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자만벽화마을은 말 그대로 벽화로 가득하다. 전주 한옥마을과 함께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당일치기 여행으로 들리곤 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의 벽화는 만화를 소재로 한 벽화들이 많아 세대별로 다양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시때때로 새로운 벽화들이 그려지고 예전 벽화도 꾸준히 칠을 다시 하기 때문에 산뜻한 맛이 살아있다. 이 벽화마을이 이름을 타게 된 것은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옮겨놓은 듯한 화사한 모습 때문이다. 빨간머리 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이웃집 토토로 등 여러 캐릭터가 정겹게 맞아준다.
지금은 벽화마을이 되었지만 원래는 태조 이성계의 선조들이 함경도로 근거지를 옮기기 전 대대로 살았던 마을이다. 이성계의 5대 조인 목조까지 전주 일대에서 나고 자랐으나 이를 알려주는 것은 자만길 한편에 세워져 있는 자만동금표가 유일하다. 이후 이 마을을 채운 것은 한국전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었고, 나날이 낙후되던 마을 경관이 새로워진 것은 2011년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된 ‘도란도란 시나브로길 사업’을 통해서다. 그러나 꾸준히 벽화가 새로 그려지고 보수가 잘 된 것은 마을 내 가게들의 수익금이 다시 벽화마을의 벽화나 문화행사 등에 쓰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벽화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안의 카페나 식당 등을 이용해달라는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벽화마을의 특성을 살린 캐리커처 체험, 문인화 체험 등도 골목 안에 살포시 자리하고 있다. 곰손이라도 붓에 물감을 묻혀 톡톡 찍어내는 식으로 매화, 난을 생각보다 쉽게 그려낼 수 있다. 물론 마지막에는 전문가인 공방 선생님의 손길을 거치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름에는 부채, 겨울에는 손난로에 문인화를 그려내는 식의 계절 체험도 있지만, 손수건이나 손거울, 사각등처럼 사계절 가능한 상품도 있다.
주변여행지
한옥마을과 이목교로 이어져 있어 자만벽화마을과 함께 묶어서 돌아보기 좋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완산구 전동의 남부시장과 청년몰, 혹은 인근에 위치한 전주 객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남부시장은 모범적인 전통시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데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는 야시장이 열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전주 객사는 조선시대 칙사나 외국의 사신들이 묵었던 곳이다. 풍패지관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풍패라는 단어가 한 나라의 건국자의 고향을 일컫는 단어로 쓰인다는 것을 고려할 때 조선왕조의 뿌리가 여기에 있음을 드러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