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계의 영리한 사냥꾼 식충식물
글·사진 ㅣ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우영 농업연구사
동물과 식물을 구분하는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동물은 움직일 수 있지만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식물도 분명히 움직입니다.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식물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식충식물입니다. 식충식물은 ‘식충’이라는 이름처럼 곤충을 먹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곤충을 먹기 위해 식충식물은 움직이도록 진화한 것이죠.
이름부터 특이한 식충식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동물은 움직일 수 있지만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식물도 분명히 움직입니다.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식물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식충식물입니다. 식충식물은 ‘식충’이라는 이름처럼 곤충을 먹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곤충을 먹기 위해 식충식물은 움직이도록 진화한 것이죠.
이름부터 특이한 식충식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식충식물은 어떻게 곤충을 잡을까?
식충식물은 크게 끈끈이형, 개폐형, 주머니형으로 나뉩니다. 끈끈이형에는 끈끈이주걱이 속하며, 개폐형에는 파리지옥, 주머니형에는 네펜데스가 속합니다. 끈끈이형은 잎 표면에 끈끈한 점액질을 분비하는데, 곤충이 닿으면 달라붙어 도망가지 못합니다. 잎을 점점 오므라트려 곤충 표면에 점액질을 더 묻히는데요. 점액질에는 소화액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곤충은 녹으며 분해됩니다.
개폐형인 파리지옥은 곤충이 잎 안쪽 감각모를 건드리면 마주보고 있는 갈고리 모양 잎 한 쌍이 닫히며 곤충을 가둡니다. 잎은 감각모가 두 번 이상 자극되거나 두 개 이상을 동시에 자극될 때 닫힙니다. 잎이 꽉 닫히면 속에서 소화액이 분비되어 곤충이 분해됩니다.
주머니형인 네펜데스는 잎 끝에 달린 통 모양 구조가 특징입니다. 통 입구에는 꿀이 분비되고 붉은색을 띠어 곤충을 유인하는데요. 꿀을 먹던 곤충은 미끄러지며 통 안으로 빠집니다. 통 안에는 소화액이 차 있고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탈출이 불가능하지요. 소화액에 의해 단백질, 지질 등이 분해되면 식충식물은 양분으로 흡수합니다.
식충식물은 왜 곤충을 잡을까?
일반적으로 식물에게 필요한 것은 빛, 물, 흙, 바람 등입니다.
그런데 식충식물은 왜 굳이 곤충을 잡아 양분을 흡수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식충식물 자생지 환경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식충식물은 대게 고산지대 척박한 바위틈에서 자랍니다. 바위틈은 흙 속 영양분이 적은데요.
따라서 식충식물은 토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양분을 얻어 살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곤충을 잡는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식충식물의 ‘식충’ 행위는 생존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파리지옥
파리지옥 감각모
퍼포리아
식충식물을 잘 기르려면
식충식물은 척박한 토양에서 자랐기 때문에 토양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뿌리 발달이 저조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관엽식물에 비해 분갈이를 덜 해도 되고, 비료도 거의 주지 않습니다. 비료는 오히려 해롭기도 하죠. 다만 중요한 것은 토양 산도를 맞춰주는 것입니다. 식충식물은 대개 산도(pH)가 낮아 산성을 띠는 피트모스를 사용하여 식재합니다. 피트모스는 물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에 피트모스에 마사토 또는 펄라이트를 혼합하여 식재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식충식물은 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저면관수를 이용할 수 있으나 벌레잡이제비꽃같이 과습에 약한 식물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빛은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밝은 창가가 적절합니다.
식충식물도 꽃을 피울까?
식충식물도 식물이기 때문에 꽃을 피우고 수분, 수정을 거쳐 종자를 생성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식충식물의 수분 매개체는 곤충입니다.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이 곤충의 도움이 없으면 번식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리한 식충식물은 꽃을 잎으로부터 먼 곳에서 피웁니다.
곤충을 잡아먹는 것은 주로 잎이 담당하니 수분을 도울 곤충이 잡히지 않도록 꽃대를 높게 올리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잎 전체가 끈적끈적해서 날파리들이 잘 붙는 벌레잡이제비꽃의 잎은 땅에 붙어서 모여 자라는 형태(로제트형, rosette type)입니다. 꽃은 잎 위로 멀리 뻗은 꽃대에서 핍니다.
앞과 뒤, 아니 위와 아래가 다른 두 얼굴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잎끈끈이주걱
긴잎끈끈이주걱 잎 점액질
네펜데스
식충식물 기를 때 주의할 점은?
파리지옥처럼 움직이는 식물은 한번 움직이기 위해 아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곤충을 잡고 소화하는 데 일주일쯤 걸리는데요. 곤충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잎을 닫으면 1~2일 후에 잎을 다시 엽니다. 그러나 얻는 영양분 없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으므로 큰 손해입니다. 파리지옥의 잎은 세 번 정도 곤충을 잡으면 검게 시들어버리므로 호기심으로 감각모를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식충식물 소화액은 곤충도 오랜 시간에 걸쳐 녹입니다. 사람이나 동물 살을 녹일 정도로 강하지는 않지만 혹시 손에 점액이 묻었다면 물로 씻어내면 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나 살이 여린 어린아이는 만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