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와
국민 건강을 위한 토양관리
1960년대에는 어려운 경제상황, 농업기술 부족 등으로 생산되는 식량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면, 현재는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안보의 위협, 환경파괴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먹거리 안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기후위기에 대응한 유기농 저탄소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은 친환경 농업 확대·보급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연구·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해선 친환경 농업이 중요하다. 친환경 농업이란 토양에서의 생물적 순환과 활동을 촉진하고, 농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보전하기 위해 화학비료나 제초제, 농약과 같은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여 건강한 환경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친환경 농업의 첫걸음은 토양관리다. 토양은 작물이 자라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0년 5월 1일부터 시행된 공익직불제의 원활한 이행 점검을 위해 같은 해 6월, ‘비료 사용기준 준수 이행 점검 기준에 관한 규정’을 제정·시행했다. 이 규정은 공익직불제에 근거하여 농업인에게 토양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토양 관리요령을 익히도록 해 작물재배에 적합한 토양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공익직불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작물재배 전 토양검정으로 토양 pH, 유기물, 유효 인산, 교환성 칼륨 등 화학성분 함량을 점검하고, 토양양분이 높게 나올 경우 작물재배 후 토양검정을 추가로 실시해 판정하고 있다. 또한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
soil.rda.go.kr)’에서는 토양검정 신청을 비롯해 작물별 비료처방사용량 정보 제공, 비료사용처방서 발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토양관리를 위한 노력은 소중한 우리 토양, 그리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환경자원을 살릴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다. 또한 농업인에게는 비료 사용기준 등 의무사항 준수에 따른 소득을 보전하고, 국민들에게는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안전 국산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친환경 농산물 가치 확산…
‘흙의 날’ 기념 행사로
인식 확대 추진
농촌진흥청은 지난 2월,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 확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소비자 패널 9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친환경 농산물 구매자는 전체 응답자의 78.0%였으며, 구매 이유는 안전성(44.9%), 건강증진(24.7%), 품질 우수(13.7%), 환경 보전(6.4%)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에 대해 응답자 86.5%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같은 가격이면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친환경 농산물 신뢰도는 구매자의 경우 5점 만점에 4.05점을 줘 비구매자(3.3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친환경 농산물 소비가 수질오염 방지(4.25), 토양 보호(4.24), 생물 다양성 증진(4.23), 지구온난화 예방(4.14)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친환경 농산물을 농업인들이 정직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지원체계의 마련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건강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가치소비’할 수 있도록 신뢰성 향상 및 소비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홍보가 필요하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2022년 3월 11일, 제7회 ‘흙의 날’ 기념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흙의 날’은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정한 법정 기념일로, 농촌진흥청은 기념 행사에서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흙의 가치를 공유할 계획이다.
또한 ‘기후변화 위기와 토양’ 등을 주제로 전문가 2~3인이 참석해 토크콘서트를 열고, 한국토양비료학회와 공동으로 ‘탄소중립과 디지털 토양관리’를 주제로 학술 토론회를 개최해 의미 있는 의견들을 나눌 예정이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친환경 국산 농산물을 생산하는 일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환경을 보호하고, 먹거리가 생산되는 터전인 토양을 관리하고, 정직하게 친환경 농업을 수행하고, 또 이러한 가치에 공감한 현명한 소비가 모두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