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농촌여행,
‘농촌다움’과 만나다
글 ㅣ 김주희 참고자료 ㅣ 농업의 답(畓),
농촌진흥청이 전(田)하다
새로운 트렌드가 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전원생활을 뜻한다.
농촌에서 지내거나 여행하며 행복을 찾는 생활방식이다. 그런데 왜 지금 ‘러스틱 라이프’가 뜨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농촌다움’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농촌, 변화해온 농촌여행을 알아본다.
농촌 어메니티 도입으로
농촌마을 개발
농촌여행은 농촌지역 자연과 환경, 역사, 문화, 농업, 생활 등을 경험하고, 주민들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한 체험프로그램 등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20~30년 전만 해도 바다나 산으로 여행을 갔지만, 농촌을 여행한다는 건 어색한 일이었다. 농촌이 갖고 있는 자원을 여행으로 즐기기 보단 부모님이나 친척들을 만나러 가는 고향 개념이었다. 어릴 적 살았던 익숙한 공간에서 오랜만에 정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농촌의 다양한 매력을 즐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어메니티(Amenity)’를 농촌정책에 도입하면서 변화가 일었다. 농촌 어메니티란 농촌에 존재하는 자연환경, 전통문화 등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 쾌적함을 제공하는 지역 고유 사회·문화·경제적 가치를 지닌 모든 자원을 말한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지난 2001년 이를 도입한 농촌 자원화 연구를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농촌 어메니티 자원 발굴을 본격화했다. 2010년에는 발굴한 농촌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러한 관련 조사와 기술을 활용해 2012년 전국 2만6,504개 농촌마을에 잠재된 특색 있는 자연경관, 하천, 숲, 문화유적, 정자나무, 마을 유래, 설화 등 유·무형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적이고 매력적인 테마상품으로 마을을 개발하면서 자연생태형, 전통경관형, 해안경관형, 전통문화형 등 5개 모델을 구축해 마을 현장에 접목했다. 특히 2014년에는 ‘농촌다움’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매뉴얼 개발과 농촌체험마을 공간계획·설계, 시범사업을 진행해 농촌 자원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양한 농촌여행 상품 운영
‘농촌다움’을 통한 농촌 자원 개발은 다양한 농촌여행 상품으로 발전되었다. 2002년엔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을 추진해 마을별 고유 테마와 볼거리, 먹을거리, 쉴거리, 체험거리, 놀거리, 살거리, 알거리 등 7유형 자원을 체계적으로 발굴했다. 그 결과, 2009년까지 전국에 ‘농촌전통테마마을’ 170개가 조성되었다. 농촌여행의 첫걸음을 뗀 사업으로, 특색 있는 여행을 위해 농촌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늘어났으며, 농가 소득 역시 함께 높아졌다.
이와 함께 2007년에는 ‘농가맛집’을 발굴·선정해 지역 특산물과 제철 식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소개했다. 농촌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지역 관광자원을 함께 발굴함으로써 다채로운 미식여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9년에는 농촌진흥청과 한국철도공사,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농(農)뚜레일 상품을 출시했다. 농촌 기차여행 상품 이름 공모를 통해 선정한 ‘농뚜레일’은 논두렁, 두레, 레일(rail) 등 농촌과 철도가 연상되는 단어를 조합해 ‘농촌과 철도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마다 강원 강릉, 전북 정읍, 전북 순창, 경북 군위, 경남 함양 등 지역에서 농뚜레일을 운영했으며, 참가자들은 기차를 타고 내려 준비된 코스에 따라 지역을 여행했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농촌과 지역 명소를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어 호응이 높은 여행상품이다.
또한 2020년 6월에는 국내 여행 활성화와 농촌체험 여행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농촌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소모임 단위 여행객이 농촌교육농장, 농촌체험농장에서 1박 2일동안 체험, 관광, 식사, 숙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농촌문화, 자연경관, 지역 먹거리 등을 소재로 한 농촌체험 여행에 관심이 높은 40~60대 여성 취향에 맞춰졌다는 점이 특별한 농촌여행 상품이다.
‘작은 여행’은 강원 강릉 ‘해품달’ 농장, 강원 횡성 ‘횡성예다원’, 전북 고창 ‘책마을 해리’,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경북 김천 ‘송알송알 산골이야기’, 경남 안동 ‘토락(土樂)토닥’, 경남 고성 ‘콩이랑 농원’, 제주 서귀포 ‘폴개 협동조합’이다. 각 여행지별로 특색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농장 주위 관광지를 함께 여행할 수 있어 짧은 여행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이밖에도 농경문화마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 다양한 농촌여행을 즐길 수 있다.
‘농촌다움’으로
‘나다움’을 발견하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2020 농촌관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에 농촌여행을 한 국민은 10명 중 3명으로 조사됐다.
농촌여행을 한 이유로 10대는 새로운 경험, 20대는 경관 향유, 30~40대는 생활 여유 추구를 뽑았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74.8점이었으며, 그 이유로 ‘마을자원/매력’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농촌여행은 분주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휴식하고 농촌자원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농촌자원을 활용한 여행상품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머물기만 해도 좋다.
농촌이라는 공간은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신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농촌은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고, 나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농촌다움’이 농촌이 본래 갖고 있던 자원들을 발굴하고 재조명해 가치를 가졌듯, 농촌에서는 ‘나다움’을 발견하고 긍정적 가치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여름엔 편안한 휴식과 다양한 즐거움, 그리고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농촌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