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대한민국의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지닌 곳이다.
경주를 비롯해 안동, 영주, 상주 등 역사가 오랜 지역들이 많아
전통적인 농업의 면모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 경상북도에는 치유농업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적 특색을 발휘해 오감을 새롭게 자극하는
치유농업 여행지로 떠나보자.
재활·교육·돌봄을 농업과 융합하다 ‘경산시 바람햇살농장’
경산시 바람햇살농장은 박도환 대표가 2004년부터 꾸준히 가꿔온 체험농장 겸 치유농장이다. 원래 도시생활을 하며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건강 악화로 큰 수술을 받으면서 귀농계획을 세우게 됐다. 주말마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등 바람햇살농장을 꾸미던 박도환 대표는 치유 개념을 도입했다. 청년 시절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치유농장을 목격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인들은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농장을 찾아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한 농작물로는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다. 농업활동을 통해 휴식을 찾는 영국인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박도환 대표는 바람햇살농장에도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먼저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치유농업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실습장과 원예실습장을 구축했다. 현재 체험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개인텃밭에서 작물을 재배하며 수확까지 할 수 있는 장기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수확하며 얻는 기쁨도 크지만 이를 포장하고 로컬푸드 판매장에 납품하면서 느끼는 성취감도 크다. 발달장애인, 돌봄노인들이 작물을 재배하는 경험을 통해 활동성을 유지하고 사회에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농업자원을 이용한 일회성 체험들도 마련되어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원예치료다. 허브 텃밭에서 싱그러운 허브향을 맡으며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시작이다. 다양한 꽃을 조합해 꽃다발, 리스 등을 만들거나 화분에 허브를 심어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체험이 인기다.
이와 함께 바람햇살농장에서는 체험객마다 적합한 치유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니 자신의 성향이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산은 전국적으로 대추가 유명하다. 바람햇살농장에서는 물과 대추만 푹 고아 만든 대추차를 판매하고 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봄철에 대추차를 따뜻하게 끓여 마시면 체온을 올리고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건강을 위해 바람햇살농장의 대추차를 꼭 마셔보자.
색색으로 물들이는 산꼭대기 힐링체험 ‘군위군 자연닮은치유농장’
자연닮은치유농장은 멋진 풍경의 포토존으로 SNS에서 유명해지고 있는 여행지다. 해발 700m에서 바라보는 산세는 구름이 피어오르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날이 맑을 때는 동화 속 나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하늘 아래 처음 생긴 마을’이라고 불리는 화산마을에 위치해 있어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자연닮은치유농장의 대표 프로그램은 황토방 숙박체험이다. 자연닮은치유농장은 해발이 높아 여름철에도 낮은 기온을 보이기 때문에 구들장을 뜨끈하게 덥힌 황토방에 누우면 몸이 절로 풀리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체험이다.
이와 함께 천연염색체험은 면이나 모시와 같은 천연섬유에 색을 들이는 재미는 물론 촉감과 시각을 자극해 기분을 밝게 만들어 준다. 천연염색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을 가진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염색제로 사용되는 메리골드는 피부염과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있어 피부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는 재료다. 또한 요리체험은 군위군에서 난 제철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덕분에 계절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다양하다. 여름에는 고랭지에서 재배한 푸른 토마토를 이용해 장아찌를 담그고, 겨울철에는 속이 꽉 찬 배추로 김장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외에도 군위군의 특산물인 웅녀마늘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자연닮은치유농장에 들린 체험객들이 추천하는 것 중 하나는 맛있는 아침식사다. 자연닮은치유농장의 김수자 대표가 출장 뷔페를 운영했던 경력을 살려 직접 만든 로컬푸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침식사 메뉴들이 인기를 끌자 김수자 대표를 비롯한 세 명의 여성들이 군위군의 농산물을 이용해 새롭게 만든 브랜드가 ‘자희정 맛있는 반찬’이다. 유기농 농산물을 비롯해 특색 있는 토종농산물을 사용하는 만큼 특색 있고 건강한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전통문화와 농촌자원이 어우러진 힐링체험 ‘예천군 금당실전통마을’
금당실전통마을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농촌 특유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청동기시대의 고인돌부터 금곡서원, 구한말의 저택 터 등이 남아있어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선 중기에 지어진 ‘정감록’에서 천재나 싸움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땅을 뜻하는 ‘십승지지’로 지목받았다는 것도 이 마을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설명해준다.
금당실전통마을은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전통문화와 영농체험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 한옥의 구조를 알 수 있는 한옥집 모형 만들기를 비롯해 1970~80년대 교복체험, 굴렁쇠체험 등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험이다. 또한 탈, 솟대, 밀랍초 만들기 등의 체험은 초·중·고등학생들의 체험학습으로도 좋다. 치유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체험들도 있다. 꽃차 만들기 체험은 꽃이 지닌 색과 향기를 느낄 수 있고, 따뜻하게 데운 꽃차로 몸에 온기를 전해줄 수 있어 힐링을 원하는 체험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영농체험은 계절별로 달라지는데 봄에는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하기 위한 씨앗 뿌리기 체험이 가능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햇살과 바람이 키워준 작물들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들이 이어진다. 감자와 참외, 옥수수, 고구마, 사과 등의 수확체험이 시기별로 이어져 있어 자주 찾아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금당실전통마을을 세찬 바람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송림으로 아침 산책을 나가보자. 마을 안길은 고즈넉한 돌담길로 되어 있어 걷는 맛이 있고, 송림 안으로 들어서면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한층 기분이 싱그러워진다. 솔향이 그윽하게 배어나오는 송림을 걸으며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