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바 농장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발까지
지속 가능한 농업을
꿈꿉니다

데메테르팜앤팜 조영우 대표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박형준
달콤한 맛과 향긋한 향이 매력적인 열대과일 구아바.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가야지만 맛볼 수 있었던 구아바를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농장이 있다.
전북 군산에 자리한 데메테르팜앤팜이다.
구아바 생과부터 잎을 활용한 가공식품, 수면장애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인 건강음료까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데메테르팜앤팜을 찾아갔다.

부가가치 높은
구아바 농장을 시작하다

데메테르팜앤팜 구아바 온실에 들어서자 초록색 구아바 나무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13,223㎡ 규모에 구아바 3,500그루가 심어진 농장은 마치 작은 열대우림과 같은 모습이다. 구아바는 해외에만 있는지 알았다고 얘기하자 조영우 대표가 웃으며 우리 종자라고 설명한다.
“농장에 심은 구아바는 우리나라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품종이라 엄연한 우리 종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구아바를 전문으로 하신 분을 찾아가 3년 정도 배우고, 품종보호권까지 이전을 받았습니다. 현재 농장에는 3종을 심었는데 잎 퍼짐이나 모양이 조금씩 달라요.”
20대 젊은 청년농업인인 조영우 대표가 구아바 농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지난 2018년,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재학 중이던 때였다. 또래 친구들처럼 일반 대학에 들어가 졸업 후 직장생활을 생각했던 그에게 아버지는 함께 농사를 짓길 원하며 한농대 입학을 권유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논농사를 해오셨습니다.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가족 4~5명이 할 수 있는 작목으로 변경을 고민하고 계셨죠. 아버지 설득과 미래 가치를 생각했을 때 농업에 가능성이 있어 보여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특용작물학과에서 다양한 특용작물에 대해 배우며 어떤 작목을 농사지어야 할지를 고민했다. 2학년 때 허브농장과 커피농장에서 실습을 하면서 아열대 작목을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농산물 원물은 물론 가공식품 개발부터 체험프로그램 운영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침 아버지가 12년 전에 구아바 잎차를 드시고 효능이 좋은 걸 알고 계셨어요. 농장을 준비하면서 기억이 나서 찾아봤는데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기능성 좋은 작목 20종에 구아바가 들어있더라고요.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재배하는 데 많은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아 구아바를 심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아바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선보여

구아바 열매는 9월 말부터 12월까지 수확해서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납품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객들에게 전량 판매된다. 지난해 필리핀 농업기관에서 견학을 왔는데, 필리핀에서 나는 구아바보다 당도가 높다고 놀라워할 정도였다. 구아바 잎은 잘 말려서 잎차로 가공해 판매하고, 마시기 편리하게 구아바 잎차 추출물로 만든 구아바차 페트병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잎을 사용하다 보니 무농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 농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잎은 연중 수확이 가능한데요. 온도가 내려가면 초록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하면서 안토시안 성분 등 약성이 더 많이 올라와요. 인도나 동남아는 일 년 내내 따뜻하니까 항상 초록색인데, 우리나라는 기온 차 덕분에 약성이 더 높은 보라색 잎을 먹을 수 있는 거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연구한 결과 구아바 잎은 폴리페놀 성분 등이 높아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해주고, 비염, 당뇨 등 만성질환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아바 열매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암 예방 효과가 뛰어나고, 나트륨 배출에 좋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아바는 망고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과 달리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해서 좋은 점을 많이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아바 잎차는 정성스럽게 말아서 롤잎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요. 유통과정에서 부서지지 않고 소비자들이 하나씩 꺼내서 사용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단맛이 강하고 향기도 좋아서 많은 분들이 즐겨 드셨으면 합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 개발

사실 조영우 대표가 더 관심 있는 분야는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식품 가공이다. 그는 학생 때부터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힘을 내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마셨다. 잠깐은 정신이 맑아졌지만 높은 카페인 성분으로 인해 밤에 잠을 못 이루기 일쑤였다. 불규칙한 생활과 불면, 스트레스는 자신만 아니라 모든 현대인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학 작용 없이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드링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중 농촌진흥청 특허인 산조인 추출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산조인은 멧대추 씨로 만든 약재로 수면 장애 개선과 신경과민 진정,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습니다.”
조영우 대표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산조인 추출물을 포함하는 항스트레스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을 기술 이전 받았다. 그리고 산조인, 당귀, 숙지황, 감초엑기스를 배합해 만든 산조인 추출물을 바탕으로 수면개선 효과가 있는 항스트레스 음료 ‘에센베르 딥나잇’을 개발했다.
“산조인 추출물과 함께 비타민 B6, 테아닌, 니코틴산아미드(비타민 B3), 혼합허브추출물, 효소처리 스테비아 등을 추가해 건강증진 효과를 높인 건강음료입니다. 여기에 타트체리농축액을 함유해 소비자 기호도를 개선했습니다. 하루에 한 병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릴렉스토닉’을 개발·출시했다. 학업이나 과도한 업무, 육아 등으로 지치고 긴장상태일 때 한 병씩 마시면 도움이 되는 음료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 새싹보리 특허기술을 이전 받아 숙취해소제인 ‘스트레스 펀치’를 선보였다.
“농촌진흥청에서 특허기술을 이전 받고 R&D사업에 선정되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농촌진흥청 연구사님들, 한농대 교수님들께 수시로 자문을 구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영우 대표는 구아바 잎의 기능성 성분과 독성연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농장에서 구아바 차와 디저트를 즐기고, 구아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체험농장을 준비하고 있다.
“농장 규모를 크게 늘릴 생각은 없습니다. 큰 노동력이나 시간,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함께 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농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유지하면서 기능성 성분 연구와 제품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