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로 만든 건강빵으로 우리 땅의 맛을 담았습니다

목월빵집 장종근 대표

글 ㅣ 김제림사진 ㅣ 이제형
전남 구례의 한 빵집에는 빵을 사기 위해 길가까지 줄을 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얼마나 맛있는 빵을 팔기에 작은 마을인 구례까지 찾아올까 라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이곳은
우리 밀만을 사용해 빵을 만드는 목월빵집이다.
구례에서 생산되는 우리 밀,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하는 목월빵집의 장종근 대표를 만나봤다.

좋아하는 빵을 만드는 제빵사

목월빵집 장종근 대표
목월빵집 장종근 대표
지난 2016년 9월에 문을 연 목월빵집은 장종근 대표가 혼자 작게 시작한 빵집이다. 대학에서 독일어를 전공하고 유학을 다녀온 그는 귀국 후 독일에서 먹었던 담백한 식사대용 빵이 그리웠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크림이나 버터가 많이 들어간 달콤한 빵이 인기였다.
“담백한 빵을 판매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원래도 베이킹을 좋아했기 때문에 직접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점점 베이킹의 매력에 빠지면서 빵집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우리나라에도 담백한 식사대용 빵을 선보이고 싶었거든요.”
취미로 홈베이킹을 해왔지만 빵집을 차리는 건 다른 문제였다. 그는 서울의 대형 베이커리에서 일하며 전문적으로 베이킹을 배우기 시작했다. 30대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한 일이라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다양한 빵들을 만들고 또 만들며 자신만의 노하우와 맛을 찾아나갔다. 그러한 노력이 눈에 띈 덕분에 어느 한 빵집에서 총괄책임으로 2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힘들지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하루에 17시간씩 일하곤 했으니까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게 빵을 만들면서 우리 밀을 접하게 됐어요. 일반적으로 베이커리에서는 수입 밀을 사용하거든요. 우리 밀로 빵을 만들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장종근 대표는 고향이자 부모님이 계시는 구례로 내려왔다. 마침 아버지가 호밀 농사를 짓고 계셨다. 그는 작은 가게를 임대해 목월빵집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우리 밀로 만든 다양한 빵들을 만들어 내놓았다. 성공하겠다는 큰 기대는 없었다. 시골에 빵집을 차리면 큰 비용이 들지 않으니 월세 정도 내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빵을 묵묵히 만들어 나갔다.
“처음엔 빵이 많이 남으니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월세가 적게 나가니 버틸 수 있었죠. 그냥 제가 좋아하는 빵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만들기를 반복했어요.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입소문이 나면서 갑자기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는 곳이 되었죠.”
목월빵집 간판
목월빵집 간판
우리 밀로 만든 식빵과 페스츄리
우리 밀로 만든 식빵과 페스츄리

우리 밀의 맛을 담다

목월빵집에서 사용하는 우리 밀은 앉은뱅이밀, 아리흑밀, 호밀, 백강밀 등이다. 이집트 밀인 호라산밀도 들여와 구례에서 재배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구례 특산물인 쑥부쟁이, 제피가루를 비롯해 지역에서 생산된 단호박, 팥, 곶감 등을 사용하고 있다. 빵을 만드는 모든 재료는 구례지역에서 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목월빵집에서 판매되고 있는 빵은 40종 이상인데요. 우리 밀 품종마다 어울리는 빵이 따로 있습니다. 백강밀은 백밀에 가깝다 보니 베이스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앉은뱅이밀, 통밀, 아리흑밀을 30%가량 섞어서 빵을 만들죠. 우리 밀과 수입 밀의 차이점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바로 ‘끝맛’에 있습니다. 수입 밀로 만든 빵은 처음에 입에 넣으면 ‘맛있다’라고 느껴지지만 끝맛이 강하지 않아요. 반면 우리 밀로 만든 빵은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이지?’ 싶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합니다. 자연스러운 단맛이 혀에 강하게 남아 자꾸 생각나는 맛이죠.”
장종근 대표가 고객들에게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나도 모르게 먹고 있다’는 평가다. 무심결에 계속 먹게 되고, 그러면서도 속에 부담이 안 가는 맛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앉은뱅이밀은 특유의 향과 구수한 맛이 강해 인기가 높다. 우리 밀 100%를 사용하는 빵집이 많지 않아 목월빵집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 밀로 만든 다양한 빵들

목월빵집의 가장 기본이 되는 빵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장종근 대표의 철칙이다.
이는 우리 밀 등을 전부 직접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순수 로컬빵집을 꿈꾸다

목월빵집에서 사용되는 식재료들은 대부분 지역 내에서 구입하고 있다. 아리흑밀과 호밀은 목월빵집을 처음 오픈할 당시만 해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용하다 보면 양이 부족하고 비싸서 제품에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장종근 대표는 구례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에게 부탁해 아리흑밀과 호밀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고 있다.
“팥은 어머니가 직접 재배해 단팥빵에 들어가는 팥소도 만들어주고 계시고요. 장인어른 취미가 청을 담그시는 거라 복분자청도 받아서 음료 제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곶감, 단호박, 쑥부쟁이, 들기름 등은 모두 지역에서 생산한 것만 사용합니다.”
우리 밀로 만든 다양한 빵들
우리 밀로 만든 다양한 빵들
목월빵집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맛도 있지만 가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처음 목월빵집을 열었을 때와 지금의 빵 가격이 동일하다. 새로 개발하는 빵들은 가격이 다르지만, 목월빵집의 가장 기본이 되는 빵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장종근 대표의 철칙이다. 이는 우리 밀 등을 전부 직접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처음엔 제가 좋아하는 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빵집이라 다양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곤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규모가 커지다 보니 빵 종류에 변화를 자주 주는 게 쉽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하지만 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빵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순천 로컬마켓에서도 빵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가지나 토마토를 이용한 포카치아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장종근 대표는 목월빵집의 규모를 더 키우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우리 밀 3종류를 직접 제분하는 것이다. 제분소에 맡기다 보니 다른 지역의 밀과 섞일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로컬빵집을 구현하기 위한 꿈이다.
“순수 로컬빵집을 지향하고 있어요. 젊은 농가들과 연계해서 원하는 밀 품종을 재배해주면 이를 제분소에서 제가 직접 제분하고 싶습니다. 또한 여유가 있다면 우리 밀 빵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판매도 하고요. 앞으로 우리 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목월빵집 장종근 대표
목월빵집
주소 :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서시천로 85
연락처 : 061-781-1477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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