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서 꽃 피운
K-농업기술

KOPIA 에콰도르센터 조강진 소장

글 ㅣ 김주희
지난 2012년 개소한 KOPIA 에콰도르센터에서는
농업기술 개발과 보급을 통해 농산물 생산량 증진 및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맺은 가장 큰 결실 중 하나는 무병 씨감자 생산 기술 지원 및 보급을 통한 에콰도르 감자 생산성 향상이다.
KOPIA 에콰도르센터에서 에콰도르의 농업발전을 견인한 조강진 소장을 만나봤다.

무병 씨감자 생산 기반 구축

KOPIA 에콰도르센터 조강진 소장
KOPIA 에콰도르센터 조강진 소장
2020년 10월 22일, KOPIA 에콰도르센터는 에콰도르 농업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국제연합(UN) 산하 ‘팩토 글로벌 레드 에콰도르 네트워크’로부터 빈곤퇴치 분야 공로상을 수상했다. 에콰도르 산간지의 감자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병 씨감자 농업기술 보급과 시범마을 조성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에콰도르의 주요 식량작물 중 하나인 감자는 농가에서 씨감자를 자가 채종해 사용함으로써 생산성이 매우 낮은 문제가 있었다. 에콰도르 농업연구청도 무병 씨감자의 생산 및 보급의 중요성을 알고 대규모 씨감자 생산 온실을 건설하였지만, 생장점 배양 기술과 시설, 수기경 재배기술, 온실 운영시설 등이 미흡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KOPIA 에콰도르센터는 씨감자 생산 관련 기술과 장비 등을 제공하여 씨감자 생산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했습니다. 당시 농가에서 사용하는 무병 씨감자는 전체 농가의 약 8% 정도였으나 3년 후에는 12%까지 보급량을 늘릴 수 있었지요. 수확량도 일반농가 평균 12톤/ha에 비하여 씨감자 재배농가에서는 18톤/ha정도로 50% 이상 증대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무병 씨감자를 생산·보급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의 농업환경과 달리 에콰도르는 고산지로, 연중 기온 변화가 적으며 한국의 초가을 날씨와 비슷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감자 품종은 에콰도르에서 재배될 수 없었고 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 공급도 원활하지 못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을 활용해 에콰도르의 무병 씨감자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자 생산량은 증가한 반면 시장에서의 감자 가격은 여전히 낮아 취식용 감자로만 판매해서는 농가소득 증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KOPIA 에콰도르센터는 감자생산과 부가가치 증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감자의 일시적 출하를 막기 위한 저장고 증설, 감자를 이용한 양조기술, 감자 분말과 전분을 이용한 식재료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농민들의
삶을 응원하다

에콰도르는 지리적 위치와 균일한 기후 환경으로 연중 아보카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아보카도의 품질과 병해저항성이 낮아서 생산성 증진에는 한계가 있었다. KOPIA 에콰도르센터는 아보카도 우수 대목과 접수를 선정하여 고품질 접목묘 생산 기술을 개발해 매년 10,000주 이상의 묘목 생산에 성공했고, 농민조합에 우수 아보카도 묘목을 분양하여 고품질 아보카도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KOPIA 에콰도르센터에서 많은 성과를 내었지만, 에콰도르와 우리나라의 농업환경이 너무 달라서 우리의 농업기술을 전수한다는 과제가 너무도 크게 어깨를 짓누를 때가 많았습니다. 무엇으로 에콰도르 소농들의 소득향상을 위한 기술을 보급할 것인가는 늘 가슴속에 품고 있는 과제였지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 못할 때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농업환경과 사회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관련 연구자들, 농민들과 대화하며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에서의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했습니다.”
현지 농가 감자포장 방문
현지 농가 감자포장 방문
조강진 소장은 에콰도르의 농민들이 KOPIA 사업의 근본 취지를 이해하고 잘 호응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농민들은 조강진 소장이 임기를 다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듣고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에콰도르 농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합니다. KOPIA가 에콰도르 농업기술분야와 농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를 바랍니다. 저는 앞으로 아프리카 등 어려운 농민들을 위한 기술보급 분야의 봉사활동을 하며 K-농업기술이 더 많은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