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기술개발과 아열대 작물
재배로 활로를 찾다
글 ㅣ 편집부 자료 ㅣ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는 폭염, 폭설, 우박, 한파, 집중호우, 가뭄 등 기후변화를 겪고 있으며,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기후변화 대상국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서는 기후적응 감축기반 구축으로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아열대 작물 육성 및 보급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50탄소중립 선언으로
기후변화 대응
우리나라는 지난 1911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 동안 평균기온이 1.8℃ 상승했다. 이는 세계 평균 0.75℃의 2배 이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기후변화와 이상기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재배적지 변화, 기상재해 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만약 현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시 2050년에는 기온이 3.4℃ 상승하고 강수량이 15.5% 증가하여 내륙을 제외한 대부분이 아열대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여름,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남부지역 국가들에서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얼마 전 중국에서는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지며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이제 현실이 되었으며 EU, 미국 등 세계 120개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온실가스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050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신기후체제에 대응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수단의 구체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의 재배적지가 변경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현실이 된 농업분야 역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시스템화에 앞장서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신기후체제의 선제적 예측·적응 및 감축 대응체계 마련’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 개발 및 평가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축산 온실가스 배출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총 2,119만 톤CO2-eq이었으며, 재배부문에서 55.6%, 축산부문에서 4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는 2030년 농축산 부문에서 1,900만 톤CO2-eq.까지(2030 NDC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농업 비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기술 개발
농촌진흥청은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국가고유 온실가스 배출계수 30종을 개발하여 검·인증 및 등록을 완료했다.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 농업현장에서 직접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배출량 산정 정확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농업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신규 감축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바이오매스를 열분해하여 만든 바이오차를 밭 토양에 적용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 평가하고 있다. 바이오차는 토양에 탄소를 격리하여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밭에 배출되는 온실가스원인 아산화질소의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
바이오차 4종(왕겨, 보릿짚, 펠렛, 가축분)을 밭토양 4종(관행, 개간지, 시설, 간척지)에 시용하여 온실가스 저감량을 측정·분석한 후 바이오차 현장 사용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6월부터는 익산에 저탄소 벼 재배 시범단지 구축하고 온실가스 측정용 챔버를 설치하여 자동수위조절장치(자동물꼬)를 활용한 중간물떼기, 중간물떼기+걸러대기 등 논물 관리를 통한 기술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아울러 새만금·농업지역의 미세먼지 모니터링과 농경지 암모니아 배출량 산정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요인을 분석하고, 영농형태별 농업분야 암모니아 배출계수 개발 및 정책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폭염, 폭설, 집중호우 등으로 농업에 피해를 입고 있는 농장 및 농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기상재해 예방을 위한 농장맞춤형 기상·재해 예측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의 정확도 향상을 통해 농가 활용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생육상태를 고려한 작물 맞춤형 재해위험 판정기술 및 농장규모의 기상정보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전국 통합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까지 40개 시·군, 34개 작물까지 조기경보서비스를 확대하고, 2027년까지 150개 시·군, 50개 작물까지 점진적으로 확대·장착시킬 목표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농경지 관측용 드론 영상촬영 및 영상정보 제공, 농업위성 정보 활용기반 구축, 정보활용센터 설립을 추진하여 농업환경 계측과 작황 평가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이 실현되면 과학적인 작황 예측을 통해 수급과 관련한 정책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농작업 시 농업인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작물 재배,
신소득으로 이어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농업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재배적지 변화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 등의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장기간 지속되어야 하며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를 활용한 미래 신소득 작물 재배가 필요하다.
최근 지구의 온도상승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지역은 2020년 기준 경지 면적의 10.1%에서 2060년 26.6%, 2080년에는 62.3%로 늘어나 한반도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권에 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아열대작물 연구를 2008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총 52종의 아열대작물을 도입했으며,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20종을 선발했다. 그리고 백향과, 망고, 용과 등 과수 8종, 여주, 롱빈, 아티초크 등 채소 7종 등 총 15작목의 재배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아열대 과수 중 망고는 열풍기, 히트펌프, 다겹보온커튼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46%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나무 키를 낮게 키우는 방법으로 노동력 36% 절감과 상품률 20%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 및 지원을 통해 2020년 2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아열대작물 재배농가는 1,376호로 조사되었다. 재배면적은 311.4헥타르(ha), 생산량은 5,697.3톤에 달하고 있다. 특히 아열대 작물 가운데 망고, 파파야, 용과, 올리브의 재배면적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망고, 용과 등 아열대 작물은 태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수입산이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산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국내산이 신선하고 안전하다는 소비자의 평가가 있는데, 수입되는 과정에서 방부제처리, 방역을 위한 훈증처리 등을 하지 않아 맛은 물론 건강까지 보장한다. 또한 농장에서는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를 선호하고 있어 아열대 작물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이를 대응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과 도전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