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서 약처럼 많이 이용해온 밤꿀
밤꿀은 꿀벌이 밤나무 꽃에서 꿀을 모아 저장하여 숙성시킨 꿀이다.
진한 갈색을 띠며 강한 향과 약간의 쓴맛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벌꿀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까시꿀 생산 이후인 6월경 생산된다.
아까시꿀이나 잡화꿀은 맛과 향이 부드러워 감미료로 많이 활용되지만, 밤꿀은 예로부터 피로 해소에 좋고 항균 효과가 뛰어나며 기관지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 민간에서 약처럼 많이 이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밤꿀은 부여, 공주 등 충남지역과 하동, 산청, 광양, 순창, 임실 등 남부지역에서 재배되며, 그중 부여와 공주가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밤꿀은 본래 꽃꿀의 양이 많지 않은데, 밤나무 꽃이 피는 시기에 다른 꽃이 있으면 벌들이 밤꽃에서 채밀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연 평균 1,800톤 정도 생산되며, 생산량이 가장 좋았던 지난 2012년에는 4,800톤 이상 생산되었다.
선천적인 면역력을 높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코로나19, 독감 등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치료제는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약물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내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남에 따라 자체 면역력을 높여주는 예방 목적 식품이나 의약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장기 박사 연구팀과 함께 민간에서 오래전부터 활용되고 있는 국내산 밤꿀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연구했다.
먼저 면역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 밤꿀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에이(A) 바이러스 감염을 62.2%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밤꿀을 먹이지 않고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쥐는 감염 후 6일 만에 모두 죽었으나 2주간 매일 국내산 밤꿀(600mg/kg)을 먹인 쥐는 60%가 생존했다.
이는 밤꿀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방어하는 선천면역 관련 단백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발현과 면역세포인 엔케이(NK) 세포의 활성을 늘려 기존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밤꿀이 선천적인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밤꿀 속 키누렌산(kynurenic acid) 성분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키누렌산은 밤꿀 1kg당 1,168mg이 들어있는데, 이는 매우 높은 함량이다.
벌꿀 생산량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까시꿀을 포함해 다른 꿀에선 키누렌산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키누렌산을 밤꿀의 지표 물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인 기준 하루 한 티수푼 섭취
면역력 증진을 위해 밤꿀을 섭취하려면 60kg 성인 기준으로 적정 섭취량은 2.9g이다.
이는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당류 하루 섭취 권장량을 성인 기준 50g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5g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꿀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25~30g이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면역 효과를 보기 위한 섭취량으로는 충분하다.
또한 꿀은 설탕과 달리 단당류로 구성되어 있어 설탕보다 혈당지수가 낮다.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혈당이 늦게 오르는데, 꿀과 설탕의 혈당지수(GI)는 각각 55, 68 수준이다.
꿀 칼로리는 100g당 평균 300kcal로, 30g 정도 먹는다고 해도 100kcal 내외이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도 하루 30g 정도의 꿀은 섭취가 가능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싶다면 오랜 기간 안전하게 식품으로 사용되어오고, 원료 자체로 효과가 검증된 천연물 밤꿀로 건강을 챙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