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 선순환
푸드플랜
글 ㅣ 김제림
우리 식탁에 올라온 먹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는 먹거리가 어떻게 재배·수확되고, 포장과 유통과정을 거치는지 알기 어렵다.
특히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된 먹거리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다.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먹거리 안전성에 대해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
푸드플랜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 전략이다.
푸드플랜은 전 세계 먹거리 트렌드
푸드플랜은 지역 먹거리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등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어 관리한다. 농업 대상을 농업인에서 지역 주민으로, 단순 농업에서 먹거리 산업으로, 농촌지역에서 지역사회로 확장한다. 지역 내에서 먹거리를 생산·소비하는 사람들과 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즉, 지역 구성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공급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로컬푸드와 유사하지만 보다 지역을 매개로 통합적인 먹거리 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푸드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2000년 초반부터 도시별로 계획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런던, 암스테르담, 샌프란시스코, 뉴욕, 토론토, 밴쿠버 등이 대표적이다. 푸드플랜은 지난 2015년 밀라노 국제엑스포에서 밀라노 도시 먹거리 정책협약을 통해 더욱 확대되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 개가 넘는 도시가 지역단위 푸드플랜을 도입하고 있다.
지역단위 푸드플랜 기반 구축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전주시와 2017년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푸드플랜을 수립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플랜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농촌진흥청 사업과 묶어 ‘푸드플랜 패키지 국비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지자체(도시)는 5년 동안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 농산물 안전분석실 구축 등 지역단위 푸드플랜 추진을 위한 다양한 기반을 구축한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지원 사업’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가공시설을 설립할 자본이 없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창업 교육, 시제품 생산 기술 등 종합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지역 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농업인과 창업인들은 다양한 농산물 가공식품을 생산해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먹거리를 굳이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먼 지역에서 구입하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먹거리를 위해
그동안 식품 물류시스템이 발달해 먼 지역 먹거리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운송과정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 물질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푸드플랜은 지역 내에서 먹거리가 유통되므로 유통거리 단축을 통한 환경 보호 효과도 있다. 또한 유통거리가 짧아진 만큼 신선하고, 안전 위해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다.
농촌진흥청은 푸드플랜 확대와 정착을 위해 농산물 우수관리 제도(GAP)와 연계해 재배·유통 단계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생산과정 위생관리 시스템 구축과 살균 기술 개발 등 농산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푸드플랜은 농업인에겐 책임감 있는 먹거리 생산과 경쟁력을, 소비자에겐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모든 사회 구성원에겐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지속 가능한 농업과 먹거리를 위해 우리 모두 푸드플랜에 관심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