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행구 대표는 처음 키위 묘목을 구입해 심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키위나무는 감나무와 다르게 봄 서리 피해가 심각했다. 봄기운이 불면 뿌리가 활동하면서 물이 올라와 나무 움이 빨리 트는데, 늦추위에 얼어 죽는 일이 빈번했던 것이다. 그래서 박행구 대표가 고안한 것이 나무에 물을 늦게 줌으로써 뿌리를 강하게 키우는 방법이었다.
“물을 주면 과일은 크지만 저온피해가 생기니 물을 적절한 시기에 적당량을 주는 게 무척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물을 줄 수 있는 관수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수분을 조절했지요. 사실 교과서대로 하지는 못했어요. 이론도 중요하지만 토양과 날씨 등 농장마다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나무의 생장을 주의 깊게 보면서 그때마다 수분 조절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키위농사에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람을 막아주는 일이었다. 특히 고지대에서 키위를 재배하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이 컸다. 박행구 대표는 유목일 때는 피복으로 보온하고, 적절한 높이의 덕을 설치해 나무를 고정시킴으로써 바람 피해를 예방했다.
“작목을 변경하면서 단감의 비율을 줄이고 키위의 비율을 높여나갔습니다. 처음엔 묘목이 죽고 수확량도 적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저만의 방식을 찾아나갔습니다. 적기에 인공수정이 잘 되도록 수분수를 혼식하고, 시기에 맞춰 전정이나 순 관리 등 부수적인 작업을 정밀하게 했지요.”
키위를 살펴보고 있는 박행구 대표
수확한 골드키위
이 모든 건 박행구 대표와 김금이 씨가 중심적으로 해나갔고, 딸이 함께 일손을 도왔다. 다른 인력을 쓰지 않고 가족끼리 해 나갔기 때문에 더욱 정직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농사를 짓고 신뢰할 수 있는 키위를 생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에서 도입한 것이 진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한 ‘온새미로’ 농법이다. 온새미로는 산야초나 잔여 농산물을 가공하여 만든 탄화물을 작물의 생육기에 살포함으로써 병해충 억제와 생리활성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 농법이다.
“탄화물을 생육기에 뿌려주니 생리활성화로 키위 품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탄화물 중 후광은 오메가3 성분이 있어 이를 나무에 뿌려주면, 다른 과일보다 오메가3 함량이 높아집니다. 또한 잔여 농산물 등을 다시 토양으로 되돌려주는 친환경 농법이이라 잔류농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온새미로 농법은 키위 품질도 높여주고, 안전성으로 소비자들도 좋고, 환경에까지 이롭지요.”
박행구 대표는 여름에는 청백무, 제주 월동무 등 찬 성질의 탄화물을 사용하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리골드 탄화물을 사용해 노린재 등 해충을 쫓고 있다. 산야초나 잔여 농산물을 필요에 따라 배합하고 태워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재료값도 비싸지만, 건강한 키위를 생산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묵묵하게 온새미로 농법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