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가득 담긴
깨끗한 꿀

청우양봉원 유희영 대표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박형준
청우양봉원 유희영 대표는
‘성실하게 꿀을 따서 소비자에게 자연에서 얻은 것만 전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43년째 양봉농가를 운영하고 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벌에게서 사는 법을 배우며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꿀과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 청우양봉원 유희영 대표.
파이(π)워터 농법 등을 개발해 ‘벌박사’라고도 불리는 그를 만나봤다.

끈기로 이어나간 양봉

청우양봉원  유희영 대표
청우양봉원 유희영 대표
전라북도 완주에 위치한 청우양봉원은 품질 좋은 토종꿀을 생산·판매하는 것으로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유희영 대표는 고향인 완주에서 43년째 양봉농사를 지으며 묵묵히 외길을 걸어왔다.
“작은 아버지와 형님이 양봉을 하셨습니다. 작은 아버지가 43년 전 제주도로 꿀을 채취하러 가신다고 해서 제주도를 구경할 겸 따라 나섰지요. 형편이 어려우니 대학은 못가고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그렇게 도착한 제주도에서 양봉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작은 아버지와 형님의 권유도 있었고요.”
벌통 20개로 시작한 양봉농사는 쉽지 않았다. 갑자기 봉군이 폐사되는 등 정성을 다해 키우던 벌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꿀을 모으기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벌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 덕분인지 2006년에는 벌통이 200개로 늘었다. 그리고 꾸준히 규모를 키운 결과, 현재는 2,000~2,500개가량의 벌통을 관리하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완주를 중심으로 거제도와 해남에서도 양봉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벌은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서 거제도와 해남의 기후가 적합합니다. 꽃도 다른 지역보다 보름 정도 일찍 피고요. 거제도와 해남에서 키운 벌은 경남 지역의 양봉농가나 화분매개가 필요한 딸기농장에 모두 판매하고 있습니다.”
벌을 크게 키워서 빨리 분양하는 것이 양봉농가의 수익을 결정한다. 또한 화분매개가 필요한 딸기, 참외, 수박 등 과채류 생산농가에도 튼튼한 벌을 분양해 수정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유희영 대표는 어떻게 하면 더 튼튼한 벌을 키울 수 있을지 고민했고, 파이워터 농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파이워터 농법 개발로
신지식 농업인 선정

파이워터 농법은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양봉원을 견학하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물이 맑은 산골지역에서 키운 벌이 논이 많은 곳에서 키운 벌보다 건강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깨끗하고 좋은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듯 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들에게는 좋은 물이 필요합니다. 농약 등에 오염된 물을 마시면 성장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바이러스에도 잘 걸립니다. 어떻게 좋은 물을 공급할 수 있을지 찾던 중 파이워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유희영 대표는 미생물이나 이상 세포 증식 억제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이워터 제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파이워터 농법을 완성했다.
“파이워터를 벌에게 먹이니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벌이 훨씬 튼튼하게 자랐고 면역력이 높았습니다. 산란율도 좋았고요.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좋은 양분을 섭취하고 태교를 하면 건강하게 태어나듯 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는 모든 벌에 파이워터를 먹이는 것은 어려운 면이 있이 여왕벌을 대상으로만 파이워터 농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유희영 대표는 파이워터 농법으로 지난 2006년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숫벌을 이용해 프로폴리스를 액체화하는 신기술을 개발하여 2009년에 특허를 취득했고, 인공사육으로 토종호박벌 대량 증식에도 성공했다. ‘양봉은 하늘에 맡긴다’라는 말도 있지만 유희영 대표는 스스로 노력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쁜 양봉업을 하면서도 시간을 쪼개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꾸준히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청우양봉원의 벌들

옛날과 다르게 지금은
벌을 기르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기후변화에 맞춰
기술도 발전해야 합니다.

농업을 살리기 위한
꽃나무 식재되길

현재 청우양봉원에서 생산·판매하는 꿀은 아카시아꿀, 복분자꿀, 때죽꿀, 밤꿀 등 4가지다. 아카시아꿀과 밤꿀은 다른 양봉원에서도 많이 생산하지만 복분자꿀과 때죽꿀은 유희영 대표가 직접 채취한 야생 복분자와 때죽을 혼합하여 만든다.
“때죽꿀은 특유의 향이 매력적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 분들은 익숙한 아카시아꿀이나 밤꿀을 많이 찾으시지만 최근에는 때죽꿀이나 복분자꿀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직접 채취한 로열젤리는 드시기 편하게 꿀에 섞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우양봉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벌들이 대량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청우양봉원도 피해를 입었다.
“옛날과 다르게 지금은 벌을 기르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기후변화에 맞춰 기술도 발전해야 합니다. 벌들은 최선을 다해 사람들에게 꿀을 선물합니다. 사람 역시 그에 보답하여 온도 조절도 해주고 병이 오면 치료도 해줘야 하지요.”
유희영 대표는 올해 수벌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별꿀·수벌번데기 고추장 등 가공식품에서 새로운 사업의 방향성을 찾은 것이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좋은 양봉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땅이 좁지만 산이 많습니다. 제 욕심이긴 하지만 산에다 꽃나무를 많이 식재하면 양봉농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벌이 살아야 농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양봉농가를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농업 전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작게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건강한 벌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유희영 대표
건강한 벌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유희영 대표
청우양봉원이 생산·판매하고 있는 꿀 제품
청우양봉원이 생산·판매하고 있는 꿀 제품
청우양봉원
주소 :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신수로 29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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