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나오는 식용 인삼은 대부분 4년에서 6년 동안 땅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1년근이나 2년근 인삼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볼 수 있지만 식용으로 내놓기보다는 묘삼이라 하여 모종용으로 나오는 것을 더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인삼농사는 땅을 돌려짓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농사에 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대표적인 농업이다. 그런 점에서 500년 이상 인삼농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금산전통인삼농업은 독특한 데가 있다.
금산군의 환경이 인삼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것도 있지만 공동체 특유의 지식 전승에 덕을 본 바가 크다. 인삼농사는 한번 짓고 나면 약 10년간은 땅을 놀려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력 소모가 크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어져 온 것이 ‘순환식 이동농법’이다. 땅을 옮겨가며 메뚜기처럼 농사를 짓기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작물을 윤작한 다음 1년간 땅에 녹비작물을 심어 친환경 비료를 만든 뒤 이를 골고루 갈아엎어 땅의 지력을 다시 회복하도록 하는 것까지가 ‘순환식 이동농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