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로 차린
약선밥상으로
건강을 선물하다

산속의친구 김성달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박형준
강원도 영월에는 서울로 가는 물길인 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1960년대까지 떼꾼들은 뗏목을 타고 가다가 힘이 부칠 때면 주막에 들려 배를 채우고 피로를 풀었다.
당시 떼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곳은 정선아리랑을 구성지게 불러 가사에도 등장하는 만지 전산옥의 주막이었다.
지금 주막은 없어졌지만 그 자리엔 농가맛집 ‘산속의친구’가 자리하며
영월을 찾는 이들의 허기는 물론 마음까지 채워주는 건강한 밥상을 선물하고 있다.

직접 담근 장류로
농가맛집 운영까지

산속의친구 김성달 대표
산속의친구 김성달 대표
‘산속의친구’는 김성달, 조금숙 부부가 운영하는 농가맛집이다. 30여 년 전,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며 무작정 강원도 영월로 귀농한 김성달 대표는 처음에 축산업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매일 축사에 매달려 오랜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6~7년 만에 축산업을 그만두며 새롭게 눈을 돌렸던 것이 바로 장류였다.
“그동안 영월의 산 속에서 살다보니 건강한 음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인공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도 맛을 낼 수 있도록 죽염으로 담근 된장과 간장, 소나무순으로 만든 솔청고추장 등 장류를 담그기 시작했지요. 모든 음식의 맛은 장이 기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원래 음식을 만들어왔던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장을 담그며 최상의 맛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주위에 많은 전문가들을 찾아 조언을 받고, 메주숙성을 위해 황토메주방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김성달 대표의 노력 덕분에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산속의친구’만의 장맛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정성이 통했는지 장맛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 덕분에 지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담근 장과 영월의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 임야 43만m2에서 키운 농산물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음식점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지난 2016년 농촌진흥청 농가맛집 사업을 알게 되면서 지역 향토음식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신청을 했고, 사업도 선정되어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원나물밥·
능쟁이메밀전병으로 차별화

산속의친구 김성달, 조금숙 부부
산속의친구 김성달, 조금숙 부부
농가맛집을 시작하면서 김성달 대표는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연구·개발한 ‘강원나물밥’을 전수받아 메인 메뉴로 내놓고 있다. 강원나물밥은 강원도의 좋은 산나물을 활용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향토성이 강한 음식이기도 하다.
“강원나물밥은 어수리, 곰취, 곤드레 나물 등 강원도 산나물들이 풍부하게 사용되는데요.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전수를 받았기 때문에 조리법이나 재료의 양과 종류를 꼭 준수해야 합니다. 강원나물밥을 전수받은 식당이 도내에 6곳이 있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 곁들임 반찬과 강원나물밥 소스 등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산속의친구’는 봄에 소나무순을 직접 따서 만든 청으로 단맛을 낸 고추장을 3년동안 숙성한 뒤 강원나물밥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능쟁이메밀전병, 감닭떡갈비, 손두부, 비지전, 죽염된장찌개와 각종 장아찌 등 곁들임 반찬을 푸짐하게 차리고 있다. 이중 능쟁이메밀전병은 김성달 대표가 가장 자신 있게 선보이는 산속의친구의 특별한 메뉴다.
“능쟁이는 명아주를 가리키는 강원도 방언인데요. 능쟁이메밀전병은 능쟁이를 나물로 무친 뒤 얇게 부친 메밀전병으로 감싼 음식으로, 국제요리경연 약선음식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능쟁이는 심장마비와 고혈압 예방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지만, 저장성이 낮고 부패 및 산화가 촉진되는 특성 때문에 요리하기가 까다로워요. 하지만 영월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했고, 1년간의 연구 끝에 능쟁이메밀전병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능쟁이메밀전병은 특허 출원까지 완료한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강원도 감자와 닭가슴살로 만든 떡갈비를 고소한 들기름에 구워낸 감닭떡갈비,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비지를 활용한 비지전 등도 ‘산속의친구’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밀키트 판매·향토음식체험장 등
6차 산업까지

산속의친구 내부
산속의친구 내부
‘산속의친구’에 방문하면 좋은 이유는 음식에만 있지 않다. 넓은 임야에는 참다래가 심어져 있고, 울창한 산세와 앞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된다.
“영월은 산세가 좋고, 특히 ‘산속의친구’는 전산옥 주모의 주막 터에 위치하고 있어 풍경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한 번 찾아오신 고객 분들이 풍경이 좋다며 가족들과 재방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자연을 즐기고 건강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산속의친구’를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산속의친구’는 죽염된장찌개 밀키트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직접 담근 죽염된장, 마을에서 생산된 호박, 무, 감자 등을 먹기 좋게 손질한 재료와 다시마육수로 구성된 제품으로, 집에서 끊이기만 하면 되어 인기가 좋다. 이와 함께 직접 재배한 다래로 담근 다래청, 산에서 채취한 나물을 가공한 건나물, 죽염간장, 솔청고추장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10년 된 죽염된장으로 만든 된장찜질팩은 꾸준히 구입하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제품 중 하나다.
“지금은 바빠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향토음식체험장을 마련하여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영월에 향토음식이 48가지 정도 있는데, 점차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희 부부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지역 농가와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농가맛집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게 곧 우리 지역의 농업·농촌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산속의친구
주소 : 강원도 영월군 북면 덕전길 132-54
연락처 : 010-7250-5177
홈페이지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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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맛집 >
산속의친구 레시피

#01
향이 좋은 산나물메밀전병
재료

메밀가루 5컵, 물 2컵, 무친 산나물 500g

만드는 법
1. 메밀가루에 물을 부어 묽게 반죽한다.
2. 달군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메밀 반죽을 올려 적당히 얇게 펴서 굽는다.
3. 메밀 반죽이 익으며 투명해지면 뒤집어서 무친 산나물을 넣고 김밥처럼 말아낸다.
#02
고소한 맛의 생비지전
재료

생비지 5kg, 달걀 30개, 묵은지 2kg, 후추 1큰술, 참기름 5큰술

만드는 법
1. 생비지를 큰 볼에 담고 달걀을 풀어서 넣는다.
2. 묵은지를 채썰어 다져넣고 후추와 참기름을 넣어 반죽한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넉넉히 넣고 지져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