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다육식물의 세계로

청운다육농원 최한결 대표

글 ㅣ 김희정사진 ㅣ 황성규
청운다육농원의 최한결 대표가 다육식물 전문 농업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생 때의 일이다.
취미로 다육식물을 키우시던 어머니가 아예 농원을 운영하게 되면서 일손을 돕다가
다육농원의 일이 자신의 적성과도 잘 맞고 비전도 있다고 느낀 것이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IT 계열로 진학을 생각하던 고등학생은 그렇게 진로를 변경했다.
한농대 화훼과에 진학한 것도 이때의 결심이 바탕이 되었다.

무늬도 자라는 모양도 천태만상,
흔한 다육식물은 지양한다

청운다육농원 최한결 대표
청운다육농원에서 키우는 다육식물은 2만 종이 넘는다. 같은 종이더라도 다른 속으로 분류되는 식물들이 많다 보니 그만큼 다른 모습을 지닌 다육식물도 많다. 특히 청운다육농원에서 다루는 다육식물은 돌연변이 형태를 지닌 경우가 많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다육금과 다육철화다. 다육금은 다육식물의 잎사귀가 그 형태는 유지하되 독특한 무늬나 색이 올라오는 것을 통틀어서 부르는 말이다. 우연히 돌연변이가 생겨나는 경우에는 다육식물의 엽록소가 광합성을 하는 능력에 상처가 난 것이기 때문에 건강하게 키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생육환경을 다르게 유지하면서 자연적으로 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월시아 금이 대표적이다. 흰색, 붉은색, 노란색 등의 무늬가 생겨난 하월시아 금은 일반 하월시아 종류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또한 철화는 잎사귀가 자라나는 생장점에 변이가 생기면서 본래 잎사귀의 생김새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형이 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에케베리아 속이다. 에케베리아 속은 ‘국민다육’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수 있는 다육식물이다. 끝이 뾰족하고 넓은 잎사귀가 꽃이 피는 듯한 모습으로 펼쳐진 것이 에케베리아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에케베리아 철화는 이런 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끝이 뾰족한 쌀알 같은 모양의 잎사귀가 삐죽삐죽 올라온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다육식물을 다양하게 키워본 사람들은 이처럼 특이한 모양의 다육식물을 더 반긴다고 한다.
“저희 농원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다육식물을 꾸준히 취미로 가꾸시는 분들이에요. 사실 국민다육이라고 불리는 식물들은 보통 1,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저희 농원에서는 10,000원 이하의 상품이 아예 없어요. 크기나 형태에 따라서는 20만 원대의 다육식물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다육식물을 키워봤고, 독특한 모양과 무늬를 지닌 다육식물이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주로 오시죠.”
이렇게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을 보유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농대를 다닐 때에도 꾸준히 어머니와 농원을 관리하며 연구를 해왔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농대의 커리큘럼 자체가 실습 위주이기도 했지만, 다육식물을 넘어 절화 재배 기술을 폭넓게 습득할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다. 다육식물 재배 기술의 대다수가 절화 재배 기술에서 왔기 때문이다. 퇴비를 땅에 뿌려 토양관리를 하고, 다양한 삽목기술을 실습한 경험은 다육식물 재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농업기술원의 자문을 자주 받았던 것도 이제는 추억이자 든든한 지식이 되었다.
청운다육농원

한농대를 다닐 때에도
꾸준히 어머니와 농원을 관리하며
연구를 해왔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퇴비를 땅에 뿌려 토양관리를 하고,
다양한 삽목기술을 실습한 경험은
다육식물 재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수익활동의 다각화로
시설 확장의 꿈을 꾸다

