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찬양 대표와 청춘작당 운영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무중력지대, 청년허브 등 수도권의 청년공간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첫 번째 시도였던 만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막상 지원서류를 마감하고 나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30명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가운데 90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셔서 많이 놀랐어요. 마음 같아서는 모두 함께 하고 싶었지만,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일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상채팅으로 한 분 한 분 인터뷰를 진행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보며 30명을 선발했어요.”
인터뷰는 일반적인 면접과는 달리 치열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전공이나 출신 대학 같은 요소는 완전히 배제된 채 진행됐고, 100일 동안의 프로젝트를 마친 이후에 귀농귀촌 가능성이 있을지, 함께 하고 싶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싫어하지만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삶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등이 주요 질문이었다.
이렇게 선발된 30명의 멤버들이 바로 ‘청춘작당 1기’였다. 이들은 지난해 9월 2일부터 12월 10일까지 100일 동안 곡성에 머물며 지역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재능을 발휘했다. 곡성군에서는 청춘작당 1기 활동기간에 앞서 지역민의 문제를 파악했고, 총 10개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멤버들은 100일 동안 디자인, 컨설팅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진행했다. 이를테면 지역 축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홍보를 필요로 하는 농가를 어떻게 홍보해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청춘작당에서는 지역민을 ‘NPC’라고 부르고 멤버들을 ‘플레이어’라고 불러요. 청년들이 모인 만큼 뭐든 재밌게, 게임을 하듯 수행하자는 의미에서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퀘스트’를 깬다고 말해요. 청춘작당은 일종의 게임 이름이고, 주인공은 참가한 청년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청춘작당을 통해 청년들과 지역민들이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부터가 중요하니까요.”
청춘작당 1기 활동을 마무리할 무렵,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만난 사장님은 보자마자 이들을 알아봤다. 젊은 사람이 드문 농촌에서 이들의 존재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소위 말하는 ‘인싸’들로 구성된 멤버들은 지역민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지역을 활기차게 바꿔나갔다.
“한번은 곡성의 한 고등학교 행사에 청춘작당이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프로젝트는 아니었는데, 청년으로서 학생들과의 인생상담 혹은 진로상담을 진행했던 거죠. 그때 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어요. ‘곡성은 아이들에게 졸업하면 떠나는 곳으로 생각됐는데, 지역으로 찾아오는 케이스도 있다는 걸 보여줘서 정말 고맙다’라는 내용이었어요. 지역사회에서도 청년들을 필요로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장면이 가슴에 남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