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시작해
어엿한 청년사업가로
성장하다

장안산할매 안다섬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전예영
전북 장수는 전국에서 오미자의 첫 재배지다.
해발이 높아 과육이 탄탄하고 큰 일교차로 인해 맛이 뛰어나 당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오미자 제품을 생산하는 장안산할매가 장수의 장안산 인근에 자리를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 후 장안산할매로 첫 사업을 시작해
어엿한 청년사업가로 성장한 안다섬 대표를 만나봤다.

풍요롭고 안전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만들다

장안산할매 안다섬 대표
장안산할매는 지난해 8월 개업했다. 지난 2015년부터 오미자 농사를 시작해서 이듬해 장수발효사랑영농조합을 설립한지 4년만이다. 오미자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짓고 설비들을 구축하는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20대의 안다섬 대표는 농산물에 대한 자신감과 제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그 과정들을 묵묵히 견뎌냈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화훼를 전공하고 이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특용작물학을 공부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작물 재배에 대한 전문 지식은 제가 졸업 후 오미자 농사를 짓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죠. 처음에는 농사를 짓는 게 힘들었지만 그만큼 즐거움도 컸어요. 오미자 밭이 장안산 해발 700m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해발이 높아 오미자의 과육이 탄탄하고, 큰 일교차로 인해 맛이 정말 뛰어나요. 품질 좋은 오미자를 재배하는 데 최적인 곳이죠.”
하지만 좋은 오미자를 재배하는 것에서만 그칠 수 없었다. 당연하게도 판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오미자는 금방 무르는 특성이 있어 수확 후 1~2주 안에 판매가 되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안다섬 대표는 가족들과 고민 끝에 오미자로 가공식품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장안산할매’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고, 오미자청 가공에 들어갔다.
“장안산할매라는 브랜드명을 재미있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현재 거주하는 장안산의 이야기를 녹여서 만든 이름이에요. 장안산에는 할머니 산신이 있는데 식물들이 잘 자라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농사가 더 잘 되고 맛있는 가공품을 만들자는 의미를 이름에 담았지요.”
그렇게 오미자청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안다섬 대표는 막걸리나 식초 등 다양한 발효공부를 시작해 발효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몇 해 전부터 과일청이 유행하면서 누구나 쉽게 청을 담글 수 있지만, 장안산할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오미자청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미자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이 다 있어요. 이러한 다양한 맛을 알아야 맛있는 오미자청을 만들 수 있지요. 저희 오미자청의 특징은 죽염이 첨가되어 있다는 거예요. 오미자의 단맛과 죽염의 짠맛이 합쳐져 단맛이 더 도드라집니다. 수박이나 팥죽에서 소금을 쳐서 먹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요. 또한 죽염을 넣으면 오미자의 신맛이 조금 약해지는 억제작용이 있어요. 이처럼 단순히 오미자청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맛의 조화와 영양까지 생각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장안산할매 제품에 사용되는 오미자는 안다섬 대표가 직접 재배해 수확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족한 경우 주위 오미자 농가에서 수매하고 있다. 장수의 오미자 농가들은 뛰어난 재배실력으로 최상품의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지만 제때 판매하지 못해 헐값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농가들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왔던 안다섬 대표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다양한 지원 사업으로
제조시설 구축

안다섬 대표는 농사를 지으면서 가공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케이스다. 그러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움이 있었고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찾아보게 됐다. 농촌진흥청 청년경쟁력제고사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그러나 만 22세였던 안다섬 대표는 농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발표심사에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로 낮에는 농사를 지으며 자금을 모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면서 농사에 대한 전문성을 키웠어요. 그러던 중 2018년 한농대 졸업생 지원사업을 통해 생산 공장을 지을 수 있었어요. 물론 제가 그동안 모아둔 자금도 같이 투자했지요. 하지만 자금의 한계로 가공기계까지는 구입할 수 없었고 다시 한 번 청년경쟁력제고사업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어요.”
장안산할매
안다섬 대표의 두 번째 도전은 성공이었다. 청년경쟁력제고사업을 통해 발효탱크, 포집탱크, 살균기, 여과기, 충진기, 모터 등 가공기계를 구입했고, 공장 개보수, 컨설팅, 실습장 조성 등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 사업 덕분에 보다 위생적이며 효율적인 공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어요. 이전에는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해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모되었거든요. 또한 식품안전정보원 유성호 컨설턴트님에게 식품인허가 및 법규 관리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어요. 기존 사업장 점검을 통해 미흡사항과 개선대책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이후 위생교육과 가공공장 견학도 지원해 주셔서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경쟁력제고사업을 통해 공장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얻은 이익들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 절감한 인건비를 제품 품질 개선에 사용할 수 있었고 더욱 신선하고 안전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보온·보냉이 가능한 튼튼한 포장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구축을 위해 지난해 오미자청의 디자인을 개선하기도 했어요. 최근 소비자 분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맛도 중요하게 생각하시지만 디자인도 많이 고려하시거든요. 소비자 분들이 원하는 제품에 다가서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안산할매 제품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오미자청

단순히 오미자청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맛의 조화와 영양까지 생각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농대는 성장동력,
후배들에게도 나누고파

벌써 농업인, 그리고 창업농으로서 6년차에 접어든 안다섬 대표. 초반엔 어려움도 실패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청년사업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안다섬 대표는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농대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한농대는 농업경영인으로서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실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요.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지요. 한농대에서 배운 작물 재배지식과 농업경영을 위한 경영, 회계, 마케팅 지식들이 현재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제 성장 동력이라고 할까요. 학교에 다닐 때도, 졸업 후에도 한농대에서 큰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학교의 발전과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다섬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한농대 실습생을 받아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현장경험이 부족하고,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고 싶어 하는 후배들을 위해 농사, 가공, 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알려줄 예정이다. 맨손으로 시작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소중한 경험들이 앞으로 창업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창업을 할 때 많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농업인이지만 유통업자가 되기도 하고 경영인, 영업인, 세무사, 법무사 등 다양한 직군의 일을 수행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죠. 가끔은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땐 저와 같은 선배 농업인들에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국가기관 및 지자체 등에서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사업, 지원들이 있으니 적극 활용했으면 합니다.”
안다섬 대표는 한농대를 졸업하고 농업에 종사하며 자신이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 방황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다 보니 어느새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고, 오미자 밭과 공장, 체험장까지 조성하며 농촌융복합산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안다섬 대표에게 남은 건 더 많은 농업후계자들이 육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초심을 지키는 농부가 되고 싶어요. 쉬운 길이 있더라도 잘못된 길이라면 가지 않겠습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듯이 저 또한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품을 함께 나누겠다는 처음 품은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초심을 지키는 농부가 되고 싶어요.
쉬운 길이 있더라도
잘못된 길이라면 가지 않겠습니다.

장안산할매 안다섬 대표
장안산할매
주소 : 전북 장수군 장수읍 당동길 277, 2호
연락처 : 010-3108-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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