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
디저트에 특별함을
더하다
글 ㅣ 김주희 참고자료 ㅣ 농업의 답(畓),
농촌진흥청이 전(田)하다·농사로
(www.nongsaro.go.kr)
마카롱, 케이크, 도넛 등 몇 해 전부터 달콤한 디저트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맛있다고 소문난 디저트를 구입하기 위해 긴 줄을 서거나 예약 전쟁을 벌이는 일도 이젠 익숙한 일이다.
이러한 인기 디저트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딸기, 샤인머스캣, 감자 등 우리 농산물이 듬뿍 들어있다는 것이다.
유명 빵집·호텔 등
제철 과일로 디저트 선보여
딸기철이 되면 디저트 업계는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보통 케이크, 마카롱, 와플, 도넛, 페이스트리 등 디저트에 싱싱한 딸기를 통으로 얹는데, 그 자체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진다.
얼마 전 튀김소보로 등으로 유명한 대전 지역 빵집의 딸기케이크는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빵과 생크림, 통 딸기를 겹겹이 올린 딸기케이크를 반으로 자르니 딸기가 우수수 쏟아질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직원이 케이크를 만들다가 딸기를 엎은 게 아니냐는 재미있는 반응들이 이어질 정도였다. 이 빵집은 딸기 유명산지인 논산의 한 농장과 제휴해 딸기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딸기를 듬뿍 넣을 수 있었다.
유명 호텔에서도 계절마다 제철 과일로 디저트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망고나 복숭아, 가을에는 샤인머스캣과 밤, 겨울에는 한라봉 등을 재료로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인다.
차와 디저트를 곁들이는 애프터눈티(afternoon tea), 망고를 듬뿍 넣은 빙수, 샤인머스캣 뷔페, 딸기 맡김차림(오마카세) 등 가격은 비싸도 제철 과일로 만든 디저트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케이크, 샌드위치, 타르트, 푸딩, 젤리, 주스, 스무디 등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다. 과일 디저트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각 호텔에서도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디저트를 더 맛있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우리 농산물이다. 디저트를 구성하는 빵이나 생크림 등의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일을 얼마만큼 넣었는지가 디저트의 새로운 가치가 되고 있다.
농업인들,
차별화된 가공식품 개발
농업인들도 직접 생산한 농산물 또는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특산물을 이용해 차별화된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가공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을 활용해 이색 디저트를 선보이기도 한다.
경북 성주의 참샘영농조합법인은 젊은 층에서 참외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최근 소비변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가공식품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밀가루, 버터, 달걀, 우유 등을 넣고 반죽해 구운 마들렌이나 휘낭시에 등 구움과자를 만들 때는 달걀 비린 향을 잡기 위해 바닐라나 레몬을 사용한다. 하지만 참샘영농조합법인은 이 대신 참외를 넣어 달걀 비린 향을 잡고 참외의 부드러운 맛과 향까지 더했다. ‘참외 구움과자’는 성주의 특산물이 되고 있으며, 서울과 경기도의 대형 쇼핑몰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북 장수의 한비즌한과는 주로 인삼이나 도라지 등으로 만드는 정과를 지역 특산물인 장수 사과를 활용해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기존 정과의 딱딱하고 끈적끈적한 식감을 개선해 부드럽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과 정과’는 유자, 모과, 인삼, 도라지, 생강 등 기존 정과와는 또 다른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감자를 활용한 간식을 만드는 농업인도 있다. 강원 태백에 위치한 태백산채마을농업회사법인은 밀가루 대신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자 전분으로 ‘감자 치즈볼’과 ‘알감자 떡’을 개발했다. ‘감자 치즈볼’은 감자의 고소함과 치즈의 쫄깃함을 더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알감자 떡’은 쫀득한 감자떡 안에 부드러운 감자볼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고소하고 담백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 간식으로도 인기가 좋다.
이와 함께 전남 강진의 믿음영농조합법인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버섯을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저온 진공 튀김 방식으로 바삭하게 튀긴 ‘버섯 칩’을 만들었다. 경기 용인의 새암농장은 목이버섯을 이용한 뮤즐리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절임용 목이버섯 재배기술을 이용해 기른 목이버섯으로 한 끼 식사를 가볍게 대신할 수 있는 시리얼 형태 뮤즐리다. 통귀리 등 곡류나 과일, 견과류 등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뮤즐리와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가공식품·식품자원화 지원
농업인들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디저트, 간식 등을 개발해 소득을 올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농업인들에게 가공·창업, 마케팅 기술을 지원해 농업인들이 농산물을 활용한 톡톡 튀는 가공식품을 더 많이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농산물 식품자원화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1999년 이전 매실은 생산량은 많았으나 판로가 많지 않아 처지 곤란이었다. 그러나 매실음료가 출시되면서 매실 재배농가에 숨통을 터주었고, 드라마 「허준」에서 역병 퇴치 재료로 매실이 쓰이면서 매실액과 매실청의 인기가 높아졌다.
식품자원화에 집중하던 농촌진흥청은 2016년 매실 효용가치를 더욱 높였다. 전남농업기술원이 화장품 생산을 위해 수증기 증류법으로 매화꽃과 청매실, 홍매실의 방향수를 추출, 화장품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2017년에는 기능성이 강화된 매실, 매화 증류추출물 향장 원료의 제형 개발과 함께 미스트, 주름개선 세럼, 쿠션파운데이션을 개발했다. 단순히 먹는 제품에서 피부에 양보하는 식품으로 그 영역을 넓힌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매화·매실 원료 추출 가공사업장과 아로마테라피 체험공방 등 생산·가공·유통·체험이 가능한 치유체험마을로도 변신하면서 그 쓰임새는 여전히 확장 중이다. 또한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배암차즈기, 삼채, 도라지, 흑미 등 수퍼항노화(抗老化) 식품자원을 발굴해 산업화의 초석을 놓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개발과 생산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농산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하는 디저트와 가공식품으로의 변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