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식물의 세계는 실로 넓다. 다육식물은 계통적 분류가 아니라 건조한 기후에서 물과 영양소를 잎과 줄기 등에 집중적으로 저장해 두꺼운 층을 만들어내는 식물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다육식물은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 비슷한 성장 향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육식물 중에서도 변이종으로 다육금이라고 불리는 종류가 있어요. 식물 세포 내의 엽록소 형성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데, 이러한 세포가 하나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잎사귀에 엽록소를 형성할 수 없거든요. 이로 인해 옅은 색이나 초록색이 아닌 다른 색이 식물체 전체에 나타난 다육식물을 전반적으로 일컬어 다육금이라고 불러요. 마니아층이 탄탄하죠.”
비단이 다른 원단에 비해 더 섬세하게 관리해줘야 하는 것처럼 다육금도 키우는 과정에서 더 많은 손이 간다.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엽록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성장도 느리고, 식물체 전체가 엽록소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살아남기 어려워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오로지 접목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는 만큼 다육금을 잘 키워낸다는 것은 그만큼 다육식물 마니아라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희귀종에 속하는 만큼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데, 다육식물의 원산지가 남아프리카인 경우가 많아서 독일과 일본에서 주로 수입을 해왔어요. 하지만 외국 다육농장들의 정보를 알기도 어렵고, 경쟁자나 다름없는 다른 농장을 알려주지도 않으니 수입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검역절차도 식물이다 보니 까다로운 점이 있고요. 물로 뿌리까지 씻는다고 해도 벌레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살균을 하면서 다육식물까지 죽고 마는 거죠.”
여러 부분에서 까다롭게 관리해야 하지만 성혜원 대표는 부모님이 하던 다육농장을 이어 받으며 새로운 도전을 해나갔다. 다육식물은 뿌리랑 물 없이도 생육이 가능하다보니 다른 곳에서 수입도 가능했지만, 희귀종일 경우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에 체험이나 치유농업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시설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유통도 중요하지만 육종에 관심이 있어서 교배하고 씨를 뿌려서 괜찮은 종자를 골라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특히 한국농수산대학의 송천영 교수님은 육종을 오래도록 하신 분이라 자문을 많이 얻었죠. 아버지도 다육식물 육종에 관심이 있으셔서 조언을 들을 때가 많아요.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습기와 환기 관리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써요. 종류마다 관수 시기나 비료를 주는 시기가 달라서 스마트팜까지는 적용을 못했어요. 대신 사막이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다육이의 생태 환경을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데 중점을 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