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축산에 들어서자 순한 눈망울의 소들이 반기듯 슬금슬금 다가온다. 마침 사료를 먹을 시간이라 자가 TMR 사료를 배합해 급여하고 있던 경서연 대표가 소들이 호기심이 많다며 웃는다.
“소들은 큰 몸집에 비해 귀여운 구석이 많아요. 호기심이 많아서 사료를 먹다가도 큰 소리가 나거나 누가 다가오면 슬금슬금 다가와 구경을 하거든요. 또 사료를 먹을 시간이 되면 밥을 달라고 낮은 소리를 내며 신호를 보내요. 축사를 경영한 지 이제 1년밖에 안 됐지만 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경서연 대표는 한농대 한우학과를 지난해 졸업하고 아버지가 운영해온 축산업에 합류했다. 현재는 경서연 대표가 한우를 사육하고 축사를 경영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경서연 대표가 오면서 아버지는 한우 사육과 경영에 거의 손을 뗀 상태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기도 한 경서연 대표가 한우 100두를 혼자 사육하는 일이 쉽지 않을 듯했지만, 경서연 대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현재 저희 농장은 배합기로 TMR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어요. 조사료에 발효사료를 배합해서 소에게 급여하는데 배변활동에도 좋고 악취도 덜 나는 장점이 있어요. 저희 정도의 규모면 사료를 손으로 직접 주는 경우도 있는데 배합기를 사용하면 2시간이 걸리는 일을 20분 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노동력과 시간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죠.”
어미소에게 백신주사를 놓는 일과 급수기 청소, 축사 소독, 아픈 송아지 치료, 분만 지원 등의 업무도 경서연 대표가 직접 하고 있다. 여름에는 송아지가 유독 많이 태어나고 많이 죽기도 한다. 송아지가 설사병을 앓거나 사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경서연 대표는 설사를 할 것 같은 송아지기 보이면 백신주사를 놔서 미리 예방하고 있다. 배앓이를 하는 송아지에게는 우유량을 줄여주거나 소화제를 먹이는 등의 관리도 함께하고 있다.
“제가 경영한 후부터는 송아지가 죽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어요. 어미소들은 모성애가 강해서 사산하거나 막 태어난 송아지를 잃으면 충격을 받거든요. 저도 송아지가 잘못될 때 가장 많은 슬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슬퍼만 하기 보다는 단단한 마음으로 끝까지 생명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더욱 관리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