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을 담은
특별한 비건 아이스크림

아케미는 ‘아이스크림 연금술사’라는 뜻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광물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금술사처럼 여러 농산물들을 사용해 다양한 맛으로 재창조한 순수하면서도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주재료로 우리 쌀을 사용하는 만큼 쌀 미(米), 맛 미(味), 아름다울 미(美)라는 뜻도 더했다.

“비건 아이스크림이 낯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보통 아이스크림엔 우유, 생크림, 달걀, 밀가루 등이 들어가요. 유제품 소화가 어렵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 식물성 음식만을 먹는 비건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쉽지 않았죠. 아케미는 우유, 생크림, 달걀 등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과 화학첨가물, 동물 유래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100% 비건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습니다.”

윤지혜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글로벌 아이스크림 브랜드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화가 잘 안 되면서 유제품을 먹기 힘들었다. 어떻게하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유럽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 그러다 오스트리아에서 자매가 운영하는 비건 아이스크림을 만났다.

“보통 비건 아이스크림은 유제품을 넣지 않기 때문에 서걱서걱하거나 단단한 식감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오스트리아에서 맛본 비건 아이스크림은 젤라또 같이 부드러운 식감이라 무척 맛있었어요. 비건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죠.”

윤지혜 대표는 우유 대신 아몬드, 귀리, 콩 등으로 만든 대체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봤다. 하지만 그 재료의 맛이 살아나니 과일이나 말차 등 부재료 맛이 가려졌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체유로는 윤지혜 대표가 원하는 맛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민하던 중 쌀을 떠올린 윤지혜 대표는 백미와 현미를 활용해 고소함이 살아있는 식물성 연유를 개발했다.

“매일 매장에서 신선하게 만드는 아케미의 모든 아이스크림은 농부가 땀과 정성으로 키운 쌀로 밥을 짓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에 노란토마토로 식물성 달걀노른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크림치즈도 캐슈너트 등 견과류를 넣어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식물성재료로 동물성 재료를 대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연구하면서 비건 아이스크림을 더 다양하고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케미의 특별한 점은 우리 농산물을 아이스크림에 접목한다는 것이다. 논산딸기와 바삭한 통밀쿠키를 넣은 ‘논산딸기파이’, 캐슈너트로 만든 식물성 크림치즈와 달콤한 곶감, 바삭한 호두가 조화로운 ‘상주곶감 호두말이’, 거문도 해풍 맞은 쑥과 발아 팥으로 만든 ‘거문도 쑥팥 오메기’, 상큼한 체리에 제주 동백꽃을 우려 만든 ‘동백체리 꽃 필 무렵’ 등 아케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가득하다.

“직접 농장을 찾아가 여러 농산물을 사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고 있어요. 신선한 농산물을 다듬고 배합해 하나의 메뉴가 완성되기까지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이 걸려요. 기존에 없던 재료를 사용할 때는 개발에 1년 이상 걸리기도 하죠. 하지만 농산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면 기성품과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맛과 향, 식감이 나오니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어요.”

초당옥수수, 복숭아 등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시즌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천에서 키운 백도복숭아와 나주와 영암에서 무농약 재배한 캐모마일로 만든 ‘복숭아 캐모마일 아이스티’는 SNS에서 2,000명이 ‘좋아요’를 누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저희는 단골이 많아요. 건강 등을 이유로 비건 아이스크림을 찾는분들 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드셔보셨던 분들도 계속 찾아주세요.
복숭아와 캐모마일, 초당옥수수와 통후추, 제주 유자와 레몬그라스 등 다른 곳에선 맛보기 어려운 배합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아요. 또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에도 속이 편하고 입안이 텁텁하지 않다고 좋아해 주세요.”

2019년 8월, 서울 성북구 길음동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아케미는 지난 5월 한성대입구역 근처로 확장 이전했다. 첫 매장은 비건 아이스크림 판매보다 개발에 더 중점을 두었지만, 점차 찾아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접근성이 좋은 위치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창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비건 아이스크림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는데, 최근 4~5년 사이에 소비자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느껴요. 성수기인 여름이나 케이크가 필요한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이 있는 날엔 하루 100리터(아이스크림 850스쿱 분량)를 만들 정도죠.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답니다.”

아케미에서는 비건 아이스크림과 함께 케이크, 파르페, 쿠키, 푸딩 등도 맛볼 수 있다. 토종 밀을 사용해 만든 빵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채운 케이크는 기념일에 특히 인기가 많은 메뉴다. 병아리콩을 삶은 물로 만든 머랭쿠키와 통밀 쿠키, 캐슈너트로 만든 크림치즈 등 을 올린 파르페도 아케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다.

“바삭한 초코칩 비건 쿠키 위해 아이스크림, 캐러멜 소스, 견과류 등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쿠키 선데도 있어요.
소비자 분들에게 메뉴 선택권을 많이 드리며 재미를 더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현재 윤지혜 대표는 ‘비 라이스리(Be Ricely)’라는 신규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쌀 연유로 만든 푸딩, 쿠키, 빵 등 냉장디저트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할 계획이다. 올해 스마트스토어를 시작으로 점차 판매를 늘려나갈 예정으로, 매장을 찾아야만 맛볼 수 있던 아케미의 비건 디저트들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소비자 분들이 맛있게 비건 디저트를 즐기실 수 있도록 좋은 우리 농산물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비건 아이스크림에 대한 편견 없이 새로운 것을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한 번 맛보면 특별한 맛에 분명 반하실 거예요. 더욱 맛있는 비건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