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새활용으로 미래로 나아가다

글 ㅣ 남궁소담 참고자료 ㅣ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농촌진흥청은 급변하는 농업·농촌의 대내외 여건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농촌진흥사업을 추진해왔다. 농촌과 관련된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그 성과를 보급했다. 특히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며 탄소중립의 농업 방법을 연구하고,
버려지는 농업 부산물의 새로운 쓸모를 발견하는 등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

농업·농촌에서도 탄소중립이 중요한 화두다.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초우량 대형 한우 집단 육성에 힘을 모으고, 메탄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벼를 개발했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식량작물 재배기술을 현장에 보급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경상국립대학교, 합천축협과 함께 ‘초우량 대형 한우 집단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사료 효율성이 높고, 육질과 육량이 우수한 초우량 대형 한우를 집단 육성하여 농가 소득을 높이고 탄소중립 정책에 기여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은 유전체, 육종, 번식, 질병 등 최근까지 개발된 신기술을 투입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인 ‘그린라이스’ 벼 계통 ‘밀양360호’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밀양360호’는 영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새일미’에 ‘신동진’이 갖고 있는 지에스쓰리(gs3) 유전자를 도입해 육성한 벼다. ‘새일미’ 재배에 비해 메탄이 약 16% 적게 발생한다. 또한 비료를 50% 줄이면 메탄 감소 폭은 24%로 커진다. 유전자 조작 등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벼에 원래 있던 지에스쓰리 유전자를 도입해 메탄을 획기적으로 감축한 결과라 더욱 의미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식량작물 재배기술이 현장에 보급되었다. 벼 재배 기간 동안 물이 차 있는 논에서는 온실가스인 메탄이 생성되어 배출되는데, 이러한 메탄 발생량을 감축하는 논물 관리 기술을 현장에 전수했다.
또한 작물 재배 전에 농경지 토양에 바이오차를 투입하여 토양에 탄소를 격리·저장하도록 했다.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하면 토양에 공기가 공급되어 메탄 발생량을 줄일 수 있어, 봄감자+콩(2모작), 콩+밀(2모작), 감자+참깨+마늘(2년 3모작) 같은 다양한 재배 순서를 개발해 알렸다.
농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220만 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농촌진흥청은 2050 탄소중립 실현 목표에 따라 농업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현장에 보급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벼 논에서 물관리 방법별 온실가스 배출저감 및 농업용수 절약 효과
발효비료

농업 부산물의 새로운 쓸모

한때 골칫거리로 여겨지던 농업 부산물에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 새활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영농 부산물을 잘게 부순 뒤 퇴비로 만들어 토양에 되돌려주는 순환 체계를 정착시키고, 농업·농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부산물로 버려지던 참당귀 잔뿌리의 이용 가능성을 발견했고, 부산물을 새활용한 발효비료를 만들었으며, 감귤 부산물을 버섯 배지로 활용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약용작물인 참당귀의 뿌리는 굵기에 따라 4부위로 나뉘는데, 뿌리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신, 대미, 중미는 한약재와 추출물 원료로 쓰이는 반면, 15% 정도를 차지하는 세미는 부산물로 분류되어 버려져왔다. 하지만 참당귀 잔뿌리 세미에서 미백 효과가 밝혀져 기능성 소재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버려지던 잔뿌리의 산업적 활용 방안을 연구한 결과이다.
농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비료 재료인 아주까리유박 등 수입 유박의 단가가 오르며 농가 경영이 어려워졌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수입 유박의 대체재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에서 버려지던 부산물 중 비료로 가치 있는 물질을 연구·개발했다. 쌀겨, 참깨묵, 어분, 주정박 등 국산 농식품 부산물들을 밀봉하고 발효해서 만든 비료는 수입 유박으로 만든 유기질 비료 공정규격을 만족했다. 비료 원료를 국산화하고 국내 자원을 새활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연구 결과였다.
감귤 주스를 만들고 버려지는 껍질과 부산물, 감귤박을 버섯을 키우는 배지로 활용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감귤은 한 해 노지에서 생산되는 약 45만 톤 중 20%인 9만 톤가량이 주스 등 가공용으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5만 톤 내외 감귤박이 발생하는데, 해양투기가 금지되어 연간 12억 원 상당의 처리비용이 들었다.
그런데 버려지는 감귤박을 버섯 배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버섯 배지에 감귤박을 5% 정도 첨가해 배지를 만든 뒤, 느타리와 큰느타리를 재배했다. 그 결과, 감귤박 배지에서 재배한 버섯의 성장 속도 등이 기존 배지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귤박의 새로운 쓰임이 발견되면서 앞으로 기능성 버섯 재배 가능성도 생겼다.
새활용, 이른바 업사이클링이 농업에서도 적용되는 모습이다. 버려지는 부산물에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 활용한다. 단순 재활용을 넘어서서 새로운 가치를 더한, 농업 부산물의 재탄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감귤박 첨가 배지 ‘큰느타리’
감귤박

디지털, 저탄소 농업을 향하여

농촌진흥청은 자원을 절약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을 늘리고, 논 배수 물꼬를 설치하여 양분 유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질을 개선하고 있다. 단가를 낮춘 보급형 자동물꼬를 개발하여 디지털 및 저탄소 농업을 가능하게 했다.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새활용 방법의 농업기술이 등장하는 추세다.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더욱 청정하게 지키고, 농업의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 물꼬 시스템 수위 측정용 마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