 주행하면서 무인방제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형 스마트팜

온실환경전송기
우리나라는 2세대 한국형 스마트팜을 개발하여 온실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대 규모 비닐온실에 시범 적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에 의해 운용되며 비용은 현재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 장비를 개발·보급하는 네덜란드의 온실 솔루션 기업인 프리바 시스템에 비해 약 1/5 수준이다.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여 온실의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품질과 서비스 안정성 확보, 다양한 작목 적응성 등이 앞으로 해결해 가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국형 스마트팜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져 부품 수출 중심에서 지난해부터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시스템과 플랜트까지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0년에는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식물공장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식물공장의 재배 관련 시스템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해 1세대 스마트팜 기술인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장착한 새로운 식물공장을 제작해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보냈다.
“이번에 제작된 컨테이너 실내농장은 20피트에서 40피트로 재배공간이 넓어졌고, 인공광과 재배베드를 설치했습니다. 새롭게 구축되는 실내농장에서는 담액수경 방식으로 상추, 새싹채소 등 엽채류와 고형배지경 재배방식으로 토마토, 고추 등 과채류 재배가 가능하여 극지대원들의 활용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물공장의 온도, 습도, CO2 농도 등 지상부와 배양액 온도, pH, EC 등 지하부의 환경, 작물의 생육 영상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1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극지대원들이 재배하는 작물에 대해 농촌진흥청 전문가들이 영상정보 DB와 수집된 환경정보를 기반으로 정확한 기술상담이 가능해지는 등 한국형 스마트팜은 점차 발전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이미 개발·보급 중이며 작물정보의 인식기술 등 2세대 스마트팜의 생산성 증대기술과 글로벌화를 위한 3세대 스마트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무인농업시대가 점점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시설원예뿐 아니라 노지, 축산 등 다양한 농업 분야에도 스마트팜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팜과 농업로봇 관련 기술의 고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스마트팜 기술

시설원예뿐 아니라 노지, 축산 등
다양한 농업 분야에도
스마트팜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팜과 농업로봇 관련
기술의 고도화에 앞장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