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람으로 키워낸
진짜 곶감

귀감 유진국 대표

글 ㅣ 김유진사진 ㅣ 하지홍
본격적으로 날이 추워지는 이맘 때쯤이면 생각나는 간식이 있다.
쫀득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달콤한 곶감이다.
경상남도 함양군에는 유황훈증을 거치지 않고 첨단 설비로
건조·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해낸 건강한 곶감이 있다.
20년 이상의 경력으로 곶감 명인이 된 유진국 대표와
지난해 귀농해 함께 일하고 있는 아들 유한무 감사가 만든 ‘귀감’의 곶감이다.
곶감과 관련한 제품을 개발하며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진짜 곶감을 만드는 귀감을 찾아갔다.

유황훈증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

귀감 유진국 대표
귀감 유진국 대표
유진국 대표가 함양에 자리잡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수원에 거주하던 유진국 대표의 가족은 가족여행 차 함양에 놀러왔다.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맑은 공기를 쐬다보니 이곳에 자리를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노루 발자국이 있고, 창 너머로는 강이 보이는 곳에 있으니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밥을 먹던 식당 아주머니에게 무작정 땅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죠. 그로부터 3년 뒤에 땅을 사고 집을 짓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막상 수입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죠.”
유진국 대표는 원래 수원에서 어린이동화책 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업은 갈수록 잘 되었지만, 욕심을 부리다 보면 귀농을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과감히 사업을 정리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꿈꾸던 함양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귀농한 뒤로는 정착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어요. 벌도 치고, 된장도 담가봤는데 수입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함양군에서 곶감 기술자를 초빙해서 10개 작목반을 만든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해 기술을 쌓았죠. 기술이 쌓여 곶감 맛이 좋아지니 단골 손님들도 생기고 알음알음 소개도 해주면서 이제는 가업이 될 만큼 많은 소비자분들이 찾아주시고 계십니다.”
곶감은 말리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삼한사온으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생기는 당도가 곶감 맛을 좌우하니 하늘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날씨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삼한사온처럼 인위적으로 얼렸다가 녹이기를 반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냉동실, 전용숙성실, 건조기 등 시설이 필요했습니다. 최상급 곶감을 만드는 데 적합한 설비들을 연구하고 하나씩 들여놓았지요. 하지만 좋은 설비만 있다고 해서 바로 좋은 곶감이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가 5, 6년 전부터 기술이 자리 잡고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곶감을 생산하는 많은 농장에서는 유황훈증 과정을 거친다. 유황을 태워 곶감에 이산화황을 입히는 것인데 곰팡이가 피지 않고 핑크빛의 고운 빛깔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귀감은 색은 조금 투박할지라도 할머니가 주셨던 옛 곶감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혹시 모를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황훈증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안전하고도 맛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귀감의 곶감을 먹어본 소비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귀감을 찾을 수밖에 없다.
곶감 선물세트
곶감 선물세트
대봉 곶감
대봉 곶감

지속가능한 친숙한
곶감을 위하여

유한무 감사와 유진국 대표
유한무 감사와 유진국 대표
곶감의 맛을 위해서는 어떤 감을 사용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귀감은 함양 산천의 고종시감을 사용한다.
“고종시감은 고종황제에게 진상을 했던 감으로도 유명합니다. 곶감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선 원재료인 감의 품질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고종시감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곶감을 제조할 때도 직접 하나하나 눈으로 보고 일일이 손으로 만져보며 숙성 및 건조 과정을 살피고 있습니다.”
귀감의 곶감이 소비자들에게 점점 호응을 얻으며 서울에서 일하던 둘째 아들이 내려와 지난해부터 함께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무 감사는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아버지의 곶감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감의 상태를 살피거나 유황훈증을 하지 않은 곶감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여러 기술적인 면에서도 자신이 있었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전수를 받으면서 조금 더 혁신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곶감을 더 대중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귀감은 산양삼 곶감을 포함해 옻물 곶감, 사과 곶감, 허브 곶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곶감 아이스바 등 기능성과 편리성을 더한 곶감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명절 등 특별한 날에만 먹는다는 인식이 많은 곶감을 일상에서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아들이 제안하는 것을 하나씩 하다 보니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해야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드는 사람 역시 행복하게 만들어야 좋은 곶감이 나온다고 생각해서 요즘은 곶감을 말리면서 교향곡을 듣기도 합니다. 신기하게 음악을 들은 곶감이 훨씬 맛이 좋더라고요.”
귀한 곶감이자 곶감의 귀감이 되겠다는 귀감의 뜻처럼, 유진국 대표와 유한무 감사는 곶감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디자인과 포장재에도 신경을 쓰며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양삼 곶감공장을 설립하여 더 많은 소비자에게 고급 곶감으로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급 선물용 산양삼곶감을 준비 중인데 함양농업기술센터에 성분분석 등을 의뢰했어요. 곶감이 70% 정도 말랐을 때 산양삼 추출물을 뿌려주는데 산양삼의 좋은 성분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곶감인지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올해 1월에 출시하는 데 설 명절에 특별한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합니다.”

귀한 곶감에 담긴 진심

귀감은 현재 카카오스토리 채널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고종시감으로 만든 곶감과 대봉 반건조 곶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귀감을 믿고 재구매를 하면서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고객들이 가끔 곶감에 대한 문의를 하면 속상할 때가 있다.
“인터넷에 꼭지가 사각형인 곶감은 중국산이라는 정보가 올라오고는 해요. 자동박피기로 고종시감과 대봉감을 깎는데 고종시감은 감꼭지가 둥글게 깎이지만 굵은 대봉감은 감꼭지가 거의 사각형으로 깎이니 중국산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유황훈증을 거치지 않아 다른 곶감처럼 분홍빛을 띠지 않다보니 더욱 그런 오해를 받는 것 같습니다.”
유진국 대표와 유한무 감사는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품질 좋은 곶감을 생산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SNS를 통해 곶감을 제조하는 과정을 숨김 없이 소개하고,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곶감이 일상적으로 소비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편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추천하기도 한다.
“곶감을 활용할 수 있는 요리는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우유와 함께 갈아서 곶감라떼를 만들거나 곶감 안에 유자청, 견과류 등을 넣어서 만들어 먹어도 좋지요. 특히 곶감라떼는 꼭 한 번 만들어 드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곶감을 먹으면서도 산양삼 등의 좋은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귀감은 이름 그대로 곶감 농가들과 소비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곶감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곶감귀농학교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소비자에게 예쁜 곶감보다 귀한 곶감을 드리자는 것이 귀감의 최종목표입니다.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편하고 쉽게 드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귀감 유진국 대표

귀한 곶감이자
곶감의 귀감이 되겠다는 귀감의 뜻처럼
유진국 대표와 유한무 감사는
곶감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귀감
주소 |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운서길 119-12
전화 | 010-5473-6226
홈페이지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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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정두균 자문위원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정두균 자문위원
유진국 대표는 항상 소비자를 우선하여 상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함으로써 앞으로 더욱 맛있고 안전한 곶감을 생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많은 소비자 분들이 귀감의 곶감을 신뢰하고 사랑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자문위원으로서 앞으로 강소농들이 6차 산업과 연계한 생산, 판매, 가공, 저장, 체험으로 농업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상품을 다양화하여 연중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