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울림의 주력 상품은 초록통곡물을 가공한 식품류다. 알곡의 영양소는 완성되었지만 아직 엽록소가 남아있을 시기에 밀이나 쌀, 보리를 수확해 알곡의 겉껍질만 벗긴 뒤 가공했다고 해 초록통곡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엽록소는 식물의 피로 불릴 만큼 알곡의 영양소나 탄수화물 작용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 엽록소를 그대로 잡아두었다는 것을 나타낸 이름이다.
그 과정에서 블랜칭 가공은 필수다. 블랜칭 가공은 야채나 곡물 고유의 색상이나 향이 파괴되는 것을 막는 공정이다. 통곡물의 영양을 그대로 남기면서도 낟알이 이후 다른 가열과정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끔 조직의 표면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도 그렇다.
“블랜칭을 해도 밥을 지으려면 많은 시간을 물에 불려야 해요. 특히 현미는 아무리 불려도 식감이 거친 감이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소비를 촉진시킬까 하는 생각에서 개발한 것이 구운 통곡물이에요. 밥을 지을 때 굳이 씻거나 불릴 필요가 없이 밥솥에 바로 넣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었어요. 보통 구웠다고 하면 로스팅처럼 겉면을 바삭하게 볶듯이 만든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 경우는 낟알 속까지 푹 구워준 베이키드 방식이라서 향도 구수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가 있지요.”
회사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는 것도 이 통곡물의 가공시설이다. 블랜칭을 하기 위한 증숙기계부터 오래도록 원물을 보관하고 껍질과 낟알이 잘 떨어질 수 있게끔 도와주는 건조기, 거친 껍질을 제거하는 탈피기 등을 거친 다음에야 갖가지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초록보리, 초록밀, 구운 통보리, 구운 통밀 등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들은 보통 곡물보다도 기능성 물질들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초록보리와 초록밀의 경우 흑미와 같은 유색곡물과는 다르게 밥을 지을 때 색이 빠지지 않고 고운 낟알의 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장점으로 뽑힌다. 또한 통곡물의 거친 특성상 밥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제빵과 같은 가공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밥용 통곡물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도 (주)어울림의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