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에 대해 설명하는 김정희 연구관
반려식물은 말 그대로 사람과 짝을 이루는 식물을 뜻한다. 식물에 반려 기능이 있다는 것이 개념의 기초이다. 반려식물은 안정감을 주고 공기정화 등의 역할도 해준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증가한 것은 아마도 식물에 자기 인생을 투영해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사람들은 식물에서 정서적으로 고향 같은 느낌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식물을 가만히 바라보면 지치고 힘든 마음이 안정되지요. 또 식물의 살이는 사람의 인생과 비슷해요. 식물이 커가는 걸 보고, 또 시들어가는 걸 지켜보면서 본인의 삶과 동일시하게 되죠. 결국 식물은 자기 인생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해요.”
실험을 통해 식물이 어떻게 자기표현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상추를 짓이기는 행동을 한 후, 다른 상추에 그 사람의 입김을 불어넣었을 때 식물에서 방출되는 메틸자스모네이트라는 물질이 20% 증가한 바 있다. 병해충 등으로부터 위협을 받았을 때 방출량이 늘어나는 물질이다. 좋은 기운을 주면 식물도 좋아하고, 나쁜 기운을 주면 식물도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식물이 인간에게 반응하듯, 인간 역시 식물에게 반응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40~50대 이상은 그래도 자연에 익숙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초·중·고등학생들의 경우, 식물에 대해서 잘 모르죠. 예컨대 쌀이 나무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으니까요. 그린스쿨을 통해서 식물을 기르는 법 등을 교육적으로 전달하니, 학생들에게 자연친화적인 생각이 풍부해지고 식물과의 친밀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어요. 식물과 친숙해지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른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이라는 용어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친밀한 친구라는 의미의 ‘반려동물’로 변화한 것처럼, ‘반려식물’이라는 용어가 대두되는 것이 반갑다. 식물을 버리고 언제든 또 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한다면 식물과 진정한 교감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