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알면
인류가 보인다

글 ㅣ 정수민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음식은 함께해 왔다.
음식을 안다는 것은 나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는 일이다.
음식을 매개체로 나를 이해하는 여행을 떠나보자.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 ‘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
음식을 아는 기쁨을 맛보다
음식 이야기를 듣고, 말하고,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지나치지 말아야하는 책이 있다.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펴낸 『음식을 공부합니다』는 12가지 음식 공부법을 맛깔나게 전달한다. 라면, 아이스크림, 막걸리, 불고기, 두부, 냉면, 배추김치, 잡채, 전어, 떡국, 비빔밥, 자장면까지, 12가지 음식에 12가지 문화와 인문, 역사가 담겼다. ‘냉면은 겨울 음식?’, ‘조선시대 잡채에는 당면이 없다?’ 등 상식을 깨는 질문과 음식의 역사를 찾아가는 여정은 흥미롭기만 하다. 평양냉면이 본래 겨울 음식이었지만 20세기 이후엔 여름에도 얼음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여름 음식으로 변했다는 이야기, 잡채에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한건 1882년 임오군란이 계기였다는 역사적 사건을 접하다 보면 우리가 현재 즐겨 먹는 음식들이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음식을 ‘먹는’ 즐거움 못지않은, 음식을 ‘아는’ 기쁨을 맛보길 바란다.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6
국어학자가 차려낸 따뜻한 말들의 밥상
한식을 만들 때 갖은 양념을 넣으라는 말을 종종 한다. 갖은 양념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양념을 양껏 쓰라는 것일까? 이 ‘갖은’에 담긴 의미는 균형과 조화를 전제로 한다. 음식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재료와 양념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양념끼리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우리말을 찾고 다듬고 짜 맞추는 일을 하는 한성우 교수가 우리가 흔히 쓰고 듣고 말하는 음식에 관한 말들의 의미를 찾는 과정은 흥미롭고 신선하다. 20년 넘게 중국, 러시아, 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 온 내공으로,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역사를 추적해 간다. 이와 함께 한중일 3국의 역할, 동서양의 차이,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말과 음식뿐 아니라 밥상에서 식탁으로 풍경이 바뀌며 달라진 삶의 모습을 조망하며 말과 음식, 그리고 삶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이야기한다.
린다 시비텔로 지음 │ 린 │ 2017
역사와 함께하는 만찬에 초대하다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는 ‘동물은 요리하지 않는다. 인간이 불을 이용하는 능력은 인간과 동물이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통찰하고, 인류를 이해하기 위해 음식을 매개체로 삼는다. 음식은 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정서와 가치관, 그리고 생활습관 등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류를 이해하기 위해선 음식 이야기가 빠질 수 없고, 음식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저자 린다 시비텔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어떤 형태로, 또는 어떻게 인류의 다양한 식문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열개의 코스로 소개한다. 불을 발견한 후 날것에서 익힌 것을 먹기 시작한 선사시대,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하기 시작한 고대 농업혁명, 계피와 소금을 방부제로 쓴 이집트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축제 유래, 음식에 관한 우화, 음식연대기, 그리고 레시피와 메뉴 사진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들 역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