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도
국산 농축산물로 풍성하게

글 ㅣ 김유진
8월 한가운데의 가장 큰 날이라는 뜻의 한가위는 추석이라고도 하며,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추석을 지내오며 추석에 선호하는 과일이나 선물 등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변화하는 추석 트렌드를 살펴보며 올해도 정겹고 풍성한 추석을 보내보자.

추석, 풍요를 기원했던
우리나라 최대 명절

추석은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로 꼽힌다.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달의 모양을 닮은 송편을 빚기도 하고 정성이 듬뿍 들어간 토란국과 그 해 농사지은 탐스러운 과일을 먹는다. 다양한 음식과 사람들 간의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대가족의 형태를 지녔던 우리나라는 추석 상차림을 위한 제수용 과일이나 선물을 대량으로 구입했었다. 국산 과일이나 특산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과일이나 물품을 구매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 영향으로 아직까지 색깔과 모양으로만 판단해 수입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족 단위의 변화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추석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수는 2020년 기준 31.7%(약 664만 가구), 2021년 기준 33.4%(약 717만 가구)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추석 선물과 상차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명절이 간소화되면서 샤인머스캣과 애플망고 등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외국산 과일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간편 섭취 가능한 과일 수요 증가…
국내 과일 육성 노력

추석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과일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 증가와 명절의 간소화로 간편한 과일을 선호하는 한편,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과일을 선호하는 추세다. 요즘은 껍질을 깎거나 냉장 보관할 필요 없는 한입 과일이 대세가 되기도 했다.
고급 포도로 떠오른 샤인머스캣의 경우, 2017년 146만 평, 2018년 291만 평으로 국내 재배 면적이 매년 증가 중이다.
원산지인 일본보다 수출량도 월등히 높다. 2021년 1~4월 한국산 포도 수출액은 약 8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배로 늘었으며, 이 중 샤인머스캣이 약 90%를 차지한다. 일본의 샤인머스캣 수출액은 약 1억 4,700만 엔으로 무려 7배 차이가 날 정도로 한국산 샤인머스캣이 세계 시장에서 더 인정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급 포도로 급부상한 샤인머스캣
고급 포도로 급부상한 샤인머스캣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인 홍로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인 홍로
농촌진흥청은 외국산 과일을 우리나라에서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재배 기술을 지원하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포장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시범 사업을 통해 중소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을 생산하는 등 국내 육성 과일의 우수성을 알리고 품종의 다양성을 위해 많은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추석 시기가 되면 과일을 조기 수확하여 맛과 품질이 저하될까봐 우려하지만,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우리 품종 사과인 ‘아리수’와 ‘홍로’는 추석 시기가 적기라 오히려 맛이 좋다. 당도가 높고 색이 진하며 모양도 예뻐서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신화’, ‘황금’, ‘화산’ 등의 배 품종도 익는 시기가 추석과 비슷하여 생장조절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한우·홍삼·전통주 등
건강까지 생각한 추석선물 인기

면역력 증진에 좋은 홍삼
면역력 증진에 좋은 홍삼
올해의 추석 트렌드의 키워드는 ‘건강’이다. 비단 과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맛을 인정받고 있는 한우, 각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건강식품과 전통주 등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우수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차례상이나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하는 한우도 수입산 소고기보다 맛과 품질 면에서 뛰어나다. 한우에는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글루코스’와 ‘구아노신일인산염’ 등의 성분이 수입 소고기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19로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면역력 증진과 기력 회복, 뼈 건강 개선 등의 다양한 효능을 지닌 홍삼 선물 세트 역시 인기다. 모두 고가의 선물 세트지만, 쉽게 고향에 내려갈 수 없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면서도 마음만큼은 가까운 추석을 보내기 위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증류식 소주도 국내에서 재배한 쌀과 우리 효모로 만들었으며, 기존의 쌀을 찌는 과정 없이 생쌀가루를 활용했다. 농촌진흥청은 보리나 옥수수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증류식 소주 제조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오가피 열매에서 혈압 조절 기능성 원료를 개발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품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 품종의 제품이 확대되면 농산물 소비 비율이 증가하여 농가 소득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번 추석은 국산 제품을 이용해 건강을 챙기면서도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