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이 필요한 봄철
약용작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글 ㅣ 김주희 자료제공 ㅣ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박신영 농업연구사
차가운 겨울 기운이 물러가고 날씨가 따뜻해지며 생명력이 움트는 봄에는 기운을 북돋아주는 약용작물로 건강을 돌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있는 약용작물은 겨우내 탁해진 피를 맑게 하고, 움츠러들었던 뼈 마디마디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장애 개선에도 효과적인 약용작물의 세계로 초대한다.
활력을 불어넣는
봄철 약초 삼총사
봄철 약초인 ‘우슬’은 들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로, 굵은 마디가 소의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쇠무릎’으로 불린다. 우슬은 관절염 개선에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아준다. 트리터페노이드란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어 항염, 항산화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우슬’은 주로 잎과 줄기를 식용으로 쓴다. 어린순을 데쳐 나물로 무쳐 먹으면 봄철 입맛을 돋아준다. 뿌리는 주로 약으로 쓰는데, 가정에서는 9~15g 정도를 물 1리터에 넣고 달여서 마시면 기운을 되찾는데 효과적이다.
특유 향이 있는 ‘천궁’은 기혈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약용작물이다. 혈액, 비뇨기, 면역, 호흡기 계통에 효과적이며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두통과 빈혈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왔다. 특히 기름 성분인 테트라메틸피라진 등이 들어있어 혈액순환과 비타민E 결핍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궁’은 직접 먹기 보다는 물 0.5리터에 뿌리줄기 3∼6g 정도를 넣고 달여 차로 마시면 좋다.
봄에 만날 수 있는 ‘삼백초’는 꽃과 뿌리가 흰색인 것이 특징으로, 차와 건강식 요리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뿌리를 제외한 줄기 등에 들어있는 기름 성분은 항암, 항균, 해독작용과 함께 부기를 내려주는 효과가 있고, 오랫동안 민간에서는 변비 치료제로도 사용해 왔다. ‘삼백초’는 물 0.5리터에 전초(잎, 줄기, 꽃, 뿌리) 10∼15g 정도를 넣고 달여 편리하게 마실 수 있다.
약방에 감초,
국산화 길이 열리다
어떤 일에나 빠짐없이 있는 사람 또는 물건을 가리켜 ‘약방에 감초’라고 한다. 한약방에서는 여러 약초를 달여 약을 만드는데, 쓴맛이 강해 뿌리가 달고 맛있는 감초를 넣어 마시기 편하게 만들어준다. 감초가 안 들어가는 한약이 없을 정도라 한약방에는 항상 감초가 있어 생긴 속담이다.
하지만 감초가 달기만 한 약초는 아니다. 근육과 뼈를 튼튼히 만들어주고, 해독작용, 간염, 두드러기, 피부염, 습진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근육이완, 이뇨작용, 항염작용이 있으며 소화성궤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모든 약의 독성을 조화시켜 약효가 잘 나타나게 하는 특징이 있어, 나라의 원로, 임금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국로(國老)라고 불리기도 하는 약용작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감초를 대부분 수입해 사용해 왔다. 감초는 주로 중앙아시아 유럽 건조지역에서 재배가 용이해 우리나라에서는 습도가 높은 기후 영향으로 약용작물로서 감초를 재배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11월,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처 간 협업을 바탕으로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외 감초 자원 중 ‘만주감초’와 ‘유럽감초(광과감초)’를 이종교배해 2014년 ‘원감(元甘)’ 품종을 개발하고 생산성과 지역 적응성을 검증했다. 또한 2019년부터 3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신품종 감초 국내 활용을 위해 의약품(한약재) 품질 기준과 규격 설정에 필요한 연구·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원감’ 품종은 기존 감초보다 생산성과 지표 성분이 2배 이상 높고, 점무늬병 저항성을 지녀 안정적으로 국내 재배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동물실험 등 독성시험 결과, 독성학적으로 유해한 변화가 없었고 유전독성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존 감초 품종과 일부 효능 모델에서 약리 활성도 동등한 수준임을 판명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초 신품종인 ‘원감’을 약전에 등재하기 위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약전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농가에 보급할 계획으로, 오는 2025년까지 감초 국산화율 15% 이상을 목표로 해 신품종 계약 재배, 지역특화 산업육성, 소비 촉진을 위한 소재 개발 등 활성화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조인 추출물을
이용한 건강음료
산조인은 일명 멧대추라고 불리는 산대추 씨앗을 말한다. 산대추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재배하는 대추와는 효능에 차이가 있어 쓰임도 다르다. 특히 산대추 열매 속에 있는 씨인 산조인은 수면 장애 개선과 신경과민 진정,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산조인을 비롯해 당귀, 숙지황, 감초 등 약용작물 추출물을 활용한 항 스트레스 조성물과 제조방법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조인 추출물은 뛰어난 면역 활성과 항산화 효과를 보였으며, 심신 안정으로 소화기 기능 활성과 숙면에 도움을 주어 근본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불안 감정 해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식품 가공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0년 민간 식품업체에 산조인 추출물을 포함한 항 스트레스 조성물과 제조방법을 기술 이전했으며, 현재 이를 활용한 건강용 음료가 개발·생산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약용식물이 개발·활용되며 보다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다. 기온 변화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봄철, 우리 약용작물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항 스트레스 조성물 적용 음식
고소하고 부드러운 대추죽
재료
불린 찹쌀 100g, 대추 6개, 참기름 1큰술, 물 6컵, 소금, 첨가제 분말(항스트레스 조성물) 1큰술
만드는 법
① 대추는 씨를 발라 다진다.
② 냄비에 참기름을 넣고 불린 찹쌀을 충분히 볶는다.
③ 찹쌀이 볶아져 투명해지면 대추, 물, 첨가제 분말을 넣고 끓인다.
④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에 찹쌀이 충분히 퍼질 때까지 끓여 죽을 완성한다.
달콤한 고구마 양갱
재료
고구마 500g, 설탕 100g, 첨가제 분말(항스트레스 조성물) 1.5큰술
한천 불리기 : 물 250mL, 한천가루 2작은술
만드는 법
① 고구마는 삶아 물을 버리고 으깬다.
② 물과 한천은 1시간 미리 불린다.
③ 불린 한천에 설탕과 으깬 고구마, 첨가제 분말을 넣고 잘 섞어준다.
④ 냄비에 3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눌지 않게 저으면서 5분간 끓여준다.
⑤ 틀에 담아 냉장고에서 3시간 굳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