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과 신품종 개발로
분재문화를 잇다

행복꽃농원 류호인 대표

글 ㅣ 정수민사진 ㅣ 이제형
‘분재(盆栽)’는 작은 분에 키 낮은 나무를 심어 그 노거목의 특징과 정취를 축소시켜 가꾼 것을 뜻한다.
취미나 장식용으로 식물을 가꾸는 것을 넘어 하나의 예술로도 평가받는 원예 분야다.
현재 분재 기술이나 문화는 일본이 가장 앞서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분재문화를 잇고 새로운 감각으로 한층 발전시켜나가는 곳이 있다.
바로 전북 정읍시에 자리한 행복꽃농원이다.

분재 전문가인 아버지와
함께 가꿔나가는 농원

행복꽃농원 류호인 대표
지난 2014년 1월 설립된 행복꽃농원은 분재 및 조경수사업을 중심으로 시설하우스 1,983m2, 노지 66,115m2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분재를 위해 청희단풍, 소사나무, 소나무 등을 주로 재배하고, 노지에서는 이팝나무, 배롱나무, 팽나무, 진백 등 조경수에 많이 사용되는 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분재 전문가인 아버지 류대삼 대표와 함께 행복꽃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류호인 대표는 설립 이후 매년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농원을 소개한다.
“저희는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생산품을 활용한 체험활동을 비롯해 분재, 관엽식물 등을 소비자와 직거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약 2억 원을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일반인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분재와 조경수 분야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류호인 대표는 가장 먼저 분재 전문가인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며 공을 돌린다.
“아버지는 50년 간 분재를 전문으로 해오셨어요. 그러다 일본으로 연수를 가서 분재·조경 사업을 대대로 하는 농원을 보고 오신 후 저에게 가업을 이을 것을 권유하셨죠. 저도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해 오신 일을 봐왔기에 선뜻 함께 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분재는 오랜 시간 배우고 경험을 쌓아야 아름답고 유려한 형태로 가꿀 수 있다. 분재를 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면서도 특별한 애정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류호인 대표는 분재수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손끝에 애정을 담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경수는 외부에서 보며 즐기는 풍경이라면 분재는 내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가까이 만날 수 있는 풍경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공간과 어우러지도록 균형 잡힌 크기와 모양을 유지해야 하죠. 아이를 다루듯 소중히 관리해야만 분재수를 더욱 아름답게 즐길 수 있어요. 저는 아직도 분재를 배우는 과정이에요. 아버지처럼 멋진 분재를 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분재는 오랜 시간 배우고
경험을 쌓아야 아름답고
유려한 형태로 가꿀 수 있다.

행복꽃농원

드론 등 신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농업의 문 열어

행복꽃농원
아버지와 함께 행복꽃농원을 운영하기로 결심하면서 류호인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해 화훼학과를 전공했다. 한농대에서 이론과 실습을 통해 화훼와 분재를 배우고 졸업 후 본격적으로 행복꽃농원을 운영하며 자신의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낡은 온실을 개량하는 일이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의 ‘신기술 접목 차세대 영농인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 받은 사업비로 전기난방 설비와 이중차단막 등을 설치했어요. 이전에는 화석연료인 연탄을 사용하고 있어서 매시간 연탄을 교체하느라 시간을 많이 들여야 했는데, 이제 그 시간을 다른 일에 활용할 수 있죠. 연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그을림으로 인해 시설물이 금세 부식되던 것도 막을 수 있죠. 또한 이중차단막을 설치하면서 여름철 강한 햇볕에 잎이 타는 현상도 없어졌어요.”
넓은 노지를 관리하기 위해 드론을 도입한 것도 류호인 대표의 아이디어다. 드론을 주기적으로 띄워 높은 곳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만큼 나무의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분기별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비교하면서 생육상태를 파악하고 이상점을 체크하며 분재와 조경수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2021년 농촌진흥청 청년경쟁력 제고사업’에 선정되면서 온라인 홈페이지와 스마트스토어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지역 주민들이 농장으로 직접 찾아오거나 지역농협 로컬푸드매장에 방문하셔서 구입하고 있어요. 전화 주문도 많은데 일하는 중에는 일일이 응대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온라인채널 활성화로 더 많은 잠재고객을 유치하고 체계적인 응대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경수나 분재는 상품화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어 회전율이 높은 관엽식물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류호인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소사나무 신품종을 개발해 식물신품종특허를 등록했다. 일반 소사나무와 달리 황금빛 잎이 나는 돌연변이를 발견해 접목과 개량을 통해 유전자 형질을 고정시킨 품종이다. 짙은 황금색 잎을 띄고 있어 조경수와 분재 소재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업의 발전 위해
청년농업인들이 연대하길

행복꽃농원 류호인 대표
류호인 대표는 한농대에서 다양한 화훼와 조경수, 분재를 접하고, 새로운 농법과 경영법을 배운 것을 토대로 농원을 운영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한농대에서의 배움과 그 시절 만난 교수님, 동기, 선후배들이 지금 류호인 대표의 큰 자산이 됐다.
“지금도 부족한 상품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한농대 교수님 또는 동기, 선후배들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한농대와 ‘청년농 창업·투자 컨설팅 협약’을 맺어 교수님께서 지속적으로 저희 농원에 찾아와 농장경영 컨설팅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만약 한농대가 아니었다면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을 거예요. 정말 든든한 힘이 됩니다.”
한농대에서의 배움과 추억들이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생각하는 류호인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배움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는 전북대학교에서 수목치료기술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화훼와 조경업의 발전을 위해 박사 학위와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계획이다.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이라는 문화가 생겼듯이 반려식물, 반려나무 문화가 확산될 거라고 전망합니다. 그 시기가 오면 나무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서비스가 필요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수목치료기술자 및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나무병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농대 후배들과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지원도 고민하고 있다.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지만 정보가 부족해 용기를 내지 못하거나 도전을 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 청년농업인들을 위해 류호인 대표는 지역 4-H회와 한농대청년연합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많은 청년농업인들은 바쁜 생업 때문에 대외활동에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제 막 농업에 뛰어든 청년들은 낯설고 어색해서 활동을 꺼리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서로 돕는다면 다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위해 청년농업인들이 함께 소통하며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행복꽃농원

청년농업인들을 위해 류호인 대표는
지역 4-H회와 한농대청년연합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행복꽃농원
주소 : 전라북도 정읍시 행정길13
연락처 : 010-8694-3080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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