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한 자연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광주·담양 여행

글 ㅣ 김그린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환경을 파괴하는 후회스러운 일을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노력과 정성으로 자연을 되살려놓기도 한다.
광주와 담양에 가면 줄어 들어가는 반딧불이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고민하고,
땅에게도 좋고 사람에게도 좋은 음식을 연구하며 건강한 한 상을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광주와 담양은 청정하고 아름답다.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사람들

광주광역시 무등산 반디 평촌마을은 아늑한 풍경을 자랑한다. 정답게 마을을 둘러싼 산세, 낮은 담장들,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풍암천이 모두 따듯하고 다정하다. 무등산 동북쪽 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은 동림, 담안, 우성, 닭뫼 4개의 자연마을로 형성되었다. 평촌마을이 형성된 것은 인근에서 분청사기 제작이 유행했던 1600년대로 추정된다. 마을에 있는 도예공방은 이러한 남도의 예술혼과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평촌마을은 국립생태원에서 지정한 생태관광지이자 국립공원공단에서 지정한 명품마을이다. 생태관광지이자 명품마을로 지정된 곳은 평촌마을 딱 하나뿐이라고 한다. 평촌마을이 명품마을이 될 수 있었던 건 마을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다.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온 덕분에 해마다 줄어가는 반딧불이 개체 수를 복원해냈다.
마을 사람들은 체계적인 방법으로 먹이사슬 복원에 나섰다. 먹이가 풍부해야 개체 수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명주달팽이와 다슬기 개체 수 복원에 힘썼다. 그 결과 바람대로 반딧불이 개체 수가 늘어났다. 8월 하순에서 9월 야간에는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서식하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최대한 농약 사용을 자제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마을 들녘 평무뜰에서는 친환경 우렁이를 활용해 쌀을 재배한다. 그만큼 생태를 중요하게 여기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주민들이다.
주민들의 손길 덕분에 마을은 아기자기하다. 마을을 둘러보면 골목의 정취를 살리는 벽화와 조형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방문객들이 꼭 들러야 하는 장소는 무돌길 쉼터다. 이곳에 가면 간단한 먹거리와 마을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다. 찻잎과 부각, 도자기 등 마을 사람들이 생산한 특산품이다. 반디민박을 통해 마을에 머물러도 좋겠다. 다만 마을 주민들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니 참고하자.
반디 누리길을 따라 걸으며 마을을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하게 조성된 길이다. 아름답고 청정한 환경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마음이 따뜻하다.
무등산 반디 평촌마을
위치 | 광주광역시 북구 평촌길 15
전화 | 062-266-2287

곰보배추 명인의 한 상

무등산 반디 평촌마을에서 차로 30여 분이면 담양의 농가맛집 보자기에 도착한다. 보자기는 ‘곰보배추’라는 특별한 재료를 취급하는 맛집이다. 곰보배추는 생김새가 배추와 닮았고 잎이 우둘투둘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곰보배추에는 ‘만병초’, ‘천상초’라는 별명도 있다. 만병을 다스리는 하늘의 풀이라고 할 정도로 비염, 천식 등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자기의 대표 메뉴는 곰보배추 우렁쌈밥정식이다. 우렁이를 통으로 넣고 뚝배기에 끓여내는 강된장에 수육, 된장국과 우렁이무침에 새싹쌈이 곁들여진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안전한 먹거리다.
또 하나의 특별 메뉴는 곰보배추 오리한방백숙이다. 곰보배추와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오리를 넣고 푹 삶아 만든 메뉴로,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나면 기운이 나는 듯한 보양식이다. 보자기의 모든 음식은 곰보배추 진액을 활용해 맛을 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 최미경 씨는 한국조리협회로부터 곰보배추 명인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고객들에게 더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차려드리기 위해 곰보배추를 연구해왔다. 또한 곰보배추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곰보배추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판매 중이다. 손맛이 느껴지는 건강밥상이 바로 보자기의 자랑이다.
담양 보자기
위치 | 전라남도 담양군 대전면 신룡길 73
전화 | 0507-1326-5525
영업시간 | 11:00~21: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휴식처가 되다

광주사직공원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조선 태조 3년에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사직단을 설치한 것으로 유래된 공원이다. 1894년 제사가 폐지되었지만 사직단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으로 1994년, 100년 만에 사직제가 부활했다. 조경이 잘 되어 있는 도심 속 공원으로 시민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주는 공간이다. 사직공원 전망타워에 오르면 탁 트인 광주의 전경과 무등산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담양 소쇄원은 민간 정원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 중종 때 학자 양산보가 조성한 공간으로 전해진다. 당대 최고 선비들이 여유를 즐긴 장소이자 사유했던 원림이다.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불에 타기도 했지만 다시 복원되어 현재까지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가꾸어왔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도 인공적인 요소를 적절히 배치한, 조선시대 정원의 원형을 보여준다. 겨울이면 얼어붙은 연못과 나무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함께 가볼 만한 곳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국제적인 예술 기관이자 문화 교류 기관이다. 1년 내내 다양한 전시, 공연, 교육, 축제 등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아시아문화광장, 하늘마당 등 야외공간과 ‘빛의 숲’을 주제로 한 지상 정원은 휴식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거리다. 화재로 타 방치된 빈집을 치우고 버려진 물건들을 가져와 동네 벽에 전시하며 마치 1970~80년대와 같은 정취를 연출한다. 가죽공방, 목공방 등 다채로운 공방들이 공예품을 전시하고 체험도 제공한다.
관방천에 있는 제방으로,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 마을로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까지 길이 6km에 이르는 곳이다. 빼곡하게 자라난 나무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