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외갓집신선가를 찾은 사람들은 한 달에 약 500명에 달했다. 계절마다 제철 농산물을 심거나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도 있었고, 봄에는 한과 체험, 여름에는 물놀이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어 1년 동안 계속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체험을 진행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했다.
“올해 9월에 진행했던 송편 만들기는 재료를 배달해드리고 정해진 시간에 라이브 방송과 설명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민속놀이도 놀이 용품을 전달해드리는 식이었고요. 현장에서 체험을 하는 경우에는 하루에 한 팀만 받고, 체험하는 동안에도 마스크 착용은 꼭 지켰어요. 손 소독이나 체온측정 등 기본적 방역수칙을 지키고 체험을 마친 다음에는 교육 장소와 사용 기구들을 전부 소독했지요.”
이렇게 체험을 진행하며 농산물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미처 다 소진하지 못한 작물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여름 감자다.
기존에는 감자 수확 체험으로 대부분 소화했던 것이 대거 남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구제할 수 있었던 것은 대전광역시의 로컬푸드 인증제도인 ‘한밭가득’이었다. 정진슬 대표는 살충제나 제초제를 쓰지 않고 감자밭을 가꾸었는데, ‘한밭가득’의 약품 검출기준을 통과하면서 전량 로컬푸드마켓으로 납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납품한 감자는 어린이집으로 보내지는 꾸러미에 포함되어 어린이들이 섭취하게 되었다.
“원래는 제가 알레르기가 심해서 약품을 치지 않고 안전하게 재배했던 것인데 이제는 생산자로서 안전한 먹거리를 납품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어요. 사실 코로나19처럼 체험 자체가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생각하지 못했지만, 농촌체험교육이 어린이들에게 중요하고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죠. 마을에서도 적극 도와주시고 계세요. 그래서 단순히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마을 발전을 같이 꿈꾸고 후배 농업인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되도록 ‘함께 가는 농업’을 실천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