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산주 제조에서 원료는 중요한 요건이다.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제조시설이 위치한 지역의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쥬네뜨 와이너리는 원물인 포도를 100% 자가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원료비 부담이 줄어 사업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현재 쥬네뜨 와인에서는 1년에 3만 병까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생산량은 그 10분의 1인 3,000병가량으로 제한하고 있다. 판로 확대와 일손 확보가 어려운 것도 이유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더 크다. 단산포도는 출하 전 공정이 다른 지역 포도와는 달라 숙달된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쥬네뜨 와인의 대표이긴 하지만, 주 업무는 포도 농사에요. 단산포도는 과실이 달리기 시작하면 포도 줄기 안쪽의 자잘한 포도들을 한번 솎아내는 작업이 필요해요. 햇빛을 잘 받지 못해 익지 않은 안쪽의 포도들이 겉면의 잘 익어가는 포도까지 터지게 만들거든요. 6월 한 달 동안은 꼼짝없이 포도를 솎아내는 작업을 해야 하죠. 9월에는 포도 수확으로 바쁘고요. 이렇게 일일이 손길을 준 단산포도에 캠벨 품종 포도와 산머루를 섞어 와인을 만듭니다. 그리고 약 2년가량 숙성시킨 후 병입하고 나서도 6개월가량 더 숙성해 시장에 출하하고 있어요.”
대량생산이 어렵다 보니 아쉬운 점도 많다. 필요한 와인병과 코르크를 소량구매하다 보니 대량구매에 비해 높은 금액에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다. 또한 지역특산주 면허의 장점 중 하나인 온라인 판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터넷 판매도 서툴지만, 주류 온라인 판매에 꼭 필요한 미성년자 제한 시스템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 1년에 3,000병을 생산하는 규모로는 인터넷 판매를 해도 남는 것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저는 와인 생산과 포도농사를 함께 하기 때문에 아예 지역특산주만 법인으로 크게 키운 분들과 비교했을 때 매출 규모의 차이가 커요. 그런데 세무적인 부분들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서 힘든 부분이 있어요. 소규모 업체에 대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며느리가 일을 도와주기로 해서 앞으로 쥬네뜨 와인을 좀 더 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