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로 얻는 따뜻한 행복을 드립니다

미소품농원 김선희 대표

글 ㅣ 김유진사진 ㅣ 전예영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에는 계절 상관없이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물든 곳이 있다.
사람들이 작은 것을 보고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김선희 대표의 미소품농원이다.
‘작은 꽃이 아름답다’는 미소품농원은 초록 식물로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오늘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들꽃을 좋아하던 소녀의 꿈

인터뷰 중인 김선희 대표
인터뷰 중인 김선희 대표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지루한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키우기 어렵지 않으면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반려식물들을 키우는 ‘식물 집사’가 유행처럼 번졌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그 중심에는 미소품농원이 있다. 반려식물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은 물론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까지 행복과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경기도 하남시 화훼도매단지에서 화훼일을 하던 김선희 대표는 10년 전 하남지역이 개발을 하면서 경기도 여주로 터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생산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들꽃을 좋아했어요. 작은 꽃이 선물해주는 그 시간이 좋아서 21살에 꽃집에 취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단순한 판매보다는 직접 발로 뛰며 알아보는 역동적인 생산이 더 좋아서 미소품농원을 시작하게 됐어요. 아름답고 작은 소품이라는 뜻으로 이름대로 작은 꽃을 키우고 소품으로 생산한 후 판매까지 하는 농원이랍니다.”
김선희 대표는 26살에 자신의 꽃집을 차리며 알게 된 방법으로 미소품농원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하우스 3,300m2, 노지 5,000m2에 다양한 식물들을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농장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새 숨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만세선인장이었다. 만세선인장은 본래 ‘로드킬선인장’이라는 외국 품종으로 납작한 모양에 가시가 없다. 김선희 대표는 만세를 하는 듯한 모양의 선인장을 희망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싶어 직접 이름을 지어주었다.
“여주시로 왔을 때 농원이 가장 힘든 때였어요. 빚도 많이 늘었고요. 만세선인장은 다 포기하고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에 온 효자 같은 식물이죠. 누군가 응원하고 기뻐하는 모습처럼 보여 승승장구라는 꽃말도 직접 지어주었는데 집들이나 개업식 같은 즐거운 날 많이 선물하면서 손님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많았던 빚도 다 갚을 수 있었지요.”
만세선인장을 처음 선보인 건 김선희 대표였지만,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다른 농장들도 만세선인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제 김선희 대표는 만세선인장 대신 공기정화식물인 클루시아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클루시아는 카리브해 지역에서 나는 식물로 산소를 생성하는 식물로는 상위 1%에 속할 정도로 공기정화에 탁월하다. 깔끔한 느낌의 초록 식물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과 깨끗한 공기에 대한 관심으로 선호도가 높다. 김선희 대표는 클루시아 재배와 함께 치유농장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며 농장의 제2 전성기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으로 다진 판로

