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과 치유관광객
모두가 행복한 농촌 치유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촌환경자원과 김경희 농업연구사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이제형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현대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을 느끼는 코로나블루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치유가 사회 전반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되면서 자연과 경관,
농촌문화를 활용한 치유관광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치유관광 서비스와 운영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촌환경자원과 김경희 농업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류·휴식·운동치유 등
농촌 치유관광 프로그램 개발

김경희 농업연구사
현재 농촌관광은 정체된 마을단위 사업의 재도약과 신가치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와 휴식, 치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자원을 활용한 농촌 치유관광 운영 모델로 지속가능한 농촌관광 개발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농촌을 활성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에게도 휴식과 치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이루어져야 할 과제 중 하나다.
“2018년 기준 국민의 농촌관광 경험률은 41.1%이고, 주요 방문 동기는 일상탈출·휴식이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휴식공간으로서 농촌의 활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는데요. 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의 가치를 확대하고 활성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입니다. 특히 지난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치유관광 연구와 기술보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경희 농업연구사는 대상자에 맞는 치유관광 프로그램 및 공간조성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스트레스 현황과 여가시간 활용, 농촌 치유관광에 대한 인식 및 서비스 요구도 등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치유가 필요한 사무직 근로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3명의 가상인물을 설정한 후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 방법을 활용해 서비스 청사진을 도출했다.
“첫 번째 가상인물 ‘나추억’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은 유형으로 피로감을 회복하고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했습니다. 두 번째 가상인물 ‘나조용’은 농촌에서 조용한 쉼과 휴식을 통해 치유 받고 싶은 유형으로, 자연에서의 휴식으로 심리적 안정과 생활습관 개선 등 몸과 마음을 챙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세 번째 가상인물 ‘나활기’는 자연에서 즐기는 운동으로 삶의 활력과 재충전을 하고 싶은 유형으로 자연 속 활력 증진과 재충전이 요구되었습니다.”
또한 김경희 농업연구사는 교류, 휴식, 운동치유의 세 가지 치유관광 활동유형을 개발했다. 먼저 ‘교류치유형’은 농촌의 문화와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경험과 사람들 간의 사회적 교류 및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휴식치유형’은 농촌의 자연환경 속에서 정신·신체적 이완을 통해 심신의 재충전 및 일상 회복을 도모한다. 마지막으로 ‘운동치유형’은 농촌의 자연과 야외공간을 활용한 운동을 통해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신체의 활력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경희 농업연구사

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의 가치를 확대하고
활성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

농촌 치유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주민 등의 협업이 중요하다. 김경희 농업연구사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주민참여를 통해 농촌마을의 고유성 있는 치유자원을 발굴하고, 공동체 중심의 지속가능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농촌 치유관광 프로그램은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의 단계로 개발되었으며, 주민과 연구자, 중앙 및 지자체 사업담당자가 참여하여 협업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분석과 실행, 평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역할과 도움이 컸는데요. 분석과정에서는 현장조사와 주민 표적집단면접조사 등을 통해 마을자원과 주민역량, 주민의 요구 등을 파악하고, 주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마을의 목표고객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실행과 평가 과정에서는 개발된 프로그램을 주민참여 프로그램으로 운영함으로써 참여자의 치유효과와 프로그램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희 농업연구사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경희 농업연구사는 프로그램을 보완해 나가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 결과, 대상자 맞춤형 치유관광 효과 검증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춘천 치유누리삼마을에서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참 고마운 그대’라는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5점 척도를 기준으로 2.97에서 4.34로 높아졌고, 무력감은 2.58에서 2.09로 낮아졌다. 순천 고산치유마을에서 고객상담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응원해요, 그대가 최고!’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3.63에서 4.28로, 주의회복이 3.42에서 4.46으로, 주관적 활력도는 3.60에서 4.30으로, 회복경험인식은 2.73에서 4.48로 높아진 것이다.
“춘천 치유누리삼마을의 경우 춘천시 민원담당 공무원들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순천 고산치유마을도 순천시 돌봄서비스를 연계한 지역사회 정신건강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농촌 치유관광이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된 기술은 ‘농촌자원 활용 치유프로그램 보급 시범’으로 사업화하여 2021년 10개소(마을형 6, 농장형 4)가 선정되어 현장에 기술 보급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치유공간으로서 농촌의 가치를 더욱 확산할 수 있는 농촌 치유관광의 기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농촌이 되길

농업농촌 환경자원학습관
농촌마을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고즈넉함과 소박한 정서를 기반으로 하여 어느 곳보다도 편안함을 주는 치유의 공간이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치유자원을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터전을 치유의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자긍심을 갖는 것을 보며 연구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연구가 쉽지 않았지만 영상회의 등을 통한 주민, 전문가, 지자체 담당자들의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좋은 연구 성과와 사업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어 정말 뿌듯합니다.”
김경희 농업연구사는 올해부터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농촌 치유관광 서비스 및 운영모델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촌 치유관광객을 시장세분화하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농촌 치유관광 서비스 개발과 효과검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마을단위 농촌 치유관광 운영모델과 경영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치유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관광객들은 많은 감동을 합니다. 주민들 역시 더불어 행복을 느끼고 치유관광 운영에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농촌 치유관광을 통해 치유관광객들과 주민들 모두 행복해하고, 고맙다며 제 손을 잡아주실 때의 기쁨을 그 무엇보다도 큽니다. 많은 국민들이 아름다운 치유의 공간인 농촌에서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경희 농업연구사는
올해부터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농촌 치유관광 서비스 및
운영모델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촌 치유관광객을
시장세분화하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농촌 치유관광 서비스 개발과
효과검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희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