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 연구관은 세네갈에 파견되어 활동했다. 농촌진흥청의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인 KAFACI를 통해서였다. KAFACI는 아프리카의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다. 채소, 가축, 생명공학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강경호 연구관은 그중에서도 전문분야인 벼 육종 과제 책임자로 일했다.
“그동안에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국내로 초청하여 교육을 하거나 육종기술을 가르쳐주는 수준이었어요. 제가 세네갈에 가면서부터 현지에 육종기지를 설립하고 보다 적극적인 사업이 이루어졌죠. 육종전문가가 직접 현지에 파견되어 있으니 아프리카에 적용할 수 있는 다수성 품종, 양질 품종의 육종재료를 만들어서 직접 19개 파트너 국가들에게 주었어요. 우리가 육종재료를 줌으로써 현지에 계신 분들이 스스로 품종을 육종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되었지요.”
국립식량과학원 벼 재배실
세네갈에서 재배 중인 벼
아프리카에서 쌀 생산이 중요한 문제가 된 데에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의 영향이 크다. 인구가 증가하여 쌀 소비량이 늘었고,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면서 쌀 수요가 더욱 급증하였다. 도시에서 필요한 쌀이 시골에서 생산되어 들어와야 하는데, 아프리카 실정은 시골에서도 가족들이 먹을 정도만 쌀을 생산하다 보니 쌀 생산을 큰 곡물회사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곡물회사에서는 도시에 팔거나 수출할 목적으로 쌀을 재배하지만 쌀의 품질이 떨어지고 소비량을 채우기도 부족해서 결국 수입쌀에 의존하게 된다.
“통일형 품종과 아프리카 자원을 활용하여 아프리카에 적용할 수 있는 품종을 만들었어요. 현재까지 세네갈에서 2품종, 말라위 2품종, 말리 1품종 등 총 5개 품종이 개발되었습니다. 식미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도시에서는 밥맛 좋은 쌀을 찾게 되니 생산이 유발되죠. 식미가 좋으면 농가들도 비싼 값에 팔 수 있고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세네갈의 경우 통일벼를 개량한 이스리 품종은 수입산만큼 가격이 높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다. 강경호 연구관은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원조다”라는 생각으로 세네갈 사람들과 협력해왔다. 그 결과 식미도 좋고 수확량도 세네갈 현지에서 전국적으로 재배하고 있던 사헬의 2배가 되는 이스리를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