“하우스의 장점은 일 년 내내 운영할 수 있다는 거예요. 겨울철에는 특히 손님들의 반응이 더 좋아요. 지금의 트렌드이기도 하죠. 꽃집이나 농장을 둘 다 운영해 봤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는 알았어요. 하지만 SNS나 컴퓨터는 잘 몰라서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농원이 잘 될수록 김선희 대표의 고민은 깊어갔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경기도농업기술센터에 다니면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그중 강소농 교육을 받으며 연결된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컨설팅은 김선희 대표에게 큰 힘이 되었다. 현장기술지원단인 박진선 전문위원은 미소품농원에 대한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치유농업에도 힘을 실어주었다. 미소품농원에 방문한 박진선 전문위원은 처음 김선희 대표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선희 대표님의 역량은 충분한데 식물이나 농원을 홍보하는 방법이나 노하우는 부족했어요. SNS나 블로그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알려드렸는데 하나를 알려드리면 두세 계단씩 더 나아가면서 발전했어요. 오프라인 판매 위주이지만, 농원을 소문내는 방법을 제시해드리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주셔서 더 활발한 판매가 이루어졌어요.”
김선희 대표도 처음에는 이런 방법에 회의적이었다. 인터넷에 글을 몇 개 올려 홍보를 한다고 해서 매출이 쑥쑥 오르거나 손님들이 많이 찾아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강소농지원단의 컨설팅은 매체 노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김선희 대표도 모르는 새 입소문이 나면서 먼 곳에서도 클루시아를 주문해주는 농장과 고객들이 생긴 것이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선희 대표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미소품농원과 반려식물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센터에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해요. 처음 인스타그램을 개설했을 때 미소품농원을 팔로우하는 사람은 3~4명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1,000명 가까이 돼요. 정말 많이 늘어난 거죠. 아무리 잘해도 아는 사람만 알던 미소품농원이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주는 농원이 됐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아요.”
박진선 전문위원 역시 미소품농원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이 판로를 더욱 확대해 이천 200여 곳, 여주 150여 곳의 화훼농가들과 로컬가든센터를 운영하고 싶다는 김선희 대표의 바람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SNS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셨는데 한마디, 한마디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엄청났어요. 그러니 저도 애정이 생겨 자꾸 농장에 오게 되면서 도왔던 거죠. 바쁠 때에도 늘 SNS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요.”

여주시로 왔을 때
농원이 가장 힘든 때였어요.
빚도 많이 늘었고요.
만세선인장은 다 포기하고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에 온
효자 같은 식물이죠.

단순한 화훼농장을 넘어선
치유의 공간으로

“시어머니를 11년간 모시고 살았어요. 1년 동안은 병간호를 했는데 어느 날 저도 모르게 호흡곤란이 오더라고요. 친정어머니도 지병이 있어서 그동안 마음이 너무 안 좋고 힘들었어요. 제 몸도 안 좋고 농원도 포기하고 싶은 와중에도 결국 반려식물로 위안을 얻었어요.”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던 김선희 대표는 더 열정적으로 식물들을 키우고, 사람들과 식물을 주제로 소통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자신처럼 힘들어할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황장애를 앓아 치료를 받을 당시, 심리 치료에는 원예치료가 꼭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초록색과 그 색으로 둘러싸인 초록세상을 만드는 것. 김선희 대표는 그때부터 아무도 하지 않는 치유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식물집사가 많아졌어요.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을 식린이라고 하는데 저는 식린이학교를 운영하고 싶어요. 식물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 치유농업을 하면서 식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거죠. 아니면 바닥과 천장, 벽면까지 모두 초록으로 꾸민 O2(산소)식물원은 어떨지 생각중이에요. 아이디어는 많으니까 이걸 차근차근 하나씩 실행해 나가야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공간을 상상하는 김선희 대표는 어린 시절 들꽃을 보던 소녀처럼 설렘 가득한 표정이다. 마음이 쉴 공간, 숨쉬기 편안한 공간은 그냥 완성되지 않는다. 김선희 대표는 미소품농원에 오는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1년, 2년, 그 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들여 치유농원을 완성할 생각이다. 치유농장은 하우스 맞은편에 노지 2,650m2, 하우스 1,650m2으로 올해 6월에 완공되었다. 편백나무와 아웃도어 식물을 갖춰놓고 더 다듬으며 손님들을 맞을 예정이다.
“제가 안정감을 찾은 다음에는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소품농원에 오신 분들이 여기 오길 잘했다, 또 오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준비를 해서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제가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처럼 그 힘을 오롯이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아는 사람만 알던
미소품농원이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주는 농원이 됐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아요.

미소품농원
주소 :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군위실길 49
연락처 : 010-6303-8820
홈페이지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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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선 전문위원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소농현장기술지원단
박진선 전문위원
현재 농가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지원이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농가의 노력과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미소품농원과 같은 좋은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용길 강소농홍보전문위원
김용길 강소농홍보전문위원
미소품농원은 판로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펼쳤고, 이는 좋은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농가들도 소득 향상을 위한 홍보 및 마케팅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경로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