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콩과 잡곡 생산
농업인들과 함께
꿈을 이루다
샘물영농조합법인 박정웅 대표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박형준
샘물영농조합법인 박정웅 대표는 농업인들과 상생하며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데 기업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오늘도 70농가와 함께 콩과 잡곡을 재배하며 꿈을 일궈나가고 있다.
콩 농사 가능성 발견,
대기업과 콩나물콩 계약 재배
샘물영농조합법인은 경북 구미시 도개면에서 콩나물콩과 대두콩, 그리고 귀리, 수수, 보리 등 다양한 잡곡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박정웅 대표는 지역 농업인들과 힘을 합쳐 조합을 설립한 후 기계화를 통해 재배 면적을 급격하게 늘려나갔다. 30ha에서 시작했던 농지는 현재 126ha까지 늘어나며 품질 좋은 콩과 잡곡을 대량 생산해 대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다.
“부모님이 버섯 재배를 하셨지만 저는 일반 회사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 두 분이 일하는데도 회사일로 밤늦게까지 일하곤 하는 저보다 수입이 훨씬 많았습니다. 농업에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28살에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이죠.”
박정웅 대표는 대학교 2학년 때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선진농가로 장기현장실습을 갔다. 콩을 재배하는 농가였는데, 기계화가 무척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당 26~30ha를 경영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기계화해 콩을 재배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에 돌아와 저 혼자 콩 농사를 조금씩 지어봤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콩 농사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마침 경상북도농업기술센터에서 ‘CJ 가공업체용 콩나물콩 시범사업’이 나왔습니다. 지역에서 19농가를 모아 사업에 지원했고, 선정되면서 30ha에서 콩나물콩 농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기계화와 조합원 상생으로
균일한 품질 유지
콩나물콩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선 기계화가 필요했다. 콩나물콩 시범사업을 하면서 콤바인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콩은 수확이 제일 중요합니다. 사람이 직접 수확하려면 힘들어서 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콤바인을 사용하면 콩 수확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노동력,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콩을 깨끗한 상태로 수확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박정웅 대표는 조합원들에게 재배기술을 교육하고 파종, 제초제 살포, 수확 등 시기마다 필요한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균일한 품질과 높은 생산성을 위해선 법인이 중심이 돼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박정웅 대표의 생각이다.
“조합에서 농지 126ha 전체에 파종, 제초제 살포, 수확 등을 전부 다 해주고 있습니다. 논농사보다 더 쉽게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맞춰주고 있는 것이죠. 농업인들은 땅만 있어도 일정 수준 수입이 생긴다는 신뢰와 신념 아래에서 함께 상생할 수 있습니다. 농업인들의 소득을 올리는 데 저희 조합법인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기계화를 실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콤바인은 현재 3대까지 늘었으며, 콩색채선별기를 구비해 시간당 1톤씩 선별하고 있다. 콩나물콩 크기와 색깔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누고, 콩 외 작은 돌멩이는 거의 걸러내 깨끗한 상태로 포장하고 있다. 이렇게 포장된 콩나물콩은 콩 전용 저온창고에 보관해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업체와 대량구매 고객에게 납품된다. 1년 내내 늘 납품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것이다.
“콩 면적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품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콩 크기가 일정하고 깨끗해 발아율이 높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지에이피(GAP) 인증도 받았습니다.”
청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샘물영농조합법인은 콩나물콩, 대두 등을 106ha, 수수, 보리 등 잡곡을 20ha에서 재배 중이다. 계약재배가 80%, 온라인 판매가 20%를 차지한다. 높은 품질로 업체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으며 재배면적이 점차 늘고 있다. 참여하는 농가 수도 19농가에서 70농가로 늘어났다.
“규모가 커지면서 더 많은 도전과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촌진흥청 우수콩협업농장으로 선정되면서 저희 농지에서 콩 신품종 적응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서리태 품종인 경흑청은 시범 재배해보니 품질이 좋아 계속 재배하고 있습니다. 수익을 내려는 사업이라기보단 더 좋은 품종을 완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샘물영농조합법인은 앞으로 밀 재배를 확대할 계획이다. 쌀이나 잡곡 소비가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지난해 12월 국산 밀을 심었다. 건강에 좋은 우리 통밀 제품으로 소비자를 만날 생각이다.
“2022년에는 농촌진흥청 스타청년농업인에 선정되어 지역 청년 인재들을 발굴하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개인이 식량작물을 재배하면 생산비를 건지기도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역량을 모아서 함께 농사를 짓고 유통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꾸준함을 가지고 상생한다는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농업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