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이 살아
숨 쉬는 마을에서
시간 여행을 하다 완주 두억행복드림마을

글 ㅣ 김그린참고자료 ㅣ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채혜성 농업연구사
전주에서 차로 15분가량을 가면 아파트들이 빼곡한 도시의 풍경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두억행복드림마을(이하 두억마을)이 나타난다.
완주군의 종남산과 서방산 자락에 위치한 두억마을은 두럭(둔덕), 즉 언덕배기에 위치했다고 하여 현재 명칭인 ‘두억마을’이 되었다.
우리나라 8대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을로 숲속 공간에서 명당을 밟으며 소원을 비는 트레킹 체험이 인기다.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격조 있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8대 명당 중 하나

예부터 완주 용진읍은 지리적 위치가 좋아 복 받은 땅으로 알려져 왔다. 전주와 가까워 도시의 편리함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자연 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전주에 근거지를 두고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마을 중 하나다. 마을 안내판에는 ‘봉황이 살아 숨 쉬는 청정 지역, 용진읍 두억행복드림 농촌체험 휴양 마을’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 어떤 문구보다도 마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두억마을에 들어서면 범상치 않은 벽화들이 맞이해 준다. 여느 벽화마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솜씨다. 알고 보니 완주면에서 갤러리를 운영했던 윤명호 화백의 작품이라고 한다. 윤 화백은 마을을 그대로 벽화에 담았다. 마을 주변의 풍경을 산수화로 표현하고, 마을 주민들의 문화사업 중 하나인 지게가락 공연을 그려냈다. 지게가락은 마을의 노인회장이 어릴 적 나무하러 다니면서 지게가락에 장단을 맞추며 노래하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노인회장을 포함해 9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하는데 이제는 다른 행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다닐 만큼 이 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사업이 되었다.
우리나라 8대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은 바로 두억마을의 박씨부인 묘다. 두억마을은 밀양박씨 집성촌인데, 이곳 박씨부인의 묘는 봉황이 비상할 때의 모습으로 일컬어진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터라, ‘명당 밟고 소원 빌기’ 체험은 무척 인기가 좋다. 소원 목걸이를 만들어 걸고 숲 해설을 들으며 명당터에 올라 소원을 빌어보면, 마음이 경건해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긴다.

과거시험 보고 움집 만들고

두억마을은 대표적인 체험마을로 연간 5,000명에서 1만 명이 체험을 즐기러 방문하고 있다. 2009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이래 이색적인 체험이 가득한 마을로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 보니 체험마을을 준비하는 마을, 지자체, 기관이며 학교와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방문하거나 가족 단위의 체험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오랜 시간 체험마을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건 주민들이 마을 자원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체험거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넓은 잔디밭과 제실을 보면서 조선시대 과거 시험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과거시험 체험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의상을 제대로 갖추어 입고 과거시험에 임한다.
3행시, 4행시 짓기가 이어지고 그림 그리기도 해본다. 글을 짓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오늘 가장 특출한 실력을 보여준 이에게 장원급제가 내려지는데, 이때에도 옛 모습을 재현해낸다. 장원 급제자에게 축하 박수가 쏟아진다.
두억마을 인기 체험 중 또 하나는 움집 만들기다. 마을 어르신이 선사시대 사람처럼 복장을 갖추고 등장하자 아이들의 웃음이 터진다. 그러나 그도 잠시, 이내 아이들은 움집 만들기에 제법 집중한다. 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짚풀을 둘러 바람을 막는다. 완성된 움집 안에서 종이에 이름을 쓰고 그림을 그려 명패를 만들고 밖에 내건다.

옛것의 아름다움 되새겨

이밖에도 다양한 체험 거리가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벼농사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볍씨 뿌리기부터 모심기, 벼 베기까지의 농사 과정을 직접 체험한다.
또한 마을에서 생산하는 고구마, 옥수수, 무, 배추 등의 수확철에는 직접 채취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오리연 날리기, 허수아비 만들기, 활쏘기, 굴렁쇠 굴리기, 전통제기 만들기, 떡메치기 등도 가능하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여유 있게 즐기고 싶다면 행복드림한옥 숙박을 신청하는 것도 좋겠다. 신성한 문중의 제실에서 시골 생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역사와 자연, 교육이 어우러지는 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실을 숙박 공간으로 내놓았다. 그런 만큼 깨끗한 사용은 기본이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외부에 있는 점마저 오히려 시골살이 매력으로 여겨진다.
행복드림한옥 바깥마당에서는 주말농장의 풍경이 보인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일궈왔을 우리의 땅이다. 그 땅에 새겨진 역사를 생각한다. 두억마을의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흐른다. 우리 옛것의 소중함을 만끽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완주 두억행복드림마을
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두억길 13-12
전화 | 063-247-0050
농경문화마을이란?
농경문화 마을은 농촌진흥청이 ‘농경문화 소득화 모델 구축 사업’을 통해 육성하고 있다. 지역 고유 환경과 풍습에 의해 오랫동안 형성된 농업자원, 전통문화, 경관을 활용해 체험과 전시·문화를 체험하도록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