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에서 마법 같은 하루
고창·부안 여행

글 ㅣ 김그린자료제공 ㅣ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채혜성 농업연구사, 최준식 농촌지도사
소도시를 여행하면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전북 여행을 계획한다면 고창과 부안을 하나로 묶어 며칠을 지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채로운 소도시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있는
‘책마을 해리’

전북 고창에 가면 동화 속 세상 같은 특별한 마을이 있다. 바로 ‘책마을 해리’이다. 이곳은 폐교된 해리초등학교 나성분교 건물을 책 관련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옛 학교 교문이었을 입구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건물들이 보인다. ‘책마을 해리’ 모든 공간에는 역사가 담겨 있다. 좁다란 나무 복도에서는 옛 학교 정취가 느껴지고, 낡은 칠판 옆에 적힌 도서관 규칙에서는 현재 이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곳의 ‘촌장’이라 일컬어지는 이대건 씨는 선친이 세웠던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출판계에 몸담았던 그는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이라는 슬로건을 세우고 특별한 문화를 채우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기만의 경험을 글로 쓰고, 그것을 펴내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래서 ‘책마을 해리’에서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도서 기획서 빈칸을 채우며 책 개요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글을 써내려가며 얇은 책자를 완성할 수 있다. 인쇄와 제본이 모두 가능한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에 책을 만들어서 곧장 가져갈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컨대 여행 기억이 담긴 추억 기념책과 같은 형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느티나무 위에 지어진 나무집은 이곳의 명소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등장할 법한 나무집에 올라가 책장을 넘기면 정말로 책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운동장 곳곳에 설치된 해먹에서도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책을 읽거나 잠시 낮잠을 청해도 좋을 공간이다.
책마을에 온 김에 책을 제대로 읽고 나가고 싶다면 책감옥에 갇혀보는 것도 좋다. 책감옥은 책을 한 권 읽어야만 나올 수 있는 곳으로, 일상 속에서 책 읽기가 힘들었던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책을 읽고 쓰며 책 속에 푹 빠져 보낸 특별한 하루. ‘책마을 해리’에 가면 책과 함께하는 마법 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고창 책마을 해리
위치 | 전라북도 고창군 해리면 월봉성산길 88
전화 | 063-563-9173
작은여행
시간 일정
첫째날 14:00 도착
15:00 서로 자기소개 & 농가소개
15:30 책 출판기획
(내가 만들어볼 책 궁리 시작)
16:00 책마을 해리 곳곳을 둘러보며 책 체험
17:00 전동자전거·스쿠터로
동호해수욕장 일몰 나들이
18:30 저녁식사(바닷가 식당 추천)
20:00 하루 동안 생각한
책 초안 전달, 북토크,
독서 등 자유시간
둘째날 8:00 아침식사
(토스트, 과일)
9:00 책공간 휴식,
내 책 인쇄 기다림 시간
12:00 종료

맛과 멋이 공존하는
‘산넘어 남촌엔’

고창 책마을 해리에서 차로 50분 남짓 달리면 부안의 농가맛집 ‘산넘어 남촌엔’에 도착한다. 1999년 전원카페로 시작한 이 식당은 외관부터가 눈에 띈다.
원통형으로 생긴 황토 건물 안에 들어서면 황토와 나무로 이루어진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산넘어 남촌엔의 대표 상차림은 표고버섯 모듬덮밥이다. 직접 생산한 신선한 표고버섯과 지역농가에서 생산한 팽이버섯에, 직접 담근 발효액으로 만든 소스로 양념을 해 특별한 맛을 낸다. 취나물, 두릅 장아찌, 방풍 장아찌 등 손맛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밑반찬과 감칠맛 나는 미역국을 곁들인 든든한 한상 차림이다.
과일소스돈가스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메뉴다. 허브와 뽕잎, 제철 과일을 이용해 만든 과일소스가 돈가스 맛을 돋워준다. 함께 나오는 스프와 양배추 샐러드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낙지정식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쌀밥에 미역국, 그리고 직접 재배해서 빻은 고춧가루로 양념한 낙지볶음이 한상 차려진다.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은 매콤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한상이다.
산넘어 남촌엔의 하병주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늘 건강한 음식을 장만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맛있는 음식들로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색적인 외관부터 건강한 맛까지 갖춘, 부안의 농가맛집이다.
낙지정식
과일소스 돈가스
부안 산넘어남촌엔
위치 |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부안로 1520-14
전화 | 063-582-4221
영업시간 | 매일 10:00~21:00

고창 갯벌과 부안 노을 속으로

고창·부안 여행길에 빠지면 섭섭한 장소가 있다. 고창 하전갯벌체험장은 10km 해안선과 1,200ha에 이르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는 바지락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특히 고창은 바지락을 연간 4,000톤 생산하는 전국 최고 바지락 생산지역이다. 싱싱한 바지락을 직접 잡아볼 수 있는 갯벌 체험을 즐기거나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등 취향에 맞게 갯벌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부안 채석강도 빼놓을 수 없다. 부안군 변산반도 맨 서쪽에 있는 해식절벽과 바닷가는 빼어난 경관 덕분에 영화 촬영도 자주 이루어지는 명소다. 약 7,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부터 바닷물 침식을 받으며 쌓인 퇴적암을 만나볼 수 있다. 채석강은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면 들어갈 수 있는데, 물 빠진 퇴적암층에 붙어 있는 바다생물과 해식동굴의 신비로운 모습은 덤이다. 또한 낙조와 노을 또한 아름답다. 이처럼 고창과 부안의 다채로운 매력을 충분히 만끽하며 여행의 추억을 아로새겨 보자.
함께 가볼 만한 곳
수천 년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은 고인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고창군에는 전북 지역에 분포된 고인돌 약 60% 이상이 밀집되어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개석식, 바둑판식, 탁자식 등 다양한 고인돌을 만나볼 수 있다.
고창읍에 있는 조선시대 성곽으로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석성이다.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그 가치가 높다. 고창읍성을 밟으면 병이 없이 오래 산다는 전설 때문에 매년 답성놀이 행사가 이어져오고 있다.
새만금 지역 생태 복원과 수질 개선, 생태환경 체험 등 다양한 환경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생태습지와 더불어 달팽이 언덕, 생태놀이터 등이 마련되어 있어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느낄 수 있다.
믿고 찾는 농촌교육농장
보니타 정원은 로즈메리, 라벤더, 세이지, 타임, 바질 등 허브를 재배해 에센셜오일을 추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허브와 아로마에센셜 제품을 활용해 아로마테라피, 푸드테라피, 그린테라피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기가 좋은 허브를 만지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보며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