한농대를 졸업하고 청운다육농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3년째, 청운다육농원은 전주시에서 김제시로 한 차례 확장 이전을 했다. 농원이 번창하면서 확장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전주시 내의 농업용지는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육식물마다 다른 성장기간도 넓은 부지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다육식물은 겨울이 성장기간인 동영, 여름이 성장기간인 하영, 봄과 가을에 자라는 춘추 등으로 갈래를 나눈다. 이 시기가 지났다고 해서 다육식물의 생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 종류별로 세분화된 관리가 필요했다. 현재는 김제시로 터전을 옮긴 보람이 있어 각각 1,983m2(600평)의 하우스 2동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한결 대표는 아직 더 면적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한다.
“저희 다육농원 같은 경우에는 도소매 모두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육식물 관리를 할 설비를 따로 갖추지 않고 저희 농원의 매대를 임대해서 샵인샵의 형태로 장사를 경우도 있거든요. 시설 확장을 해서 임대 사장님들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요.”
청운다육농원
매대를 임대하는 상점들을 비롯한 도매 거래가 주로 단체카톡방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소매 거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청운다육농원의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밴드에 가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식물전문 쇼핑몰인 엑스플랜트에 ‘모아다육’이라는 이름으로 다육식물 판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정가제로 파는 상품도 있지만, 다육금이나 다육철화 같은 경우에는 쇼핑몰 자체 경매시스템을 통해 판매를 진행할 때도 있다. 농원을 직접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저희 농원의 주요 고객들은 30대에서 50대 사이의 다육식물 마니아 분들이세요. 다양하고 독특한 다육식물을 주로 다루다 보니 고객님들의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죠. 사실 사회적으로 주류로 여겨지는 취미생활은 아니지만, 그런 만큼 경쟁자도 별로 없어요. 그런 점에서 다육식물을 키워내는 데 들인 노력을 보상받는 게 어렵지 않은 편이에요.”

경험을 잘 쌓고 진입한다면
발전적인 미래 설계 가능해

청운다육농원
아직 경쟁자가 적은 위치를 점하고 있어서일까. 최한결 대표는 농장 확장과 함께 스마트팜을 활용한 다육식물 재배에 많은 투자를 했다. 비가 올 때 자동으로 지붕을 닫아주는 시스템, 냉난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 차광 시스템 등을 갖췄지만, 의외로 스마트팜에서 떠올리기 쉬운 관수시설은 갖추지 않았다. 바로 다육식물의 특성 때문이다.
“동영식물이나 하영식물이라고 해서, 다른 계절에 생장을 아예 멈추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계절 내내 다육식물을 돌봐줘야 하거든요. 다육식물에 물 한두 번 잘못 줬다고 해서 죽어버리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다육식물이 가장 선호하는 물주기 때를 맞추려면 직접 식물을 관찰하고 물을 주는 것이 제일이에요. 그래서 자동관수 시스템은 설치하지 않고 저와 어머니가 육안으로 확인하며 물을 주고 있어요.”
최한결 대표처럼 후계농의 경우, 농지 구매나 재배 기술 확보 등에 있어서 그나마 부담이 덜하다. 집에서 하던 농사를 도왔던 경험이 있어 크게 헤맬 일도 적다. 그러나 창업농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창업자금에 대한 고민이다. 스마트팜이 각광을 받는 만큼 설치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지만, 기반이 없는 창업농으로서는 쉽게 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예비 창업농 중 다육식물 관련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최한결 대표는 대형 다육농원의 공간을 빌리는 것을 권한다. 큰돈을 들여서 설비를 마련하기 전에 시장 상황을 익힐 수도 있고, 적은 금액으로도 시작해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육식물은 지원 받을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없다 보니 직접 시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잘 되는 농장을 여러 군데 다녀보고 자문을 얻어서 창업을 하는 게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보다 훨씬 낫죠. 무엇보다 다육식물은 다른 화훼류와는 유통 구조가 달라요. 공판장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유통 경로를 잘 알수록 다육식물의 정당한 값을 받을 수 있거든요.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꾸준히 배우고 관리하겠다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이 분야의 길은 밝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청운다육농원

다육식물은 지원 받을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없다 보니 직접 시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꾸준히 배우고 관리하겠다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이 분야의 길은 밝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청운다육농원
주소 : 전라북도 김제시 금구면 황토로 101
연락처 : 010-4548-7033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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