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 60주년,
농업·농촌의 새로운 도약
글 ㅣ 김주희자료 ㅣ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기념사업 추진기획단
농촌진흥청은 2022년 4월 1일, 개청 60주년을 맞이한다.
60년이라는 시간 동안 농촌진흥청은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왔다.
개청 6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농촌진흥청 설립과
녹색혁명·백색혁명 완수
지난 1962년 4월 1일, 농촌진흥청은 농촌진흥을 위한 시험·연구개발 및 보급, 농식품산업 발전 연구지원, 농업인의 지도·양성의 목적을 갖고 설립되었다. 지도국 및 시험국 2국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농촌진흥청 설립과 함께 각 도에는 도농촌진흥원이 설치되었다.
농촌진흥청은 설립 이후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녹색혁명’이다. 많은 국민들이 보릿고개를 넘던 1970년대, 농촌진흥청은 ‘쌀·보리·콩의 자급 지속화-녹색혁명의 완수’라는 구호 하에 다수확 벼 품종인 ‘통일벼’를 개발·보급하였다. 수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한 통일벼 품종은 농가에 보급되어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쌀 수량은 1960년 304kg/10a에서 1977년 494kg/10a로 63%가량 크게 향상되었다.
이러한 녹색혁명은 식량이 모자라 쌀밥을 먹지 않는 날을 지정했던 ‘무미일’(無米日)을 폐지시켰다. 당시만 해도 음식점에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점심 식단에 쌀밥을 판매할 수 없었고, 학교에서는 쌀밥을 싸온 도시락을 검사하던 시절이었다. 무미일이 폐지된 1977년 이후에도 밥을 지을 때 쌀의 비율은 70%를 초과할 수 없었고 잡곡을 권장했으나, 우리 품종으로 쌀의 자급자족을 이뤄냈다는 것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이자 우리 농업기술의 뛰어난 발전이었다.
1980년대의 농업은 ‘백색혁명’으로 대표할 수 있다. 기후조건을 극복하여 연중 신선한 작물 생산을 가능하게 한 비닐하우스의 기술 개발로, 온통 들판을 하얗게 물들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식생활에서 벗어나 신선 채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농촌진흥청은 비닐하우스의 자동화, 규격화, 생력화 등 구조안전성을 개선한 농가보급형 표준모델을 개발·보급하여 연중 신선한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러한 기술개발로 인해 비닐하우스 원예는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고, 1970년 736ha에서 1980년에 7,322ha로 10배가량 규모가 확대되었다.
그 결과, 토마토, 가지, 오이, 고추 등의 과채류가 대폭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은 사시사철 신선한 농산물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선진농업 발판과 수출농업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설원예 선진국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농촌진흥청 이전 전 수원 본청
첨단기술 도입으로
농업·농촌 발전 이끌어
농촌진흥청은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그에 맞는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1990년대에는 국민 건강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친환경유기농법 개발에 역량을 쏟았다. 농약, 중금속, 미생물독소 등 농산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차단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1998년부터 농약안전사용지침, 잔류허용기준설정, 우수농산물관리제도지침 등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농촌진흥청은 국제기준에 부합한 한국유기농업의 발전을 이끄는 구심점으로서 현재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농수산물의 수입 개방으로 우리 농산물의 국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해지며 과실 품질 향상을 위한 재배모양 개발,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 기능성 소재 개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신품종 육성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추진하였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을 도입하여 유전자 분석기술을 활용한 국내산 농축산물 판별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판별 기술 개발로 쌀, 콩, 인삼, 한우 등 국내산과 수입산을 100% 판별할 수 있는 성과를 내었다.
2000년대에는 농업생명공학 세계 5위를 목표로 선진국 수준의 과학기반 구축을 통한 바이오 농업기술 강국으로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였다. 장기이식 면역거부 반응이 억제되는 돼지 품종을 6종 개발하여 장기 이식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갔으며,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씨수소를 선발·보급하고, 농가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교배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정밀 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형 스마트 온실 모델을 개발하고, 핵심부품 및 장비 표준화로 스마트팜 발전 기술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농업 분야의 발전을 위한 노력과 함께 농촌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도 수행되고 있다. 농업정보화 인프라 구축, 농업기술 상담 및 영농현장 지원, 농업 전문 인력 육성, 강소농 및 청년창업농 육성·지원 등 농촌과 농업인을 위한 지원과 함께 귀농·귀촌 지원, 치유농업, 텃밭 가꾸기, 농가맛집, 농촌체험 프로그램, 어린이체험관 등 국민을 대상으로 한 농업·농촌 자원 활용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농촌과 우울감을 느끼는 국민들을 위해 다양한 농촌여행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등 시대에 발맞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나온 60년, 다가올 60년의
농업·농촌의 희망
연중 신선채소 재배가 가능한 비닐하우스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농촌진흥청은 올해 개청 60주년을 맞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디지털 기술 개발 및 현장 확산 ▲미래 인재 청년농업인 육성과 지역특화농업의 활성화 ▲식량자급률 향상 및 농업 현안 해결 기술 개발 ▲국제 농업기술 성과 확산 및 협력 강화 등 4가지 핵심 추진사업을 통해 농업 미래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농업기술의 보급을 확대해 나간다. 농업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활용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데이터 통합플랫폼의 구축 및 인공지능 모델(AI)을 개발하여 민간에 개방함으로써 농업기술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농업 분야의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온실가스 배출계수 개발 및 배출량 산출 고도화를 비롯해 벼 재배 논물관리, 저메탄사료 등 탄소배출 저감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향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이상기상 등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기반의 예측·경보 기술 고도화 및 보급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는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하여 농업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래 농업의 주역이 될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기술창업 단계부터 정착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첨단기술로 무장한 정예 청년농업인을 집중 육성한다. 또한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치유농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제도 정비, 치유농업사 양성, 치유농업센터 설치 등 서비스 기반을 마련한다. 아울러 지역의 여건과 환경에 적합한 특화작목을 선정하여 산업화와 소비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향상에 초점을 맞춘 육성정책을 추진해 나간다.
식량자급률 향상 및 농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진행된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밀·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품종 및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농촌의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적용한 밭농업기계 개발을 확대한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새싹귀리, 팥순 등 식량작물과 흑삼, 강황, 황기 등 특용작물의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여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등록·활용을 추진한다.
또한 농업 현안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국제기구와의 전략적인 연구개발(R&D)과 농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해당 국가의 농업 발전에 기여하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여 국격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우리 농업·농촌은 저출산 및 고령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코로나19로 식량안보가 대두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농업·농촌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도전과 과제에 부딪혀 왔다. 그러나 지난 60년 동안 농촌진흥청, 그리고 농업인과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극복했듯 미래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을 통해 더욱 희망찬 농업·농촌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