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 세계 농업의 과제
탄소중립

글 ㅣ 편집부참고자료 ㅣ 농촌진흥청·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세계농업』
제243호 2021년 9월호
최근 이상기상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화재 등이 발생하면서
전 산업 분야에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상기상은 안정적인 식량 생산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농축산 분야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식물 새싹
탄소중립은 화석연료 사용과 토지 이용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더 나아가서 배출량만큼을 흡수하여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는 195개 당사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였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도로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했으며, 2019년 12월 유럽연합(이하 EU)을 시작으로 2020년 9월 22일 중국, 2020년 10월 26일 일본 등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0) 실현을 공언하면서 탄소중립은 이제 세계적인 대세가 되었다.
탄소중립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온실가스 흡수가 병행되어야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의 지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부지런히 산정하고 더 나아가 감축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서 세계적 흐름을 주도해 오고 있는 곳은 EU다.
EU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통해 비전을 제시했다. 유럽 그린딜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방안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공정한 전환 등 탄소중립 이행의 전반적 방향을 담고 있으며, 현재 EU는 순차적으로 부문별 또는 핵심 수단별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며 단계적으로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미국·프랑스 등 토양 관리 등으로
탄소중립 실현 노력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같은 국제기구를 비롯한 농업선진국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토양탄소 저장을 안정적 식량 생산, 토양 건강 회복,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 최소화, 농업 경영 개선 등 농업의 지속성을 위해 요구되는 필요조건 이행 과정의 부가적인 혜택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토양 관리와 질소 관리에 역점을 두는 기후지능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토양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경운과 피복작물을 이용하여 토양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키고, 그와 동시에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여 유한 자원인 토양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다. 질소 관리는 질소에 의한 수질 오염을 방지하고 아산화질소(N2O) 배출 감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농업법에 근거하여 자연자원보전국을 통해 전체 농경지를 대상으로 한 농업환경 및 생태 보존 프로그램 등 기술·재정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프랑스 농업부 장관이 제안한 ‘4 per mille Soils for Food Security and Climate(4 per 1000 Initiative)’를 탄소중립의 핵심 개념으로 삼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토양의 탄소 함량이 연간 0.4%(4‰) 증가하면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4‰(4퍼밀·4/1000)이라는 숫자는 전 세계 토양 2m 깊이에 저장된 탄소 240억 톤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8억 9,000만 톤)의 비율에서 착안되었다. 이 계획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기업, 비정부기구, 연구기관 등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어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하지만, 농업 분야에서 토양 탄소 저장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에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21년 5월 12일, 농업의 환경부하 감축을 목표로 하는 ‘녹색 식량 시스템 전략’을 발표하고, 유기농업 확대나 화학 농약·비료의 감축 등을 통해 2050년까지 농림수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 풍경
새싹
저탄소 농업기술

우리나라,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및 현장 보급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라고 선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탄소중립 국가비전 목표를 세웠다. 이후 2021년 10월 18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 등 2개 안건을 확정하였다. 또한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고, 2022년 예산안에 탄소중립 주요 예산 확보 등 탄소중립을 위한 기본 발판 마련에 나서면서 이정표를 세웠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농축산 분야도 예외일 수는 없다. 2018년 기준으로 농업 분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120만 톤(CO2eq.)으로 국가 총배출량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축산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탄소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조속히 확산시키는 등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농업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인위적인 노력과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더 나아가 흡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지난 1월 1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립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실현 농업기술 개발과 현장보급 추진전략’을 마련하였다.
‘2050 탄소중립 실현 기술개발과 현장보급 추진전략’의 4대 중점 분야는 ①온실가스 정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통계자료 구축 ②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확대 ③농경지를 이용한 온실가스 흡수 기능 강화 ④개발된 기술의 현장 확산 등이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논물 관리기술, 토량개량제인 바이오차, 메탄 저감 효능 사료 등 저탄소농업 기술을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해 왔으나, 이번 ‘2050 탄소중립 실현 기술개발과 현장보급 추진전략’을 통해 기술을 보완·향상하여 농업현장에 효과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술 개발 및 추진계획은 다음 호에서 이어서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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