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만나고 진심이 통하는
충북 충주 여행

글 ㅣ 김그린
충주는 동서남북 어디로도 치우치지 않는 우리 국토의 중심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정직하게 길러낸 농산물을 옛날 방식 그대로 조리하여 대접한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진심이 통하는 충주에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예스러움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공존하는 곳

충주 서쪽 신니면 용당저수지와 요도천이 흐르는 긴들마을. 이곳은 원평마을, 선당마을, 내포마을이 연결되어 긴 들판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73가구, 주민 150여 명이 사는 이 작은 마을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농촌을 체험하게 만들고, 휴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그린농장 손병용 대표와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낸 기적이다.
동네를 한 바퀴 걷다보면 자연스레 이곳사람들이 정직하게 키워낸 농산물들을 만날 수 있다. 벼, 사과, 옥수수 등이 무력무력 자라난다. 예그린농장에서는 계절별로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봄에는 농산물을 파종하는 체험, 여름에는 감자 혹은 옥수수를 수확하는 체험, 가을에는 사과, 고구마, 땅콩 등을 수확하는 체험, 겨울에는 연날리기와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을 부르는 별칭 중 하나는 ‘충주팝콘마을’이다. 사과를 활용한 이색 팝콘을 만들고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팝콘은 낙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고 한다. 태풍으로 떨어진 사과로 효소를 만들어 팝콘에 첨가했는데, 기존 팝콘보다 기름기가 적고 색다른 맛이었다. 낙과를 쉬이 지나치지 않고 새로운 농업 아이디어로 승화했기에 얻어낸 성과였다. 예그린농장에서는 사과를 활용하여 팝콘, 피자, 샐러드 등 다양한 쿠킹 체험을 할 수 있다. 충주의 대표작물인 사과를 제대로 맛볼 기회다.
오전에 사과를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체험을 했다면, 저녁에는 방갈로에서 바비큐를 구우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해 바비큐와 곁들이면 신선하고 건강한 한 상이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밤이 더욱 깊어지고 하늘엔 별이 반짝인다.
예그린농장의 자랑 중 하나는 100년 된 고택이다. 손병용 대표는 부모님이 살던 한옥을 청소하고 지붕을 보수해 숙박시설로 만들었다. 숙박객들이 언제든 와서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물론 편의를 위해 부엌과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는 세심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100년 된 고택과 더불어 새로 지은 숙소도 함께 있는데, 예스러움과 현대적 세련됨이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고, 맛보고, 만들고,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곳, 바로 긴들마을의 예그린농장이다.
예그린농장
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신니면 내포1길 14-2
전화 | 043-851-2505 * 예약 필수

전통방식으로 만든 건강한 두부음식

예그린농장에서 차로 30분이면 농가맛집 팔봉콩밭에 도착한다. 충주의 유명한 봉우리인 수주팔봉 인근에 위치한 팔봉콩밭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여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맛집이다. 직접 키운 콩으로 두부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조성숙 대표는 가마솥 청국장을 개발하면서 팔봉콩밭의 문을 열었다고 한다.
팔봉콩밭에서는 예전 방식 그대로 두부 음식을 만든다. 직접 재배한 콩을 가마솥으로 삶아 장작불에 끓여 만든다. 대표음식은 ‘비지장’이다. 비지 수분을 짜내고 볶은 뒤 베보자기에 싸서 하루 반 정도를 띄운 후 소금을 넣어 삭힌 음식이다. 생비지보다 부드럽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두부전골 역시 일품이다. 손두부에 애호박, 버섯 등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인 두부전골과 밑반찬이 차려진다. 고소하면서도 칼칼한 맛에 손과 입이 바빠진다. 인기 메뉴 중 하나는 콩떡갈비다. 콩과 녹두, 두부, 고기 등을 넣고 만든 수제 떡갈비로 부드럽고 담백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가 맛보아도 호감을 느낄 만하다.
팔봉콩밭에서는 국산 콩으로 차별화된 음식을 만든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만을 사용한다. 아침에 밭에서 수확한 채소로 상을 차려내니 신선함이 배가된다.
팔봉콩밭
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소원면 문주리 50-1
전화 | 043-848-8086
영업시간 | 매일 11:30~15:00

충주의 기상을 느끼다

수주팔봉은 야트막하지만 날카로운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다. 수주팔봉을 이름 그대로 풀어쓰면 ‘물위에 선 여덟 개 봉우리’다. 문주리 팔봉마을에서 달천 건너 동쪽의 산을 바라볼 때, 여덟 개의 봉우리가 떠오른 것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이 굳건하게 서 있는 모습에서 당당함이 느껴진다. 가장 높은 칼바위는 493m에 이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동양화를 펼쳐놓은 듯 아름답다. 충주의 기상을 엿볼 수 있는 자연이 만든 명소다.
탄금대는 신라때의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다. 충주탄금공원은 남한강변의 제방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개설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공원 안에는 세계무술박물관, 어린이놀이시설, 야외공연장, 수석공원 등 다채로운 문화체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관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서 충주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공원이다.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 사진에 추억을 담기에도 적당하다.
함께 가볼 만한 곳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다. 육지 속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큰 호수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어종도 풍부하다. 유람선을 타고 호수의 물길을 가르며 충주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충주 지역에서 직접 채집한 국산 곤충류와 외국 곤충류를 만나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나무 곤충 만들기, 나무 박새 만들기, 클레이로 곤충 표현하기 등 곤충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남한강변을 따라 펄쳐지는 비내길에 갈대가 무성한 장관을 이룬다. 갈대 사이로 난 작은 길, 강을 배경으로 선 버드나무가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는 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