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TV교양프로그램에서 모두가 동경하는 윤석영 교수의 첫사랑인 서정인을 찾아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잘생기고 능력 있지만 독신을 고수하고 있는 윤석영 교수의 첫사랑이 누구일지 궁금해 하는 가운데, 어느새 풍경은 1969년 여름, 농촌마을로 바뀌어 있다.
조용한 농촌마을 수내리는 오랜만에 북적이며 활기가 가득하다. 서울에서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대학생들이 수내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무더운 날씨에 농사를 짓던 마을 주민들은 뽀얀 얼굴의 활기찬 서울 대학생들을 반갑게 맞는다. 봉사활동보다는 농촌이라는 색다른 공간에서의 새로운 경험에 더욱 들뜬 대학생들 가운데 석영도 있다. 그는 싱그러운 젊음 속에서도 장난기 어린 눈빛을 가진 가장 빛이 나는 얼굴이다.
부유하게 자란 석영은 자꾸 부딪히는 아버지를 피해 내려온 수내리에서 말간 얼굴의 정인을 만나게 된다. 작은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그녀는 글을 읽지 못하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조곤조존 책을 읽어주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는다.
서울에서 온 또래의 대학생들과 함께 어울릴 법도 하지만, 수줍은 듯 조용하게 한편에서 지켜볼 뿐이다. 그런 정인의 모습은 어느새 석영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어색하지만 차츰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며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